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5월15일 스승의 날을 맞는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교직은 내 숙명"이라고 말한다. 40여 년 오로지 교직생활에 전념했다. 그런 이유로 누구보다 교육현장을 잘 일고 있는 교육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38년의 역사가 있는 스승의 날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스승의 날 존폐 논란에 선을 그었다.

임 교육감은 교사들의 가장 큰 고충, 불만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에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학교업무정상화'라고 했다. 그는 교사가 아이들 가르치는 본업에 충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학교업무정상화'를 지속해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또 임 교육감은 "학교의 자율경영 체제를 지속적으로 보장할 것"이며 "경북형 혁신학교인 경북미래학교 운영을 통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미래 역량을 키워주고 공교육의 신뢰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초등 3학년에서 고교 1학년까지 실시하던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초등 1~2학년까지 확대해 부진 영역을 조기에 진단해 처방하고 지도하고, 100개 초등학교에 ‘1수업 2교사제’를 도입해 기초학력 정착의 주요 시기인 저학년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학습 결손을 조기에 예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소규모학교가 많은 경북지역의 특성상 획일적이고 일률적 학교통폐합 보다는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로 전환해 학교를 살리고 지역사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임종식 경북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스승의 날 축하드린다. 스승의 날을 맞은 소감은?

어설픈 새내기 교사 시절부터 교직은 내 숙명이었다. 아이들 때문에 때로 힘도 들었고 때로 아프기도 했지만 그 아이들 때문에 내 것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는 계기도 되었다. 그 아이들로 행복했던 나의 40여년의 교직생활은 선물이었다.

▲스승의 날 폐지 또는 다른 날로 옮기자는 주장에 대한 견해는?

나날이 심각해져 가고 있는 교권침해 발생과 교권존중의 사회적 풍토가 조성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스승의 날은 제정 취지가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고 현장에서 묵묵히 사명을 다하시는 선생님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제정된 날인만큼 기념일로서의 의미가 충분히 있다. 교육이 국가의 미래와 명운을 좌우하는 일인 만큼 스승 존경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대단히 중요하다고 본다.

▲‘교권추락’ 우려가 많다. ‘교권추락’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나. 교권보호? 스승존중 풍토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을 소개해 달라.

급변하는 교육환경의 변화로 교사에 대한 학생, 학부모의 인식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본다. 교권존중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 정상화가 출발점이다. 교사의 권위는 수업에서 나온다. 이를 위해 교사들이 잡무로 부터 해방되고, 수업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교육여건을 만들어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교사 스스로 만족감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북은 교권보호를 위해 교원치유지원센터를 설치하여 심리상담과 치료지원, 교원 회복력 지원을 위한 힐링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도내 4개 권역(포항, 구미, 경산, 안동)에 행복학교거점지원 센터에 변호사를 배치하여 법률적 지원도 하고 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공동체, 사회, 국가 등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교육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본다.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핵심 가치인 교육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선생님들의 참여와 역할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의 중심축인 선생님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스승을 존경하고 존중하는 교육 풍토 조성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다. 행복한 선생님이 행복한 아이들을 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가 끝난 지 벌써 1년이 다가온다. 1년을 지낸 소회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앞으로의 할 일을 더 많이 생각하게 하는 1년이었다. 그동안 학생 안전과 교육복지 정책 확대·강화, 미래 교육 실현을 위한 정책 추진, 학교 자율경영 체제 보장 등 경북 교육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 왔다. 교육은 시행착오가 되어서는 안 되므로 ‘기다리는 따뜻한 경북교육’의 철학처럼 서두르지 않고 변화와 혁신을 향해 앞으로도 착실하게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것은 무엇이고, 아쉬움이 큰 것은 무엇인가.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사업은 학교업무정상화다. 선생님들의 업무지원을 위해 표준 업무 매뉴얼을 개발했고, 행사나 의전 간소화 지침도 마련했다. 그리고 교원의무 연수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각종 교육정책사업 정비와 교육사업 공모 방식도 변경했다.

아쉬운 점은 우리 아이들에게 삶의 힘을 키워주고 미래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교육가족은 물론이고 지자체, 도의회, 지역사회가 적극적으로 합심하고 협력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노력들이 미흡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3년 가장 중점으로 추진할 사항을 몇 가지만 꼽아 달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해서 융합교육을 강화하려고 한다. 수학문화관과 수학체험센터를 구축하여 체험하고 즐기는 수학교육으로 수학에 대한 자신감을 높여주겠다. 탐구 중심 과학교육으로 문제해결력을 높여주고, 소프트웨어교육과 메이커교육으로 융합적 사고력을 향상시키겠다. 학교폭력 사안과 교권침해에 대한 전문적 지원을 강화하겠다. 또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급식과 무상교육을 확대하여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겠다. 특수교육 맞춤형지원강화와 다문화 학생 통합지원을 통해 모두를 존중하는 교육을 실현하겠다.

