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동찬 전국중등교사노조 위원장

"법정기념일 스승의날, 민간기념일로 바꿔 달라"
"수능시험감독관에게 앉을 자리를 마련해 달라"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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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님, 안녕하세요? 한국 교육발전을 위해 항상 노력하시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님께 감사와 존경의 말씀 드립니다.

저는 서울 효문고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31년 교육경력의 평교사로서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 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열린 전국중등교사노동조합 및 교사노조연맹과 교육부 간 단체교섭 개회식에서 장관님을 뵌 적 있습니다. 5월15일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교육부 장관님께 평교사들의 소회와 2가지 제안 말씀을 전해 드리고자 서한 올립니다.

주지하시는 대로 스승의 날은 1963년 5월26일 청소년적십자중앙학생협의회가 교권존중과 스승 공경의 사회적 풍토를 조성해 교원의 사기진작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해 지정하였습니다. 스승의 날은 이후 1965년에 5월 15일로 날짜가 변경됐고 폐지를 거쳐 1982년 부활하였습니다.

최근 교사들이 스승의 날 폐지 서명운동을 벌일 정도로, 스승의 날은 교사들에게 마음이 불편하고 괴로운 날이 되어, 스승을 공경한다는 스승의 날 제정 취지가 무색해졌습니다.

스승의 날은 법정기념일이기 때문에 교사와 학생들이 학교에서 마지못해 행사를 치르는 고욕의 날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교육부 장관께 드리는 첫 번째 제안으로, 스승의 날을 법정기념일에서 제외하고 민간기념일로 전환해 스승의 날 본래 취지를 되살려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스승의 날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스승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시작한 날입니다. 많은 나라에서는 제자가 행사를 치르는 ‘스승의 날’이 아니라 ‘세계 교사의 날(10.5)’ 등 ‘교사의 날’을 제정하여 교사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위를 향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은 학부모나 제자가 부담을 져야하는 ‘스승의 날’보다는 정부가 교사의 전문성과 지위를 향상하기 위해 제정하는 ‘교사의 날’이 더 필요하고 반가운 날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제안으로, 교육부 장관께서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험감독관의 앉을 자리를 마련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국의 거의 모든 중고등학교 교사 차출되어 시험감독관으로 근무합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감독관 유의 사항’에 따르면, 감독관은 시험 당일 오전 7시 30분까지 배정된 시험장의 감독관 대기실에 도착하여 시험장 책임자로부터 감독관 근무 요령에 대한 교육을 받아야 하며, 1교시부터 5교시까지 5차시로 진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1차시만 제외하고 시험감독을 해야 합니다.

시험감독관으로 차출된 중등교사들은 거의 종일 긴장된 상태로 계속 서 있어야 합니다. 전국 대부분 중등교사가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교육부가 시험감독관의 앉을 자리를 마련하여 줄 것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께서 올해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험감독관의 앉을 자리 마련을 하여 주신다면 전국의 중등교사들에게 작지만 뜻깊은 스승의 날 선물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곽동찬 전국중등교사노조 위원장/ 서울 효문고 교사
곽동찬 전국중등교사노조 위원장/ 서울 효문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