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진의 교단일기] 학교 밖 세상으로 점프!...'행복한 현장학습체험기'
[최창진의 교단일기] 학교 밖 세상으로 점프!...'행복한 현장학습체험기'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4.28 06:00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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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 교사
서울 롯데타워를 배경으로 단체로 찍은 점프 샷. 사진=최창진교사
서울 롯데타워를 배경으로 단체로 찍은 점프 샷. 사진=최창진교사

“후두두두둑”

아! 비 온다. 오늘만은 오지 않기를 바랐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현장체험학습 가는 오늘 비가 오다니! 그래도 아이들은 표정이 밝고 기분이 무척 좋아 보인다. 교실이 아니라 학교 밖으로 여행 떠나 설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좋다.

새로운 곳에서 또 우리는 어떤 추억을 만들까?

 

현장체험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인원 파악을 시작한다. 외부로 나갈 때는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상당한 긴장감이 든다.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활동 모둠별로 도착하지 않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나는 학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한다.

“앉아 번호 시작~”

“하나, 둘, 셋...”

“다시”

“아~~~ 집중하자!! 하나, 둘, 셋...”

몇 번 시도 끝에 20명 인원 파악이 끝난다.

아이들 모둠별 사진을 찍고 버스에 탑승한다.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 얼마 전 학급 회의는 가장 핫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그것은 바로 ‘버스 탑승 자리(누구와 앉는가?)와 활동 모둠(누구랑 다니는가?)’이다. 이 문제는 체험학습이 시작된 이래로 가장 논쟁적인 주제가 아닌가 싶다. 회의 결과는 ‘마음에 드는 사람과 자유롭게 앉기’였다. 혹시 소외되는 학생은 없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적극적인 학생들 덕분에 순식간에 파트너가 결정되었다.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었고 한걱정 덜었다.

“버스에 타면 안전벨트는?”

“소중한 내 친구에게 두 개 다 채워준다”

“버스에 생긴 쓰레기는?”

“친구 가방에 몰래 넣는다”

“위험한 장소에는?”

“친구를 먼저 보내 확인한다”

한 명씩 안전벨트를 했는지 확인하다 보니 체험학습 안전 교육 때 아이들과 엄청 웃었던 장면이 떠올랐다.

아무리 친구를 사랑해도 안전벨트는 각자 하는 것이다.

버스 안에서는 과자와 음료수를 먹지 않고 개인 쓰레기는 본인 가방에 넣는다. 위험한 장소에는 가지 않는다. 함께 앉는 친구들과 사진도 찍어준다. 마지막으로 버스 번호판이 들어간 사진을 찍고 출발 멘트를 곁들여 학급밴드에 올린다. 순식간에 조회 수가 10을 넘는다.

“아이들 표정이 밝네요! 사진도 많이 찍어주시고 감사합니다. 비가 와서 걱정했는데 그칠 것 같아요.”,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짐은 챙기더라고요. 저도 어릴 때 소풍 가던 날이 문득 떠오르네요. 모두 신나 보이네요.”,

“설레는지 잠 못 들고 새벽같이 일어나 저녁에 할 일까지 다 했어요. 잘 다녀오세요.”

진승지 선생님이 버스 안에서 먹을 물과 음료, 점심용 샌드위치를 준비해주셨다. 선생님의 따뜻한 배려로 출발 전 기분이 좋아졌다. 북쪽으로 향하는데 비가 그치고 날이 갠다. 중간중간 멀미하는 학생은 없는지,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학생은 없는지 개별 확인을 한다. 다행히 아픈 학생도 없고 차도 안 막힌다. 10시에 오픈인데 9시 55분에 도착했다.

“미션을 드립니다. 모둠별로 아쿠아리움 3장, 점심 식사 3장, 한성백제박물관 3장 총 9장의 인증 사진을 찍어 선생님한테 보냅니다.“

아이들은 추억이 생겨서 좋고 나는 학급밴드에 아이들 사진을 골고루 올려서 좋다. 서로 윈-윈이다.

전투적으로 관람을 시작하더니 30분도 안 돼서 밖으로 나간 학생들이 생겼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아쿠아리움 홈페이지를 보고 학습지도 작성하고 안내 책자도 만들며 열심히 공부했는데도 말이다. 혹시 못 본 곳도 있고, 꼼꼼히 다시 보면 새롭게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하면서 아직 1시간도 넘게 남았다고 전한다.

