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교육감 인터뷰] 민병희 강원교육감 "스승의 날, 5월1일 노동절로 옮기자"
[스승의날 교육감 인터뷰] 민병희 강원교육감 "스승의 날, 5월1일 노동절로 옮기자"
  • 지성배 기자
  • 승인 2019.05.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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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원회 위상·역할 전면 재검토하라"
"고교 무상교육, 재정 마련되지 않아 아쉽다"
"기초학력미달 증가?...개념부터 명확히 정해야"
"진정한 교육자치는 예산 독립성 확보"
"전국 최초 공립형 대안고, 중학교 이어 올해 초등학교 설립"

[에듀인뉴스] 1963년 5월26일, 청소년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는 교권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해 스승의날을 지정했다. 스승의날은 이후 1965년에 5월15일로 날짜가 변경됐고 폐지를 거쳐 1982년 다시 부활됐다. 최근 스승의날을 두고 폐지 또는 명칭 변경 등 잡음이 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승의날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이에 <에듀인뉴스>는 제38회 스승의날을 맞아 시도 교육을 책임지는 전국 17개 시도교육감과 스승의날 관련 인터뷰를 했다. 아래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인터뷰 내용이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중학교 수학선생님, 교육운동 활동가, 교육위원, 그리고 세 번의 강원도교육감으로 오로지 교육 한 길을 쉼없이 걸어온 인물이다. 민 교육감에게 ‘교육’은 삶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내일을 사는 우리 아이들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앞으로도 정진해 나갈 것”이라며 “교단에 섰을 때의 그 첫마음을 가슴에 품고 대한민국 교육을 바꾸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민 교육감은 "스승의 날을 5월1일 노동절로 옮겨 숭고한 교육노동자로 이 날을 기리면 어떨까 싶냐"고 제안했다. ‘스승’이 사라진 시대를 살고 있는데 현실을 반영한 ‘교사’, ‘교육노동자’의 뜻매김이 들어갈 수 있는 날을 만들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정책과 관련해 민 교육감은 고교 무상교육정책을 시기를 앞당겨 실행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재정을 마련하지 않은 부분은 많이 아쉽다고 했다. 대입정책이나 유치원방과후 영어교육정책도 많이 아쉬운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또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증가한 것에 대해서는 기초학력에 대한 개념부터 명확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교육감은 교육자치, 학교자치에 대해 "자체 재원 없이 전액 국가의 교부금 재정에 의존하는 교육자치는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며 "교육예산을 지방교육청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교육자치가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정·청이 추진하는 국가교육위원회 방안에 대해서는 직설적인 비판도 마다하지 않았다. 민 교육감은 "교육현장의 전문가를 배제한 채 교육관료의 권한을 확대해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교육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전면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스승의 날 축하드린다. 스승의 날을 맞은 소감은?

스승의 날에 아이들이 달아주는 카네이션을 피하려고 숨던 생각이 난다. 어느 때부터 스승의 날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이 커졌다. 스승의 날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고민해야한다. 선생님들이 이 날을 불편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기억에 남는 은사님 또는 존경하는 스승이 계시다면?

존경하는 선생님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길 꿈꾼다. 나에게도 그런 분이 있다. 전기철 교장선생님이다. 이 분은 책임은 교장이, 공은 선생님들에게 돌리던 훌륭한 분이셨다.

▲스승의 날 폐지 또는 다른 날로 옮기자는 주장에 대한 견해는?

스승의 날을 5월1일 노동절로 옮겨 숭고한 교육노동자로 이 날을 기리면 어떨까 싶다. ‘스승’이 사라진 시대를 살고 있다. 현실을 반영한 ‘교사’, ‘교육노동자’의 뜻매김이 들어갈 수 있는 날을 만들면 좋겠다.

▲‘교권추락’ 우려가 많다. ‘교권추락’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나. 교권보호, 스승존중 풍토조성을 위해 추진하는 정책을 소개해 달라.

교권은 가르칠 권리다. 교사들에게 온전한 수업권과 평가권을 갖게 해야한다. ‘교원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하 교원지위법)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다. 교권침해에 대해 교육감의 고발 조치와 교육청의 법률지원단을 구성, 운영하게 되어있다. 법이 통과되기 전에 선거 때 이렇게 하겠다고 밝힌 내용이었다. 또한 강원도교육청은 교권피해교원의 심리적, 법률적 지원을 하기 위해 교원치유센터 ‘모두힐’을 설립, 운영하여 전국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공동체, 사회, 국가 등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인류 역사가 생겨난 이래 시대를 밝히고 일깨움을 주는 스승은 있어왔다. 현대 학교제도가 생기면서 스승보다는 국가통제시스템 아래서 ‘교사’의 역할이 부각되었다. ‘스승’ 혹은 ‘교사’라는 말에 배어있는 뜻새김이 정리되어 운용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모두가 불편해하는 ‘스승의 날’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 서글픔을 느낀다. 배움과 가르침의 관계에서 사랑과 감사의 마음이 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국가가 나서 통제할 일은 아니다.

▲지난해 교육감 선거가 끝난 지 벌써 1년이 다가온다. 1년을 지낸 소회는?

작년 6월, 교육감 선거에 당선 되었다. 세 번째 당선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3선에 나오면서 교육공동체와 도민들께 드린 약속을 하나라도 빠뜨리지 않고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 온 1년이다. 아직 할 일이 많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한 것은 무엇이고, 아쉬움이 큰 것은 무엇인가.

고등학교 혁신이다. 그동안 초등학교, 중학교는 혁신학교, 수업과 평가 개선, 교원업무 경감을 통해 학교를 바꾸었다. 3선을 맞아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 고등학교 혁신이다. 현재 ‘강원행복고등학교’라는 이름으로 고등학교 혁신사업이 계획대로 잘 추진되고 있다.

