용돈모아 매달 발전기금 내는 얼굴 없는 천사
공모전 상금 기탁하는 ‘기부 전도사’ 등

얼굴 없는 천사 2학년 재학생이 용돈을 모아 기탁한 발전기금.[사진제공=한남대]
얼굴 없는 천사 2학년 재학생이 용돈을 모아 기탁한 발전기금.[사진제공=한남대]

[에듀인뉴스=조영민 기자] 지난해 4월12일 한남대 발전기금부에 갓 입학한 여학생이 찾아왔다. 작은 체구를 가진 학생의 손에는 정성스럽게 모은 발전기금 10만원이 들려있었다. 한남대에 입학한 후 학교 발전을 위해 기부를 하고 싶어 용돈을 모아 기탁하겠다는 취지였다.

학생의 선행은 지금까지 매달 이어지면서 누적 기금이 100만원을 넘어섰다. 학생은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아 학교 내에서는 ‘얼굴 없는 천사’로 통한다.

또 한남대 재학생 가운데 ‘기부 전도사’가 있다. 공모전에 나가 상금을 수상 할 때마다 학교 발전기금으로 기탁을 시작해 벌써 3번째다. 황주상 학생(사학과, 기계공학과)이 그 주인공이다.

이 학생은 지난 2016년 같은 학과 이정수·천혁진 학생과 나간 ‘신라국학대제전 청년리더스포럼 대학생 논문공모전’에서 수상한 상금 100만원 전액을 학과 장학금으로 기탁했다. 이후에도 2차례 공모전 수상 상금을 기탁했다. 황주상 학생의 선행으로 공모전 상금의 발전기금 기탁이 문화가 됐다.

공모전 상금 3차례 발전기금 기부한 황주상 학생.[사진제공=한남대]
공모전 상금 3차례 발전기금 기부한 황주상 학생.(사진제공=한남대)

15일 한남대에 따르면, 이처럼 재학생들의 특별한 기부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통상 발전기금은 성공한 사업가나 졸업생들이 후배를 위해 기부하는 경우가 상당수지만, 한남대는 재학생들의 기부가 눈길을 끈다.

매달 자신의 용돈을 조금씩 모아 졸업 때까지 학교에 발전기금으로 기탁하겠다는 학생부터 공모전 상금 전액을 기탁하는 재학생들까지 다양하다.

지난해 1월에는 선배들을 초청해 성공담을 들려주는 특강에 참석한 강사 선배가 강연료 전액을 후배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특강에 나섰던 재학생들도 의기투합해 사비로 20만원씩 발전기금을 내는 등 선행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기계공학과 자작자동차 동아리 학생 23명은 국제 대학생 자작자동차대회에 출전해 3위를 수상하고 받은 상금 150만원 전액을 학교에 기탁했다.

이처럼 재학생 기부 문화가 확산되면서 한남대 한남사랑 후원의집도 적극 동참하고 나섰다. 학교 내 ‘창업마실’과 ‘사회적경제지원단’에 입주한 학생 창업자들이 정기후원자로 참여해 재학생 기부 문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한남대 대외협력처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이 모교에 애착을 갖고 발전기금을 내는 모습이 다른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면서 재학생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며 “하나의 문화처럼 많은 재학생들이 발전기금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