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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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교육부의 ‘일제식 고사’ 전환이 교육계의 찬·반 논쟁에 불을 지폈다. 교원단체는 ‘글쎄’의 반응을 보이고, 학부모는 우려 반 기대 반의 시선을 보낸다.

지난달 28일 교육부는 초1부터 고1까지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맞춤 지도하는 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골자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이 치른 지난해 평가 결과, 중·고교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10%를 넘는 등 학력저하 추세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현재 기초학력을 보장하는 법적근거는 없으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50조(수료 및 졸업 등)를 보면 ‘학교의 장은 학생의 교육과정의 이수정도 등을 평가하여 학생의 각 학년과정의 수료 또는 졸업을 인정한다’로만 되어 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논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부문 국정과제로 채택하여 미달 학생에 대한 각종 정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늘 재탕, 삼탕으로 허탕만 치는 식이었다.

이번 발표에는 미달 학생에 대한 대안이나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 발표된 표집조사의 수치가 공정하고 신뢰도가 있는 수치인지 부연설명도 없다.

그렇다고 각 시·도교육청이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대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청별로 기초학력 진단보정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의 경우, 초4~중3 학년의 학습부진 학생 및 경계 학생을 위해 국어, 사회, 역사, 수학, 과학, 영어 과목 온·오프라인 검사방법을 지원해 실효성 있는 맞춤형 진단-보정 자료를 제공한다.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시스템 제언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진단을 통해 바로잡고 기초학력을 회복하는 선순환 시스템의 구축은 어떻게 설계하고 적용해야 될까? 우선, 교육과정인 교과수업 속에서 기초학력이 보장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최소의 성취수준의 책임은 교과교사에게 있기 때문이다. 정규수업이 끝난 후 이뤄지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 대상 방과후학교는 은연중에 낙인효과로 인해 바로잡는 방법으로는 효과가 떨어진다.

교사는 2월 교육과정 준비기간에 보편적인 학습설계원리를 적용한 기초학력보장계획을 세워 삶과 연계된 학습으로 유의미한 개별화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 물론, 교과수업 평가방법의 개선도 필요하다.

고난도 문제 출제로 교과에 대한 불신과 낮은 점수로 인한 자존감 하락은 기초학력을 더욱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기초학력 미달 학생을 지도하다 보면, 다양한 사례가 나온다. 여러 과목에서 기초학력이 미달인 학생, 특정한 과목에서 미달인 학생 등으로 미달 학생군이 생긴다. 이중 상당수는 기초학력 미달 대상자로 낙인돼 학교운영위원회에 상정된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방과후학교 등을 실시하게 된다. 학생과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야 방과후학교 보정 수업도 가능하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이 있어도 학생과 보호자가 동시에 동의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에 대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대부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라 불리는 학생들의 가정형편이나 학교생활이 녹록하지 않다. 특정교과의 학력 미달이라도 교과교사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필요하면 기초학력지원팀을 구성하여 상담, WEE센터 연계, 교육복지센터 등과 연결해야 한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은 교사에게 물어본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선정 기준이 무엇인가요?”, “왜 제가 미달이 된 것인가요?”, “전, 학교생활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거든요.”

교사로서 난감한 상황에 봉착하는 순간이 더러 있다.

대부분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번 방과후학교 수업에 불참하면 방학 때 학교에 나올 수 있으니 결석하면 안 돼”라고 으름장을 놓고 그 시기를 모면하고자 노력한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선의의 거짓말을 하게 된다.

이제 기초학력 미달을 방지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의 특징으로 뽑는 것이 자존감과 효능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자존감과 효능감을 높이는 교육과정의 다양화, 마을교육공동체 등을 활용한 학습경험 지원 등 진로·직업 교육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학생들에게 수동적인 교육활동이 아닌 능동적인 학교생활이 가능하도록 학생 주도적인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학생들의 부족한 자존감과 학습된 무기력의 누적은 새로운 도전을 머뭇거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기초학력 논란에 대처하는 교육계의 반응은 다양하다. 순순히 수용하는 입장도 있고, 철저하게 반대하는 입장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무엇 때문에 기초학력 미달이 발생하고 지속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과 지원이 필요하다. 특정 교과교사만의 문제로 치부하기에는 원인과 누적된 결손이 크다.

최우성 교육칼럼니스트는 현직 중등교사로 재직 중이며, 언론학 및 교육학 석사다. 교직에 입문하기 전 출판사 편집업무와 출판잡지에 조예가 깊어 언론학석사를 취득했으며, 2001년부터 꾸준히 교육변화를 이끌기 위해 교육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한국교사학회 정책실장, 전국선플교사협의회 홍보국장,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비영리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정중심평가(교육과실천) 공저가 있다.
최우성 교육칼럼니스트는 현직 중등교사로 재직 중이며, 언론학 및 교육학 석사다. 교직에 입문하기 전 출판사 편집업무와 출판잡지에 조예가 깊어 언론학석사를 취득했으며, 2001년부터 꾸준히 교육변화를 이끌기 위해 교육칼럼을 쓰고 있다. 현재 한국교사학회 정책실장, 전국선플교사협의회 홍보국장,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비영리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과정중심평가(교육과실천) 공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