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폐지보다 시대변화 맞는 재정립 필요"
"세종 온 마을이 배움터가 되도록 마을교육공동체 실현하겠다"
"학교자율 실현 위해 교육청 정책사업 대폭 정비"
"아름중학교 과밀 해소 위한 증축, 교육부 '부적정' 통보 안타까워"
"국가교육위원회 정치적 중립 확보 방안 세밀히 마련해야"

[에듀인뉴스] 1963년 5월26일,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는 교권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 스승의날을 지정했다. 스승의날은 이후 1965년에 5월15일로 날짜가 변경됐고 폐지를 거쳐 1982년 다시 부활됐다. 최근 스승의날을 두고 폐지 또는 명칭 변경 등 잡음이 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승의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에 <에듀인뉴스>는 제38회 스승의날을 맞아 시도 교육을 책임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감과 스승의날 관련 인터뷰를 했다. 아래는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인터뷰 내용이다.

9일 최교진 교육감이 '2019년 특수교육 운영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세종교육청]
9일 최교진 교육감이 '2019년 특수교육 운영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04.09(사진=세종교육청)

[에듀인뉴스=조영민 기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청년 시절에 동화작가인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며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 영향으로 교육운동도 하게 됐다. 그래서일까. 최 교육감은 누구보다 교사들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교육감으로 통한다. 그만큼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이런 경험은 교육정책에도 그대로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다.

최 교육감은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을 평가해달라는 주문에 잘한 것은 많지만, 대학입시 정책에서 이렇다할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쉽다고 했다. 또한 아름중학교의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증축을 추진했지만, 교육부가 ‘부적정’ 통보를 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스승의 날 폐지 논란에 대해 최 교육감은 무조건적인 폐지보다는 시대 변화에 맞게 재정립해가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는 동의하지만,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세밀하게 마련하고 교육감들이 논의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최교진 세종시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스승의 날을 맞은 교사들에게 격려 한마디 부탁드린다.

스승의 날은 우리 국민들이 가장 존경하는 세종대왕의 탄생일입니다. 우리 국민의 큰 스승이신 세종대왕처럼 일상 속에서 가르침과 배움을 실천하는 모든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존경받는 최고의 스승이십니다. 교사로서의 모든 날들이 아름답지만 오늘 하루 더 빛나는 날이 되시길 빕니다.

▲기억에 남는 은사님 또는 존경하는 스승이 계시다면?

청년 시절에 동화작가이신 이오덕 선생님과 권정생 선생님을 존경하고 따르며 많은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교육운동도 하게 됐고요. 동화를 쓰는 사람들은 아이처럼 참 마음이 맑습니다. 후배교사지만 역시 동화를 쓰고 있는 탁동철 선생님과 유우석 선생님은 마음 속 스승입니다. 저도 그분들처럼 좋은 동화 한 편 쓰는 꿈을 늘 마음에 품고 있지만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스승의 날 폐지 또는 다른 날로 옮기자는 주장에 대한 견해는?

기념일은 저마다 모두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 의미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승의 날도 시대에 맞게 우리가 재 정의하여 지켜나가는 것이 앞선 세대와 다음 세대를 연결하는 우리의 몫이 아닐까 합니다. 무조건 폐지가 근본적인 해결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교권추락’ 우려가 많다. ‘교권추락’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나. 교권보호, 스승존중 풍토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을 소개해 달라.

교권추락의 원인은 교육공동체간 신뢰와 믿음의 약화라고 생각합니다. 교권보호를 위한 학교문화 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위해 교육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문화한마당,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동아리 활동 속에서 선생님들과의 소통의 장을 넓혀 나가고 있습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공동체, 사회, 국가 등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선생님이 권위를 인정받기 위해선 먼저 우리 아이들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이에 맞추어 교사와 학교를 바라보는 시각도 더욱 따뜻해져야 합니다. 학생을 중심에 두고 서로를 인정하고 입장과 처지에 대해 역지사지할 수 있는 학교문화를 만들어가는 데에 우리 모두가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가 끝난 지 벌써 1년이 다가온다. 1년을 지낸 소회는?

