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 '바른 품성'으로 열다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고등학교 3년은 인생의 다음 시기를 위해서 하고 싶은 많은 것들을 꾹꾹 참아가며 견뎌내야 하는 시기가 아니다. 그 시간 자체가 의미 있고 보람 있고 아름다워야 한다.”

박하식 충남삼성고 교장과 30년간 삼성전자 인사팀을 꾸려오다 충남삼성고 설립을 함께 한 임호순 학교법인 충남삼성학원 상임이사가 함께 쓴 책. '미래를 여는 교육'(박하식·임호순 저, 글로세움)은 이 두 사람의 이름 값 만으로도 한 번은 읽어 볼 가치가 있다. 신생 고등학교이면서 광역 자사고이자, 국제 바칼로레아 후보학교로 승격된 충남삼성고가 궁금하다면 더욱 그렇다.

충남삼성고는 충남 유일의 광역단위 자사고로 천안아산 지역에서 근무하는 삼성 임직원들의 자녀교육 문제 해소 차원에서 설립됐다. 삼성이 학교 설립에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고, 민족사관고등학교와 용인외고, 경기외고의 기틀을 마련한 박하식 교장을 영입, 개교 때부터 관심을 받았다. 

2014학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시작해 2017학년에 대입 원년을 맞았고, 2019년 2월에 3기 졸업생을 배출했다.

저자들은 특히 품성을 기르는 일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충남삼성고의 첫 번째 건학이념이 '바른 품성'이다. 건학이념의 제1이 바로 ‘바른 품성’이고, 우리가 세상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 항상 고민하면서 살아가야 한다.

'3강3무'를 내세우는 충남삼성고의 3강은 인성이 강한 학교, 적성개발이 강한 학교, 학습지도가 강한 학교를 말한다. 3무는 학교폭력이 없는 학교, 사교육이 없는 학교, 교사들의 행정잡무가 없는 학교를 말한다.

특히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66일 기적의 용광로(MSMP)'이다. MSMP는 2월 마지막 주부터 5월 첫 주까지 66일간 진행되는데 이 기간 동안 기적의 용광로를 만든다는 뜻을 담았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기숙사에서 합숙 생활을 하며 아홉 가지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간 준수, 올바른 식사 예절, 규칙적인 운동 습관, 인사 잘하기, 바른말 쓰기, 규칙 지키기, 바른 수업 태도, 학습 계획 수립, 자기주도 학습이다. 

아홉 가지 습관이 형성되지 않으면 학교 교육과정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합숙 기간에는 핸드폰 사용, 외출이 금지된다. 학업 외의 시간에는 인터넷 사용도 금지된다. MSMP는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발을 씻겨주는 세족식으로 마무리된다.

교육과정은 무학년 무계열 선택형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한다. 국제인문, 사회과학, 경영경제, 예술, 자연과학, 공학, 정보기술(IT), 생명과학까지 8개 과정이다. 학생은 원하는 진로에 맞는 과목을 선택해 공부할 수 있다. 음악은 전교생이 필수적으로 배워야 한다. 최소한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연주하고 코드를 화음으로 칠 수 있는 수준, 악보를 보고 함께 합창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운다. 

일방적 수업이 아닌 토론 실험 등의 활동을 기반으로 한 수업방식을 택해 학습의욕을 고취하고 학생 스스로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2021년부터는 IB과정도 개설하여 국제적인 학교로의 면모도 갖추게 될 것이다.

책의 부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 만들기'. 품성은 첨단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어떤 가치가 있을까. 저자들은 인공지능시대, 사회가 고도화되면 될수록 품성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품성으로 통제돼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