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경남 "관심", 전남‧부산‧울산 "글쎄", 강원‧세종‧광주 "관심 없어"
충북 '미국 IB 운영교 방문 등 탐구 중...서울‧경기‧인천 "노 코멘트"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아시시 트리베디(Mr. Ashish Trivedi) IBO(Intenational Baccalareaute Organization) 본부장과 강은희 대구교육감,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IB(Intenational Baccalareaute) 한국어화 추진 확정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지성배 기자)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아시시 트리베디(Mr. Ashish Trivedi) IBO(International Baccalareaute Organization) 본부장과 강은희 대구교육감, 이석문 제주교육감은 IB(Intenational Baccalareaute) 한국어화 추진 확정 기자회견을 가졌다.(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지난달 17일 대구·제주교육청의 IBO(International Baccalareaute Organization)와 IB 한글어화 추진 발표 이후, 교육계가 술렁이고 있다. IB 도입을 찬성하는 측은 평가 시스템의 공정성을 확보해 교육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반면 반대하는 측은 그간 혁신을 시도한 국내 수업 방법과 평가 시스템의 안착 및 내부적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에듀인뉴스>가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 시도교육감 인터뷰를 실시하면서, 시도별 IB 도입 검토 여부 등 평가제도 개선에 대한 입장을 확인해 본 결과 대구와 제주 외에도 경북과 경남, 충북 등에서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 부산, 울산 등은 "아직은 시기 상조" 또는 "교수평 일체화 등 평가 안정화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강원, 세종, 광주교육청은 "관심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서울·경기·인천은 답변하지 않았다. 충북은 현재 교육감이 미국의 운영교 탐방에 나서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전, 충남, 전북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제주 대구교육청 IB 계약, 어디까지 진행됐나...6~7월경 협약

제주와 대구의 지난달 발표는 IB 도입이 아닌 IB 한글어화에 대한 협약 추진이 주 내용이었다. IBO는 통상 단위학교와 IB 프로그램 도입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다. 세계 모든 국가에서 단위학교의 의지에 따라 IBO와 직접 계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 IB 도입을 국가적으로 정책화해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현재는 IBO와 단독으로 경기외고에서 프로그램 도입 계약을 맺고, IB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와 제주교육청은 IBO와 한글화 협약 체결을 오는 6~7월경에 실시할 예정이다. 양 교육청은 또 다른 교육청이 도입에 관심을 보일 경우 함께 할 뜻이 있음을 전하기도 했다. 현재는 업무 협약(MOU) 체결을 위한 문구 조정 중이다.

IB 교육과정 도입에 1개교만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진 제주교육청 이재영 장학사는 “오는 6~7월 제주형자율학교인 디혼디배움학교 신청 시 IB 도입 학교 신청도 함께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형 자율학교의 경우 교육과정의 50% 이상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어, IB 교육과정 도입이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이 장학사는 “관심학교 운영 기간을 최대한 짧게 가져가 빠른 시일 내 후보학교가 될 수 있도록 IBO와 조율하고 있다”며 "IBO와의 MOU는 당초 5월 초 체결 예정이었으나, 세부 문구 등 조율이 필요해 5월 말께 성사될 것 같다"고 전했다.

(좌)임종식 경북교육감과 (우)박종훈 경남교육감
(좌)임종식 경북교육감과 (우)박종훈 경남교육감

경북, 경남교육청...“IB 교육과정 도입 관심 있다”

경북교육청은 올해부터 ‘IB형 교육과정 추진단’을 구성해 ‘IB형 수업과 평가 방법’을 현장에 도입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6월 말 IB 교육과정에 관심을 보이는 초중등교사연구회를 신청 받고, 교육청 추진단 구성도 완료할 예정이다.

차유경 경북교육청 장학사는 “현재 4개 교사연구회가 IB 교육과정 연구에 참여를 신청했다”며 “올해 말 연구결과 발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라 내년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경북은 IBDP를 운영하는 경기외고와 대구교육청과 같이 학급 단위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는 단위 학교 전체에 IB를 도입할 예정이다.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교육연구정보원을 통해 관련 연구를 마쳤다. 박종훈 교육감은 “연구를 통해 IB의 과정중심 평가방법 도입과 사고 중심 평가 문항지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는 결과를 얻었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재 과정중심평가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래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해 교실수업 개선을 통한 평가와 기록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검토를 통해 IB의 국제수준 교육과정 부분적 도입과 활용 방법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좌)장석웅 전남교육감, (중)김석준 부산교육감, (우)노옥희 울산교육감
(좌)장석웅 전남교육감, (중)김석준 부산교육감, (우)노옥희 울산교육감

전남·부산·울산교육청...IB “좋지만 도입은 글쎄”

전남과 부산, 울산은 IB 교육과정의 취지와 필요성, 효과는 인정하면서도 도입에는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산은 이미 지난해 부산시교육연구정보원을 통해 ‘미래역량 강화를 위한 IB 교육과정의 부산교육 적용 방안(연구책임자 류영규)’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업·수험료가 비쌈에 따라 부모 소득 높은 가정의 학업적 동기와 학문적 소양이 잘 갖추어진 학생들에게 접근이 유리한 점, 영미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한 학업 성취도가 높은 학생에 지원 쏠림 등을 우려했다.

IB 학생 간 강한 유대와 공동체 의식 형성, 교사간 협력 증진 등은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학교 내 IB 학급을 따로 운영한 캐나다 및 미국의 일부 공립학교의 경우 학생들의 계층 고착화, 교사 간 경쟁 및 갈등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있다. 또 과다한 학습량, 빠른 진도는 학생들에게 스트레스와 심리적 압박 가중 문제도 있다고 짚었다.

