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하지하책(下之下策), 경기도교육청의 교장공모 개혁안
[기고] 하지하책(下之下策), 경기도교육청의 교장공모 개혁안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5.12 09:0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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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교장을 우리 손으로 뽑는다?..."자기들끼리의 리그다"
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에듀인뉴스] 지난 5월9일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이재정)은 교장 공모제 개혁안을 발표하였다. “교장을 우리 손으로 뽑는다”라는 그럴듯한 슬로건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선 교원들은 반응은 냉소를 넘어 자조적으로 ‘자기들끼리 리그’라고 평한다는 여론이다. 언어적 유희로 포장한 포플리즘 교육정책이 정치적 동기로 추동되었을 때 어떤 교육적 참사가 일어나는지 혁신교육의 실패가 반증한다.

경기도 교육감을 비롯한 진보교육감들이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는 공모교장은 ‘방안의 코끼리(모두가 잘못 되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 현상)’ 신세다.

내부형 교장 공모제 합격자 중 전교조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은 국정감사 등에서 꾸준히 지적됐다. 지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내부형 공모제로 임용된 교장 73명 중 52명(71%)이 전교조 출신이다.

현 정부는 지난해 내부형 교장 공모제를 더 확대하려다 교육계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원래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공모제로 교장을 뽑겠다고 신청한 학교 가운데 15%’로 제한했는데, 이 비율 제한을 아예 없애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교육계에선 “평생 교장 자격증 취득하려고 노력한 사람들은 무엇이 되느냐”, “전교조 승진 통로를 넓혀주려 한다”는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교육부는 ‘공모제 신청 학교의 50%’로 계획을 수정했다. 원래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능력 있는 교장을 뽑자는 취지로 도입됐는데, 이런 순기능은 사라지고 사실상 전교조 활동가가 교장이 되는 지름길로 활용되고 있다.

학교교육에서 교육과정은 국가 수준의 초·중등 교과과정과 창의적체험활동으로 나눈다. 창의적체험활동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에서 교과 이외의 활동을 말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창의적체험활동은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봉사활동, 진로활동의 4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율활동 : 자치·적응활동, 창의주제활동

동아리활동 : 예술·체육활동, 학술 문화활동, 실습노작활동 청소년 단체활동

봉사활동 : 이웃돕기활동, 환경보호활동, 캠페인활동

진로활동 : 자기이해활동 진로탐색활동 진로설계활동

우리나라 교사는 인재 5% 안에 든다는 고급인력이다. 이들이 전술한 교육과정을 창의적이고 성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교장의 역할이다. 그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동기부여 하여 교육력을 높이는 것이 주안점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선거 공신들에게 교장 자리 나누어 주기 위해 꼼수를 쓰다 이제는 중·고등학생들에게까지 교장 심사권을 주기로 한다니 이건 하지하책(下之下策 - 낮은 것 중에 낮은 계책)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교육은 사회상규와 사회통념의 범위 안에서 의도성과 강제성이 수반될 때 진정한 교육이 된다. 이같은 덕목을 벗어나는 교육은 교육적이지도 않고 교육자의 자세도 아니며 교사가 적당히 넘어 간다면 방임이자 방기(放棄)이다.

선거로 뽑힌 교육감은 정무직이라서 언제라도 국민의 심판으로 그 자리에서 단명으로 끝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사회의 마지막 보루인 교육계의 근간을 개혁이라는 명분으로 학교장 자리를 전교조교사들에게 전리품 나눠주려고 교원사회 구성원끼리 치고받는 상황을 유발시키는 저의가 어디에 있는 가 심히 우려된다.

교육에 인생의 혼을 묻으려는 대다수의 교원은 무자격 교장의 행간에 숨은 ‘노림수’에 허탈감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노동운동 경력으로 유명함은 될 수 있을지언정 유능함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겉으로는 혁신교육을 외치면서 속으로는 상위직급(교장) 권력욕에 눈이 먼 모순된 표층구조의 심층을 이루는 일부교사가 교육계의 미꾸라지 노릇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에게 달콤한 정책이 장마철 흙담처럼 위태롭게 느껴지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杞憂)일까.

교육은 이상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문제도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는 현실에서 그리는 이상향은 될 수 있을지언정 모든 국민에게 국가나 자치단체가 해결해 줄 수 없는 이치와 같다. 혁신교육은 교육사적으로 볼 때 발전을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적은 아니다. 그간의 모든 교육정책은 도농 학생개인차 가정환경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요소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데 본질이 있다.

혁신교육이 절대선이라면 혁신학교를 공모를 할 것이 아니라 초·중등 모든 학교에 적용하면 될 것이다.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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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하책 2019-05-12 12:20:29
시원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