사진제공=강원도교육청
(사진=강원도교육청)

▲앞으로 3년 가장 중점으로 추진할 사항을 몇 가지만 꼽아 달라.

유아교육 공공성 강화 정책이다. 공립유치원 취원율을 늘리고 혁신유치원을 지정해 우리 아이들이 유치원에서부터 행복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한글, 수학 책임교육에 이어 영어교육 책임제다. 튼튼한 기초학력 바탕위에서 미래를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주겠다. 민주시민교육이다. 우리 학생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고 실행하는 기회를 더 많이 주어 자기 삶의 주인으로 설 수 있게 도울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잘하는 교육정책과 아쉬운 점을 꼽아 달라.

이번에 고등학교 무상교육정책은 시기를 앞당겨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원칙적인 부분에 동의하지만 재정을 마련하지 않은 부분은 많이 아쉽다. 대입정책이나 유치원방과후 영어교육정책도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전국적으로 크게 증가했다. 원인, 대책과 관련해 학력에 대한 개념정립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의견부터 다양한 주장이 나온다. 학력미달(저하)논란에 교육청 입장과 대응책은 무엇인가.

실제로 기초학력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정립되지 않았다. 무엇을 기초학력이라 할 수 있는지 명백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초학력저하라는 말이 성립될 수는 없다. 우리 아이들이 살아가면서 가장 기초가 되는 학문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 바탕위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정·청이 올해 설치를 추진하기로 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육감께서 구상하시고 있는 바람직한 국가교육정책 논의 틀이 있다면.

정부는 교육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헌법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히면서 교육부는 고등교육, 평생교육, 직업교육을 담당하고 나머지 대부분 권한을 시도교육청과 헌법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로 넘기겠다고 했다.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교육현장 전문가를 배제한 채 교육관료의 권한을 확대해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국가교육위원회의 위상과 역할을 전면 재검토하길 바란다.

▲교육자치는 늘 강조하지만, 학교자치와 학교자율은 갈 길이 멀다. 진정한 교육자치를 위한 학교자율화 확대, 학교자치 정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교육청에서 학교자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민주적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지방교육 특수성을 살리기 위해서 시행하는 교육자치는 한계가 있다. 자체 재원 없이 전액 국가의 교부금 재정에 의존하는 교육자치는 반쪽짜리일 수밖에 없다. 교육예산을 지방교육청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교육자치가 완성될 수 있다.

▲교육부, 교육청 등이 추진하는 정책과 사업 등에 관해서는 홍보가 활성화되어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학교홍보는 잘 안 된다. 학교홍보 활성화 방안이 있다면.

학교 구성원들은 교육활동 전문가이다. 교육활동을 하기에도 학교는 늘 시간에 쫓긴다. 홍보담당자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홍보에 대한 인식도 크지 않다. 앞으로는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학생이 선택하는 구조로 확장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학교홍보에 대한 구성원들의 전면적인 인식 전환과 여유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이 IB((Intenational Baccalareaute)의 국내 도입을 넘어 한글화를 추진 중인데, 찬반 논쟁이 뜨겁다. IB 도입에 관한 강원도교육청의 입장을 제시해 달라.

강원도교육청은 IB 도입을 고려한 적이 없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은 우리가 처한 현실을 무시하고 해외의 다양한 수업사례를 들여와 유행처럼 한바탕 휩쓸고 나간 뒤에 남는 것이 없는, 혹은 실패한 정책들을 너무도 많이 양산해 왔다. 우리 교육현실에 맞는, 우리식의 교육방법을 구현해내는 일이 중요하다. 강원도교육청은 학교를 바꾸고 수업을 바꾸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정책들을 추진해오고 있다. 실제로 상당한 성과를 보고 있다. 모두를 위한 교육, 우리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돕는 강원교육정책들을 충실히 해나가겠다.

▲전국최초로 중학생 1, 2학년 1만여명을 대상으로 대안 수학 교과서 활용을 시작하기 위해 무상 보급했다. 강원도교육청은 수학책임교육 일환으로 수포자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연구·개발에 참여했다고 밝혔는데, 대안 교과서가 교과서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교과서의 어떤 점을 보완하고 강조했나. 앞으로 대안교과서 개발·보급 계획이 있다면 알려달라.

대안 수학교과서 ‘수학의 발견’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재미있는 수학’을 목표로 수학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수포자를 예방하기 위해 도교육청이 2년간 연구 개발에 참여했다. 실제로 수학대안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의 학력이 향상되었고 학생 만족도도 매우 높았다. 수학수업을 고민하는 교사들의 반응도 매우 좋다. 올해 도내 중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신청한 69개 학교에 1만 여권을 보급했다. 앞으로도 신청하는 학교에는 추가 보급할 계획이다.

▲다른 시도교육청에서 추진하지 않는 대표적인 특색 사업을 몇 가지만 소개해 달라

교육취약학생, 학교부적응 학생들의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다양한 대안교육을 희망하는 교육구성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국 최초로 공립형 대안 고등학교, 중학교에 이어 올해 초등학교를 설립한다. 초·중·고가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공교육 내 대안교육 과정을 완성한다는 의미다.

학교 간 벽을 허물고 지역사회가 함께 협력해 학생들에게 적성과 진로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강원행복고등학교’ 운영이다. 학교 간 공동 교육과정, 소인수선택교육과정, 대학연계 공동 교육과정, 온라인 쌍방향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학교에서 원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2의 고교평준화 정책이라 할 수 있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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