반면 자기 관리 기술 및 메타인지 기술을 발전시켜 학습 자주성과 헌신 및 책임감 수준이 높고 상대적으로 높은 동기부여, 자신감으로 스트레스에 더 잘 대처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석준 부산교육감은 “연구에서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며 “도입을 위해 공청회 등 다양한 의견 수렴과 공론화 과정, 시범학교 운영이나 전문가 연구 등을 선행할 필요가 있다”고 입장을 유보했다.

전남 역시 토론중심 수업, 논‧서술형평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 평가, 융합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기르는 평가 등 IB 교육과정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현장 교사들의 준비 부족, 사교육비 증가 등을 우려했다.

장석웅 교육감은 “당장 IB 교육과정을 도입하기보다는 2015개정 교육과정 취지에 맞춰 토론중심수업 확대, 과정중심평가 내실화, 논‧서술형평가 확대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울산도 전남과 비슷한 입장을 전했다. 노옥희 교육감은 “IB의 긍정적 측면과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있지만 국내 도입은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논술중심 서술형평가, 과정형평가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안 마련 등 현 교육과정을 다듬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좌)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중)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우)장휘국 광주시교육감
(왼쪽부터)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최교진 세종시교육감,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강원·세종·광주교육청...“관심 없다”

강원, 세종, 광주는 IB 도입 검토 및 계획이 없다고 했다.

특히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은 “지금까지 우리 교육이 처한 현실을 무시하고 해외의 다양한 수업사례를 들여와 실패한 정책이 너무도 많다”며 “우리 교육현실에 맞는, 우리식의 교육방법을 구현해내는 일이 중요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표명했다.

최교진 세종교육감 역시 “무리한 IB 도입보다는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의 일체화, 자유학기제 확대, 캠퍼스형공동교육과정과 고교학점제 등 그동안 추진해 온 혁신교육의 성과를 기반으로 한 미래지향적 혁신교육체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충북교육청...미국 공·사립 IB 운영교 탐방 중 

한편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15일 미래인재육성 학교 모델 창출의 일환으로 미국 방문 연수를 떠났다. 김 교육감은 IB 운영교인 ‘쉐이커 하이츠 스쿨(Shaker Height Schools)’과 ‘드와이트 스쿨(Dwight School)’을 방문, 공∙사립학교에서의 IB 교육이 운영 현황을 주의 깊게 살펴볼 계획이다. 방문 이후 충북교육청의 IB 도입 관련 입장이 어떻게 나올 지 주목된다.

서울·경기·인천교육청..."도입 여부 노 코멘트"

교육청 차원 IB 도입을 가장 먼저 연구한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IB 도입을 위한 임시기구(TFT)를 발족, 도입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인터뷰에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서울 외에도 경기, 인천의 경우 답변하지 않았다. 

◆ IB 교육과정과 평가, 어떻게 운영되나

IB 교육과정은 우리나라 초등교육에 해당하는 PYP, 중학교 수준의 MYP, 고등학교 수준의 DP로 나누어 운영한다.

부산시교육연구정보원의 2018년 연구 보고서 ‘미래역량 강화를 위한 IB 교육과정의 부산교육 적용 방안’은 PYP, MYP, DP 교육과정과 평가 방법의 핵심을 자세히 소개하고 있다.

초등 "교육과정 재구성 도음, 평가 목적은 피드백 제공" 

초등 PYP는 초학문적 학습 주제를 중심으로 학습을 위해 구조화된 탐구를 행동으로 실행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가 사는 시공간은 어디인가 ▲우리는 우리 자신을 어떻게 표현할까 ▲세상은 어떻게 돌아가는가의 큰 단원 속에서 개별 교과 영역을 넘나들며 중요 개념을 이해하고, 기술과 태도를 습득해 행동으로 실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보고서는 이 부분이 교육과정 재구성에 도움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또 PYP 평가의 주요 목적은 학습 과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평가의 독특성은 ‘전시회(Exhibition)’에 대한 강조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이 전시회는 단순 전시회를 떠나 실생활 이슈나 문제를 확인·조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을 포함해 협력·심층·초학문적 탐구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공동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중학 "국제적 감각 신장 자율적 학습 역량 목표, 학생 자기평가 참여" 

중학교 MYP는 국제화 사회에서 요구되는 지식, 태도, 기술 등을 함양해 국제적 감각을 신장하는 자율적 학습자가 될 있도록 교육과정을 구안 및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홀리스틱 학습, 문화 간 인식, 의사소통, 상호작용, 개인별 프로젝트 등 교수학습과정에서 통합을 강조한다.

MYP 평가는 학생들이 자기 평가에 참여하고 사고 전략과 프로세스 및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개방형 문제 해결 활동 및 조사, 조직 토론, 테스트 및 시험, 실습, 분석 및 반영이 포함된다.

고교 "학문 분야 연결, 자체체계 제공"...교사, 교육과정 해석·개발·평가 

고교 DP는 학문 기반 교육과정으로 각 학문 분야는 학생들이 이해하고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는 자체 체계를 제공해 본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학생들은 학문 분야를 연결해야 하며, 분리된 주제를 배우지 않는다고 소개한다.

DP 평가의 주요 목표는 교육과정 목표를 지원하고 적절한 학생 학습을 장려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평가 방법을 사용해 학생들에게 능력을 증명할 적절한 상황을 제공해야 한다. 이때 교사는 교육과정 해석·개발·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며, 학생들이 경험한 교육과정이 코스 목표, 목적 및 내용에 부합하고 현지 상황에 맞게 조정되도록 자신의 학습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