마지막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학교환경을 조성하겠다. 공기청정기 보급, 학교 공간 혁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 또 참여와 협력의 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지자체, 지역사회와 경북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겠다.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전국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원인, 대책과 관련해 학력에 대한 개념정립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학력미달(저하) 논란에 교육청 입장과 대응책은 무엇인가.

학력저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초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학습부진 초기 단계에서 학생들을 충분히 지원하여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저학년을 집중 지원하려 한다.

그 외에도 기초학력 3단계 안전망을 내실 있게 운영하여 기초학력을 다지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단계별 안전망은 경미한 학습부진 학생은 정규수업 내 즉각적 지도로 결손을 예방하고, 수업 시간 내 극복 되지 않는 학습부진 학생은 두드림 학교 등과 같은 다중지원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하려 한다. 그리고 복합적 요인을 가진 학습부진학생은 학습종합클리닉센터 등을 활용해 전문적 진단과 지원을 동시에 추진하려 한다.

▲교육자치는 늘 강조하지만, 학교자치와 학교자율은 갈 길이 멀다. 진정한 교육자치를 위한 학교자율화 확대, 학교자치 정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올해 3월 학생생활과에 민주시민교육담당을 신설, 학교(학생)자치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학생 참여 교육정책 수립을 위한 학생회와 지역별 학생회를 운영하고 있고, 공약 이행과 학생 제안 아이디어 실현을 위한 학생참여 예산제 운영, 토론 학교문화 조성을 위해 학생회 전용공간 구축 사업 지원을 통해 학교(학생)자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부, 교육청 등이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 등에 관해서는 홍보가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학교홍보는 잘 안 된다. 학교홍보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파급력이 가장 큰 홍보 매체는 언론이라고 본다. 그래서 단위학교에서 추진하는 사업들, 좋은 성과, 우수 사례에 대한 보도 자료를 만들어 언론 배포하고 있다.

올해는 언론 홍보 활성화를 위해 경북 도내 초중고 1000여개 학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공보 컨설팅을 통해 보도자료 작성 방법을 교육할 계획이다. 단위학교 홍보업무담당자들의 보도자료 작성 역량을 강화시키기 위해 마련된 계획이다.

학부모기자단도 운영하고 있다. 기자단은 특색 있는 학교나 학생들을 찾아가 현장 취재를 하고, 취재 내용을 언론에 배포하거나 교육뉴스로 제작하여 SNS 등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

또 홍보블로그 ‘맛쿨멋쿨’도 운영하고 있다. 맛쿨은 ‘맛있는 학교이야기’, 멋쿨은 ‘멋있는 학교이야기’의 약칭이다. 이 블로그엔 언론에 보도된, 학부모기자단이 취재한 단위학교 현장소식들이 담겨져 있다. 그리고 교육청 소식뿐만 아니라 단위학교에서 추진하고 하고 있는 각종 행사, 여러 사업들에 대한 소식도 함께 담고 있다.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국내 도입을 넘어 한글화를 추진 중인데, 찬반 논쟁이 뜨겁다. IB 도입에 대한 입장이 있다면.

대구, 제주교육청이 최근 IB교육과정 도입을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교육과정 도입도 좋지만, 국가 수준의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현장 정착이 선행된 후에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초등 1학년 1학기를 ‘놀이수업 학기제’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놀이수업 학기제는 전국최초인데 소개해 달라. 최근 기초학력 저하 문제로 인해 초등 저학년에서의 학습이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데 놀이수업 학기제로 기초학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놀이수업 학기제는 놀이 중심의 유치원 누리과정과 연계해 1학년 1학기 동안 학습 주제와 내용을 놀이 형태로 더 많이 전환해 학습 부담을 줄이고, 즐겁고 재미있게 수업을 하며, 학교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도록 돕는 정책이다. 이를 위해 도내 초등 1학년 모든 학급에 운영비 10만원과 놀이 교구 구입 예산을 지원하고, 수업 나누리 자료 공유 등을 통해 내실 있는 운영을 도모하고 있다.

놀면 집중하게 되고 스스로 하게 된다. 강의식 수업이 아니라 국어와 수학의 기초 원리를 놀이와 접목해 수업을 전개하면 학생들은 수업에 즐겁게 집중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스스로 학습 개념이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하지 않는 대표적인 특색 사업을 몇 가지만 소개해 달라

먼저 ‘시울림이 있는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시낭송을 통해 표현력과 예술적 감수성을 높이고 아름다운 심성을 가꿀 수 있도록 학기 당 1편 이상의 시를 암송하고, 시낭송 콘서트 등을 학교의 실정에 맞게 개최하는 것이다.

둘째, 도전! 성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급별로 인문, 예술, 체육, 봉사 4영역의 성취 목표를 설정하고 개인별 성취 목표에 따라 인증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성취감을 맛보게 하고, 이를 통해 바른 인성을 길러주고자 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