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봄을 맞은 전남교육 현장에 협력과 소통, 협동의 물결이 넘실대고 있다. 학교와 마을, 학교와 학교, 교사와 학생, 교사와 교사, 학부모와 학교 등이 ‘함께’라는 낱말을 매개로 어울림 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것. 

협동학교군, 마을교육공동체, 전문적학습공동체, 학부모회, 교육참여위원회 등 협력과 협동의 방식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모두가 소중한 혁신전남교육의 핵심과제‘소통과 협력의 교육자치’를 구현해가는 과정이다.

장석웅 교육감은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협력과 존중, 배려의 공동체 교육에 대한 요구가 늘고 있다”면서 “전남교육은 다양한 교육주체들 간 협업과 협력을 바탕으로 실질적 교육자치, 교육공동체를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읍 세 학교 협동학교군 체험학습. 사진=전남교육청 

▶협동학교군...작은학교들 함께 프로그램 운영 
담양군 남면의 작은 학교인 남면초등학교와 만덕초등학교는 지난 22일 ‘함께 과학의 날 꿈잔치’를 개최했다. 두 학교는 학생 수가 적어 자체 행사를 진행하기 어려워 협동교육으로 과학의 날 행사를 진행했다. 

같은 날 광양읍 지역 협동학교군인 광양동초, 광양북초. 세풍초 등 세 학교도 3,4학년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내고장 둘러보기 체험학습을 함께 했다. 학생들은 다른 학교 친구들과 어울려 우정도 쌓고 공부도 함께 하며 미래의 꿈을 키웠다.

이처럼 학생 수 60명 이하의 작은학교가 전체(878개)의 43%(274개)에 달하는 전남교육 현장에서 인근 학교끼리 힘을 합쳐 협동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전체 학교의 30%인 269개 학교가 103개 협동학교군에 참여하고 있다.

5월에는 가정의 달을 맞아 가족, 지역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협동학교군 프로그램으로 더 활발히 진행될 전망이다.

전남교육청 정혜자 혁신교육과장은 “협동학교군이 공동 교육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추진함으로써 전남 지역의 열악한 교육여건을 스스로 극복해내는 좋은 사례를 만들어가기 바란다”고 말했다. 

죽곡마을교육공동체 협약. 사진=전남교육청
죽곡마을교육공동체 협약. 사진=전남교육청

▶마을교육 공동체...오지 학교, 면사무소, 아동센터 등 협약
산골 오지인 곡성군 죽곡면에서는 지난 9일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죽곡초등학교와 죽곡함께마을학교, 죽곡면사무소, 목석죽지역아동센터, 한울고등학교 등이 마을교육공동체 협약을 맺은 것. 

이들은 협약을 통해 마을교육공동체를 구성, 지역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함께 모색해나가기로 했다. 허성균 곡성교육장은 “죽곡마을교육공동체가 돌아오는 마을, 찾아오는 공동체, 배움의 기쁨이 넘치는 공동체 실현의 기폭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3일에는 함평해보중학교와 해보면이 ‘마을학교(해봄)’ 업무협약을 맺었다. 해봄 마을학교는 온 마을이 함께 참여해 아이들의 전인적 성장을 돕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비슷한 시기 여수교육청도 마을학교 4개를 개소했으며, 여수나진초등학교는 지역민을 대상으로‘마을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장성공공도서관은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성인문해교육 프로그램으로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이처럼 전남 곳곳에 지역사회와 교육 현장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을학교’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마을학교는 2015년 3개로 출발한 이후 2019년 116개(도 지정 15개, 교육지원청 지정 101개)로 급속히 늘어나는 추세다. 도교육청은 마을교육공동체가 더욱 활성화해 작은학교와 전남교육, 나아가 지역사회를 살리는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문학습공동체 워크숍. (사진=전남교육청)

▶ 전문적 학습공동체...통합교과 기반 '통통배' 나눔활동 활발
지난달 15일 전남도립도서관 세미나실에서는 전남교육청 전문적학습공동체 ‘통통배(통합교과를 통해 배움이 일어나는 연구회)’연수가 진행됐다.‘통통배’는 통합교과를 기반으로 한 저학년 생활 지도와 학습 지도 등의 나눔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최근 도내 교육현장에는 이 같은 전문적학습공동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함께 배우며 성장을 꿈꾸는 혁신 전남교육 실현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인데, 올해만 해도 1822개의 전문적학습공동체가 꾸려져 도교육청의 지원 아래 활동하고 있다. 

이는 전남 전체 학교의 80%, 교사의 80%를 웃도는 것으로 전문적학습공동체에 대한 전남 교사들의 높은 참여의지와 관심을 보여준다. 

교사들은 다양한 영역에서 학교 안과 학교 밖에  학습공동체를 결성해 수업혁신을 위해 공동으로 연구하고 실천하며 함께 성장하게 된다. 이와 함께, 도교육청과 지역교육청의 일반직 공무원들도 전문적학습공동체를 각각 꾸려 선진 교육행정 실현을 위한 지혜를 모으고 있다.

도교육청은 학생의 배움과 학교교육 혁신을 위해 교직원들이 함께 연구하고 실천하며 성장을 도모하는 자발적 학습공동체가 학교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학부모회 설치 설명회. 사진=전남교육청

▶ 학부모회 및 교육참여위원회...조례 제정 위상 맞는 역할 잰걸음 
학부모와 지역민들도 교육주체로서 당당하게 함께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회와 교육참여위원회는 최근 각각의 설치 운영조례 제정으로 전남교육 발전의 동반자로서 위상에 걸 맞는 역할을 하기 위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각 급 학교 별로 학부모회가 구성되고, 지역 별로 학부모회 네트워크가 만들어지고 있다. 도교육청이 지난 4월 초 개최한 학교 학부모회 설치 관련 설명회에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학부모들이 자리를 가득 메워 뜨거운 관심도를 보여줬다. 학부모회는 학교 운영에 대한 의견 제시, 학교교육 모니터링, 자원봉사 등 학교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사업을 펼치게 된다.

교육참여위원회도 조례가 제정됨에 따라 지역 별로 설명회를 열고 준비위원회가 꾸려지는 등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역시 지역민들의 관심이 많고 참여의지가 높아 5월중에는 지역위원회와 도위원회 구성까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참여위원회는 지역 내 각계 인사, 특히 전국 최초로 학생까지 참여하는 30명 안팎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위원회가 구성되면 마을교육공동체 운영, 지자체 교육경비사업, 중장기 교육계획 수립 등 지역 교육정책 전반에 대해 지역민 참여를 이끌어내 실질적 교육자치 실현에 기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