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 눈이 부시도록 고운 햇살이 아지랑이 만발한 5월 하늘 위에 찬란히 내리고 있습니다. 풀 향기 향긋한 새봄에 유리 어항에 잠겨있는 물빛처럼 맑고 투명한 봄 하늘, 그곳에서 꽃잎처럼 진한 그리움으로 선생님을 불러보고 싶습니다.

선생님,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도 교사가 되어보니 선생님의 큰 사랑과 정성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제가 있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선생님께 이 지면을 통해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선생님을 뵙게 된 것은 하늘과 땅만 보이는 시골학교를 다닐 때였죠.

저는 말이 없고 내성적이어서 주위 사람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았던 아이였지요. 선생님께서는 점심시간이면 도시락을 못 싸오는 학생들에게 빵을 나눠주고 우리들과 함께 축구를 하거나 오징어 놀이도 했지요. 아이들은 상수리같이 잘도 굴러다닌다고 ‘상수리 선생님’이라는 별명도 붙였답니다.

“야, 상수리 떴다.” 이구동성으로 외칠라치면 “상수리하고 축구시합 한번 해볼까?” 농담까지 하셨어요. 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슬리퍼로 교실 바닥을 '쾅' 구르면 깜짝 놀라 혼자 화장실을 못 갔던 기억도 눈에 선합니다.

선생님께 배운 귀신 이야기를 가끔 써먹지만 놀라거나 감동하지 않는 것 같아 선생님의 이야기 솜씨를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나 봅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중학교 입학을 할 수 없다는 소식을 듣고 졸업식 날 우등상으로 사전이나 공책 대신 흰 봉투 한 장을 주셨지요. 

가끔씩 선생님을 생각해봅니다.

교사란 무엇인가? 가르친다는 것의 보람은 무엇일까? 

햇병아리 교사 시절, 학교생활에 적응을 못하고 방황할 때 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당시에는 지금보다 교육여건이 훨씬 열악했을 텐데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러하셨듯이 아빠 같고 삼촌 같은 부드럽고 편한 모습으로 아이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교사가 될 것을 선생님께 조용히 다짐해봅니다.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