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 펴내..."유쾌한 해방감 주고파"

사진=문학동네
사진=문학동네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책을 쓴 가장 큰 동기는 결핍이다. 아이들에게 금지되거나 벽이 되는 것, 그런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지만, 마음만 있지 실행하지 못했던 부족함에 대한 것을 이 책에 써냈다. 독자들이 유쾌해지고 해방감을 느끼면 좋겠다.”

가수 겸 연기자 김창완(65)이 동시집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문학동네)을 펴냈다. 

40년 전 밴드 산울림 시절에 이미 '개구쟁이' 같은 동요앨범을 발표할 만큼 동심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진 그는 2013년 ‘할아버지 불알’ ‘어떻게 참을까?’ 외 3편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에 발표하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2019년에는 ‘칸 만들기’로 제3회 동시마중 작품상을 받았다.

'무지개가 뀐 방이봉방방'은 그런 그의 첫 동시집이다. 김창완이 쓴 시 51편에 오정택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동시집 제목을 방귀 뀌는 의성어로 고른 이유에 대해 그는 "해방감을 주는 시간이 됐으면 하는 게 우선이었다"고 설명했다. 있는 그대로를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이 동심이라는 것. 

"'방이봉방방'은 개가 뀌는 방귀소리를 흉내 내는 의성어에요. 여기서 ‘개’는 길거리에서 어슬렁거리는 개가 아니라, '받아쓰기' 동시 중에 등장하는 무지개에요. 아름다운 무지개의 방귀는 해소를 의미합니다.”

받아쓰기의 개는 무슨 뜻일까. '엄마엄마 오늘 학교에서 받아쓰기했는데/ 꽃은 꽃이라고 쓰고/ 병아리는 병아리라고 썼는데/ 무지개는 무지게라고 썼어/ 무지개는 너무 무섭지 않아?/ 무지 무서운 개 같지 않아? 무지개 무지개 아~ 무서워' -'받아쓰기' 전문

김창완의 동시 모음 

김창완은 "나의 동심이 동심이었구나 하고 알게 된 건 쉰 살 넘어서였다“고 말했다. 손주 볼 나이가 되서야 동심의 의미를 알게 됐다고.

”산울림 시절 동요는 동심이라는 은유로 바라본 세상이었죠. 실제 동심을 만나기까지는 오래 걸렸어요. 자기를 둘러싼 모든 은유를 다 벗어던져야 투명한 세계를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동시지만 어른들에게 권한다는 말도 했다.

“감히 고백하자면, 어른이 돼서 알게 되는 세상은 그리 대단하지도 또 영광스럽지도 않네요. 나이 들면서 얼마나 많은 별들을 잃어버리고, 얼마나 많은 강물을 흘려보내고, 얼마나 많은 눈을 하잘것없이 지나쳤나요. 아무리 울어도 울음이 그치질 않을 만큼 안타까운 일이죠. 더 어른이 되기 위해서 매일을 살아왔지만 오늘만큼은 우리의 동심을, 내 안의 숨겨진 세계를 다시 만나봤으면 좋겠습니다.” 

추천사를 쓴 김용택, 김개미 시인은 김창완의 시를 어떻게 읽었을까.

"김창완의 동시를 읽는 동안 그의 이런저런 노랫말과 겹치어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게 됐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 편의 동시, 한 편의 긴 노래, 지금 우리가 하는 말과 몸짓, 생각 그 자체였다. 김창완의 천진난만이 만발했다."- 김용택 시인

"김창완은 줄곧 음악으로 우리의 귀에 시를 써왔다. 이제야 자신의 시를 문자화한다. 그의 시는 쓰이기 전에 무르익었다." -김개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