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참여인단·학부모 모바일 심사 도입…시범운영 후 내년부터 확대
경기교총 “재직교 지원 제한 환영, 개방형 면접 '인기투표' 전락 우려”

사진=경기도교육청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앞으로 경기도의 공모교장은 학생과 학부모가 직접 선출하게 된다. 공모교장 면접을 '개방·참여형'으로 바꿔 학부모, 학생의 참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경기도교육청은 오는 9월1일부터 시범 운영한 뒤 2020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8일 도교육청 남부청사 브리핑룸에서 가진 정례 기자회견에서 "올해 9월1일자 공모교장 임용심사부터 '폐쇄형'으로 진행하던 면접을 '개방·참여형'으로 개혁해 교육공동체 참여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장공모제 운영 과정에서 드러났던 구리 A초등학교 '투표지 조작' 사건이 알려진 지 한 달 만에 경기도교육청이 내놓은 대책이다.

이 사건은 이 학교 초등학교 교사가 교장 공모제 도입을 위한 찬반 투표지를 위조해 투표함에 넣어 결과를 조작한 것으로 경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관련기사 참조) 

공모 교장에 지원한 후보자의 학교경영계획 설명회에 모든 학부모와 교직원이 참여해 후보자를 검증하고 직접 점수를 매겨 심사한다. 현장 참석이 어려운 학부모는 모바일로 심사에 참여한다. 현장 심사결과는 40~60%가 반영된다. 

자료=경기도교육청

중·고교는 학생 참여인단을 도입한다. 학생 참여인단은 설명회에 참여하고 모바일 투표도 한다. 학생 투표 결과는 심사에 직접 반영되지는 않지만, 설명회에서 후보자에게 질문하는 등 검증 과정에 참여한다. 

또 공모교장 지원하는 시점에 지원자의 재직 학교에는 지원할 수 없도록 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경기교총 최승학 교권정책팀장은 “재직교원의 지원을 제한하기로 한 것은 심사의 공정성 측면에서 경기교총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교장공모 개선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경기교총은 그간 경기도 내부형 교장공모제 학교에서는 100% 재직교 지원자가 선발되는 현상을 지적하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요구해왔다.

이어 “교장공모제 취지상 학생과 학부모가 심사에 참여하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면서도 “과연 심사위원에게 필요한 능력을 갖췄는지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장은 학교를 경영하는 지위로 지원자는 경영계획서를 제출하는 데 일부 학교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나 경영 전문가가 아닌 이상 경영계획서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된다”며 “심사위원의 전문성이 어느 정도 확보돼야 하는데 모든 학부모와 학생까지 검증기회를 부여하면 인기투표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교장공모제는 교장 임용방식 다양화로 승진 중심의 교직 문화를 개선하고 구성원이 원하는 유능한 교장을 뽑자는 취지로 2007년 도입된 제도다. 지난 3월1일 기준 도내 공립 초·중·고교 2181개교 중 410개교(18.7%)가 공모제를 통해 교장을 뽑았다. 

학교 공모교장심사위원회 구성
학교 공모교장심사위원회 구성.(자료=경기도교육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