나는 아이들 사진을 찍으며 돌다가 벨루가 앞에 앉아 있었다. 평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개인용 대형 공연을 보는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따라 유달리 벨루가가 애교도 부리고 장난도 친다. 우리가 사전답사 왔을 땐 전혀 움직임이 없었는데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많아서 그런가 하고 생각한다.

“최루가~최볼트 펭귄, 최라냐, 최부리 바다거북~ 선생님 몰래 불렀는데 윙크 안 하던데요? 선생님 변신 안 하셨어요?”

“주변에 누가 있었나 보지~ 경건한 마음으로 다시 불러보렴”

선생님은 변신술이 있어 아쿠아리움에 있는 모든 물고기로 변신할 수 있는데, 소환하는 방법은 혼자 몰래 물고기 앞에서 이름 앞에 ‘최’를 넣어서 말하는 거라고 했더니 진짜 한다.

‘뭐지?’

절대 안 믿는다고 하더니만 결국엔 한 번씩 다 해 본 우리 반 아이들이 참 귀엽다.

점심을 먹고 버스를 탄 뒤 10분 정도 이동한다. 올림픽 공원이 보인다. 날도 화창하다. 공원에서 단체 사진도 찍고 30분 정도 자유 시간을 가진다. 아침에 올 때는 비가 올 줄 알고 걱정했는데 비가 그치니 미세먼지도 없고 화창 하다못해 햇볕이 따갑고 엄청 덥다. 롯데타워를 배경으로 단체 사진도 남기고 점프 샷도 찍는다. 물론 내가 제일 신난다.

내가 즐거워야 아이들도 즐겁지 않을까?

최창진 교사는 아이들과 현장체험학습을 나오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단체 사진을 찍는다. 사진=최창진교사
최창진 교사는 아이들과 현장체험학습을 나오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단체 사진을 찍는다. 사진=최창진교사

박물관에 들어서자 풍납토성 성벽이 보인다. 감탄도 잠시, 아이들은 더웠는지 물부터 먹고 화장실에 간다. ‘한성백제박물관’ 앱을 내려받으니 3D 입체 전시를 볼 수 있다. 1층부터 2층을 천천히 돌며 구경한다. 나는 호기심 많은 남학생 두 명과 옥상까지 올라갔다. 망원경으로 주변을 살펴보고 시원하게 부는 바람을 두 팔 벌려 만끽한다. 두 학생은 선생님과 다니니까 더 재미있다고 말한다.

“선생님만 따라오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40분 정도 관람을 하고 다시 모인다. 꽃이 보여서 바로 단체 사진을 또 찍는다. 왜냐? 남는 건 사진뿐이기 때문이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추억을 뒤로하고 버스에 올라 귀가한다.

“그냥 오는 저희도 이렇게 힘든데, 모든 걸 기획하고 준비하신 송혜진 부장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단톡방에 고마움을 표현한다. 버스 때문에 반이 갈라졌지만 흔쾌히 오케이 해주신 복유선 선생님, 통합지원반 학생을 일대일로 전담마크하신 윤두환 선생님도 정말 감사했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시간도, 날씨도. 하지만 딱 한 가지가 아쉽다.

“아 내일이 토요일이어야 하는데”

대단한 하루였지만 가장 행복했던 하루였다. 만보기를 보니 만 이천보가 넘었다.

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등학교 교사. 아이들과의 소소한 교실 속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유쾌한 초등교사로 작년부터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밴드에 매일 교실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글을 읽은 선생님들이 남긴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는 댓글을 보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는 최 교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고 한다.
최창진 경기 안성 문기초등학교 교사. 아이들과의 소소한 교실 속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유쾌한 초등교사로 작년부터 ‘6학년 담임해도 괜찮아’ 밴드에 매일 교실 이야기를 올리고 있다. 글을 읽은 선생님들이 남긴 위로와 공감을 받았다는 댓글을 보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하는 최 교사는 앞으로도 꾸준히 기록하는 교사로 살고 싶다고 한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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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2019-04-29 18:52:27
유쾌한 최쌤 화이팅!!!!^^

양부 2019-04-28 13:07:26
잘 봤습니다

최윤정 2019-04-28 12:29:56
최루가~~최라냐~~속삭였을 아이들 모습 ㅠㅠ... 너무너무너무 사랑스러워요!!!!!!!!

교단일기팬 2019-04-28 06:52:18
같이 다녀온 것 같이 생생하네요. ㅎ 매주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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