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2019년 다문화 학생 수는 12만2212명. 학생 수가 줄고 있는 반면 다문화 학생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다문화 교육의 정의 및 내용에 대한 구체적 합의와 법령체계는 미흡한 상황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문화가 공존할 때 창의적 문명의 꽃이 피어나고, 문화 인류학과 다문화에 대한 폭넓은 인식을 갖춘 사람이 미래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방탄소년단(BTS) 노래에 민속춤이 어우러지듯 다문화는 함께 공존하고, 어우러짐으로써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밑바탕이 된다. <에듀인뉴스>는 우리가 지나쳤던 다양한 문화를 다문화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의 글을 통해 폭넓은 다문화 인식은 물론 다문화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도 제공하고자 한다. 

사진=YTN 캡처
사진=YTN 캡처

[에듀인뉴스] 앞서 4회에서 밝힌 것처럼 한국인은 유전적 형질이나 생리적 형질로 볼 때 하나의 혈통이 아니라 대륙과 해양, 남방과 북방에서 한반도로 이주한 이주민 집단이다. 

그럼에도 하나의 민족이라는 동질성을 갖게 된 것은 오랜 세월동안 공동 주거지를 갖고, 언어와 문화적 소통을 통해 동질성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지역에 오랫동안 함께 거주했어도 동질의 민족의식을 갖지 않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면 스페인의 바로셀로나 지역이 그 예이다. 심지어 그들은 언어도 다르고, 민족도 다르다며 스페인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요구하는 독립투표까지 감행했다. 그 외에 발칸반도에서 처럼 같은 지역에서 끊임없이 종족적이며 민족적 갈등을 지속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많다. 

한반도에서도 황해도 이북 지방과 삼남지방(충청, 경상, 전라)은 성향도 많이 다르다. 삼국시대는 물론 조선시대를 제외하곤 남북이 하나의 국가로 형성되어 존재했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또 지역 갈등으로 본다면 영호남, 충청지역의 갈등은 다른 나라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 

​심지어 <삼국사기> 김춘추전을 보면, 김춘추가 고구려에 구원병을 요청하러 갔다가 구금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서로 말이 달라 통역을 통해 소통을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또 내부에서 노예와 평민, 양반으로 나뉘어진 계급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이 희박했기에 가능했던 제도라는 분석도 있다.  

그렇다면, '하나의 민족' '한겨레'라는 강고한 의식이 형성된 이유는 무엇일까? 

일차적으로 외래 침략에 대응하면서 형성된 것 같다. 즉, 단군의 이야기가 나오게 된 배경은 '몽골침략과 지배'라는 민족적 수난기였다. 다시말해 '항복'이라는 국가적 수치심이 극에 달했을 때, 자긍심을 고취코자 국조 단군이야기가 나오게 된 것이다. 

또 임진왜란, 병자호란을 거치며 강조되다가 일제시대에 접어들고 망국이라는 아픔을 겪으며 강고해졌다. 즉 우리를 가리켜 '조선민족'이라는 단어를 처음 쓴 사람도 춘원 이광수였다. 그가 2.8 독립선언문을 작성할 즈음 일본에 대항해 처음으로 '조선민족'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이다. 당시는 세계적으로는 '민족자결주의' 열풍이 불고 있었고, 그 흐름 속에 조선의 독립을 쟁취하려고 하다보니, '민족'의 문제는 독립운동의 핵심적 요체가 아닐 수 없었다.

​따라서 단일민족이라는 의식은 근대 이전에는 조금씩 존재하긴 했으나,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구한말 서구 열강의 침략과 일제의 지배와 독립운동이라는 역사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거기에 분단과 통일이라는 강한 집착과 명분으로 '단일민족의식'이 어느나라 보다 강하게 형성되어 있는 셈이다. 

​이는 베트남도 비슷하다. 즉, 북베트남 중심의 베트남이 중부의 참파왕국, 남쪽의 크메르지역까지 통합하며 '베트남'이라는 정체성이 확고하게 형성된 것은 프랑스치하와 일본 치하를 거치는 독립운동과 전쟁, 그리고 통일전쟁의 과정에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우리가 여러갈래에서 끊임없이 이주해온 이주민들임에도 지금과 같은 강고한 '단일 민족 의식'을 갖추게 된 것은 공통의 공간에서 오랫동안 하나의 언어와 문화를 가지고 소통해왔고, 외래 침략에 맞서 백성의 의식을 통합하고, 하나의 정체성으로 단결을 고취시켜왔던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한국인의 '하나의 민족의식'은 유전·생리적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라, 문화·역사적 과정을 통해 형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는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 홍보국장, 민관협력포럼 창립 및 운영위원을 거쳐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을 지냈으며 총리실 산하 재한외국인정책위원회 실무위원, 교육과학기술부 다문화 교육정책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김&nbsp;대표는 다문화 자녀의 자존감을 세워주고자 2008년 한국다문화센터와 국내 최초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레인보우 합창단은 G20정상회담 특별만찬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 공연 등 대한민국 대표 어린이 합창단으로 활동 중이다.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는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 홍보국장, 민관협력포럼 창립 및 운영위원을 거쳐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을 지냈으며 총리실 산하 재한외국인정책위원회 실무위원, 교육과학기술부 다문화 교육정책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다문화 자녀의 자존감을 세워주고자 2008년 한국다문화센터와 국내 최초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레인보우 합창단은 G20정상회담 특별만찬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 공연 등 대한민국 대표 어린이 합창단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