지난 1년간 세종교육의 기틀을 더욱 튼튼히 다져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열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정성을 쏟아 왔습니다. 함께 힘을 모아준 세종교육 공동체와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것은 무엇이고, 아쉬움이 큰 것은 무엇인가.

고등학교의 교육력 향상에 가장 큰 힘을 쏟았습니다. 교육과정 특성화로 학생부 종합전형 중심 대학입시에 강점을 가지도록 했습니다. 아름중학교의 과밀을 해소하기 위해 증축을 추진하였으나 교육부의 ‘부적정’ 통보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3년 가장 중점으로 추진할 사항을 몇 가지만 꼽아 달라.

배움중심의 학교를 만들기 위해 혁신교육을 지속하고, 우리 아이들이 4차산업혁명과 평화번영의 시대를 이끌어 가도록 미래교육을 선도하겠습니다. 누구나 안심하고 교육 받을 권리를 누리도록 책임교육을 강화하며, 세종의 온 마을이 배움터가 되도록 마을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잘하는 교육정책과 아쉬운 점을 꼽아 달라.

혁신교육을 전국으로 펼치려는 노력, 고교까지 무상교육 확대, 민주적인 교과서 제도, 사립유치원 정상화 등 전반적인 교육정책은 매우 잘 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학입시 정책에서 이렇다할 변화를 이루지 못하고 있어 아쉽습니다.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전국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원인, 대책과 관련해 학력에 대한 개념정립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학력미달(저하)논란에 교육청 입장과 대응책은 무엇인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기초 역량에 대하여 학생들이 두루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생중심, 배움중심 수업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교사들의 업무를 경감하여 수업 역량 강화에 힘쓰고, 초등 저학년 교실에는 기초학력자원봉사자인 조이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반기부터는 협력 교사제 시범 운영도 계획 중입니다. 그리고 학습지원대상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위해 학교 안 '다중지원시스템' 구축과 '학교 밖 학습클리닉센터' 운영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최교진 교육감
최교진 교육감

▲당·정·청이 올해 설치를 추진하기로 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감께서 구상하시고 있는 바람직한 국가교육정책 논의 틀이 있다면.

교육정책을 긴 호흡으로 추진할 수 있는 국가교육위원회 설치에는 큰 틀에서 동의합니다만,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세밀하게 마련되어야 합니다. 국가교육정책은 그것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교육감들이 논의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자치는 늘 강조하지만, 학교자치와 학교자율은 갈 길이 멀다. 진정한 교육자치를 위한 학교자율화 확대, 학교자치 정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교육자치가 안되면 학교자치도 한계가 있습니다. 아직 교육부에서 많은 권한과 예산이 이양되지 못하였지만 우리 교육청은 학교 자율 실현을 위해 교육청의 정책사업을 대폭 정비하고 있습니다. 학교 단위를 위해 자율적으로 하고 있는 교육청 사업을 폐지 또는 이양하고, 학교의 업무를 덜어 내기 위한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교육청 등이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 등에 관해서는 홍보가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학교홍보는 잘 안 된다. 학교홍보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학생·학부모 기자단을 통해 학교소식을 적극 발굴하여 취재하고, 학교에서 홍보를 희망하는 아이템을 브리핑, 보도자료, SNS(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여 홍보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전 교직원이 홍보주체라는 점과 학교홍보의 중요성과 필요성의 인식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수를 실시하겠습니다.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IB((Intenational Baccalareaute)의 국내 도입을 넘어 한글화를 추진 중인데, 찬반 논쟁이 뜨겁다. IB 안착을 위한 계획을 제시해 달라.

우리교육청은 IB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우리교육청은 IB의 무리한 도입 보다는 그동안 추진해온 혁신교육의 성과, 즉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자유학기제 확대, 캠퍼스형공동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등을 기반으로 한 미래지향적 혁신교육체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하지 않는 대표적인 특색 사업을 몇 가지만 소개해 달라.

캠퍼스형공동교육과정은 정부에서 혁신 사업의 우수 사례로 선정될 만큼 주목을 받고 있으며, 새로운 공교육의 모델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 최초로 공립 숲유치원을 여는 등 아이다움 유아교육도 세종교육의 자랑입니다. 고교무상교육도 우리 세종이 가장 발 빠르게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