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전이 최우선, '살인은 나쁘다'는 민주주의 교육 확대

"프랑스는 전쟁 중".... 학교 경비 '최고' 수준 격상
'종교가 나쁜 것 아니라 살인이 나빠'
...민주적 의사표현교육 확대

 

프랑스 파리는 지금 슬픔에 잠겨있다. 13일(현지시간) 금요일 밤에 일어난 무자비한 테러로 129명의 사망자를 내 최악의 테러로 파리시민들에게 기억될 것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는 전쟁 중이다”를 선포하면서 비상상태를 선포하면서 모든 프랑스 국민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있다.

비상사태는 최소 12일동안 유지될 예정이고, 모든 학교도 여기에 영향을 받게 된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지만, 학교가 모두 문을 닫은 금요일밤에 파리테러가 일어나서 학교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다. 대부분의 공립학교는 토, 일요일에 학교를 안가기 때문에 그나마 안전한 상태이고, 토요일에 등교하는 일부 사립중고학교는 토요일인 14일이 임시 휴교령이 내려졌다. 

주말동안 아이들이 주로 가는 공공 교육기관인 Conservatoire(뮤직스쿨)은 일단 무한 휴교령이 내려졌고, 디즈니랜드나 놀이공원도 모두 문을 닫아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다루고 있다.

대체로 테러나 비상사태가 일어나면, 학교의 경비는 매우 삼엄하게 된다. 한국과 다르게 프랑스는 아침 등교시간(8:20-8:30), 하교시간(16:20-16:30)에만 학교문이 열려 부모들이 학생들을 맞이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나머지 시간에는 원칙적으로 학교에 아무도 들어가기 어렵다.

이번 파리테러로 더 학교경비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며, 학교단위로 진행되던 영화관이나 박물관 체험학습은 일주일간 모두 취소되었다. 학부모나 외부인의 방문이 제한적으로 허용되던 학교내에서 이루어지는 행사도 모두 취소되거나 무기한 연장되었다. 프랑스에서는 학생의 안전을 가장 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월요일에는 학교마다 파리테러로 희생된 시민을 애도하는 ‘침묵의 분(순간)’(Minute de silence)이 모든 학교에서 이루어졌고, 파리테러를 잊으면 안되는 교육이 학교에서 확대되고 있다.

 

<파리테러 희생자를 추모하는 ‘침묵의 분(순간)’에 참석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소르본 학생들이 프랑스 국가를 합창하고 있다> 2015.11.16. 사진=AFP 유튜브영상

 

프랑스 학교는 종교와 철저히 분리되어 운영되고 있어, 학교에서 종교적 발언은 할 수가 없다. 이번 파리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자인 IS가 가담되어 있지만, 학교에서 이슬람관련 종교적 발언은 삼가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파리테러 참상을 가르치는 교육은 학교에서 더 강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법적 테두리안에서 민주주의의 중요성 교육, 인간존엄성을 강조하는 교육을 집중적으로 학생들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즉 테러리스트는 나쁜 것이지만, 종교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다. 민주적 의사표현은 중요하지만, 사람을 죽이는 극단적인 표현은 하면 안된다를 강조하게 된다. 프랑스 국기가 상징하듯이 ‘자유, 평등, 박애’를 학생들이 직접 배우면서 민주적인 의사표현방식을 배우는 것이다.

파리테러나 한국에서 주말동안 벌어진 광화문 폭력 시위는 프랑스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우며, 학생들에게도 폭력, 살인, 파괴는 나쁜 것이라는 점을 확실히 교육을 시키고 있다.

파리시민들은 슬픔에 잠겨있기는 하지만,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습을 통해, 한국의 학교가 테러나 폭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파리 에펠탑을 감싼 프랑스 국기> 사진= Joel Saget/A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