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호순 서울여대 명예교수

"역경과 고난 극복해야 행복이 온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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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만약 우리가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면, 과연 어느 누가 행복을 얻기 위해 노력하겠는가?’, ‘만약 우리가 원하는 대로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어느 누가 행복을 가치로운 것으로 여길 수 있겠는가?’ 등과 같은 질문을 통하여, 우리 삶의 대부분을 행복보다는 불행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더불어 대체로 사람들은 행복보다 불행을 더 많이 경험하면서 살고 있다는 점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행복은 결코 저절로, 마음대로, 영원히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어렵지 않게 깨닫도록 해준다. 그리고 이러한 경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불행을 더 겪지 않고 행복하기를 희망하는 것은 매우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게 한다.

그와 동시에 누구나 불행을 피하고자 노력해야 하며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해야만 한다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게 해 준다. 그러기에 마치 우리가 행복을 공기나 물과 같이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해도, 공기가 부족하여 고생해보거나 갈증이 심하여 고통을 당하거나 생명마저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경험해보지 않고서는, 마음대로 용이하게 행복을 추구할 수 없으며 행복의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을 것이라는 해답을 쉽사리 얻을 수는 없다는 성찰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시련, 역경, 고난, 고통 등을 경험해보고 그를 극복하거나 회피하고 예방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또는 불행도 삶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서는 결코 행복을 누리기 어렵다. 불행 없이는 행복을 추구하기 어렵다는 것 자체를 인정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행복을 얻으려면 인류가 습득한 삶의 지혜 얻어야"

그러기에 세간에서 언급하는 “불행을 없애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러나 무엇이 행복인지도 깨닫지 못하고 말았다”라는 격언이 떠오른다. 말하자면 숱한 불행을 경험하며 불행하게 사는 과정에서 불행을 감내하며 그를 극복하고 해결하기 위하여 꾸준한 노력을 하면 스스로 깨닫는 과정을 거쳐 비로소 행복을 찾는 길이 보이고, 불행과 함께 행복이 찾아온다는 점을 인정할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는 매일 살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고난이나 시련을 경험하면서 세상사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하게 되고,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는 진정한 성찰이 가능하게 된다는 선각자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그 보상으로 시련이나 역경에 대응할 수 있는 면역력을 갖게 되고, 나아가 그를 디딤돌 삼아 행복을 추구해 나갈 수 있는 추동력을 얻게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으려면 인류가 살아오면서 습득한, 동서고금을 초월하여 중요시했던 삶의 지혜를 얻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간단히 말해서, 오랫 동안 불행을 밑거름 삼아 행복을 찾아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닦게 되고, 다양한 불행을 통하여 얻게 되는 자강력(自彊力)은 결국 행복을 향하여 나갈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삶의 지혜를 공유하게 된 것도 조상들의 경험과 깨달음을 통해서 가능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우리가 삶의 현장에서 직면하는 여러 상황에서 불행과 행복을 분별할 수 있게 되고 불행을 예방하거나 대응할 수 있는 대응력을 길러 나갈 수 있게 되면 진정한 행복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아도 무방할 것이며, 그 행복지혜를 활용하여 진정성 있는 행복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가능하다.

그래서 스위스의 작가이며 정치가인 카알 힐티는 그의 ‘행복론’에서 “불행은 인간의 생활에는 언제나 수반되는 것이며, 역설적이지만 불행은 행복을 위해서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힐티에 의하면 우리가 수시로 경험하는 불행은 세 가지 목적(의미)을 지니고 있는데, 그 세 가지 단계는 ①벌 ②정화 ③자기 시련과 강화를 경험하도록 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한다. 즉, 대다수가 불행은 무조건 나쁜 것이라는 부정적인 편견 속에서 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불행을 통하여 자신의 잘못(실수, 자만, 편견, 무지, 나태 등으로 자초한 불행)에 대해 당연한 처벌을 받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자신의 정신상태를 정화하도록 자극하는 역할과 함께 스스로 유발한 시련을 인내로써 감수하고 극복하면 그로 인한 보상과 강화를 얻을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경험했던 불행에 대하여 무조건 잘못된 생각만을 가지고 부정적인 태도로 세상을 보지 말고, 오히려 불행을 밑거름 삼아 긍정적으로 반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계도해 주고 있는 것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와 유사한 입장에서 앙드레 콩트-스퐁빌은 “행복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정말로 불행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다. 반면에 불행을 경험해 본 사람은 행복 역시 존재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하며 불행이 있기에 행복도 있고, 불행과 행복이 함께 온다는 점을 우리에게 확실하게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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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한 명언, 지혜의 말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무조건 실패를 두려워하며 완벽한 행복을 추구하려는 마음가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면서 불행과 행복에 관한 비교적 편향된 생각을 하게 된 것으로 파악되며 동시에 그로부터 탈피하기 위하여 노력해 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관해서 오래전부터 전해지고 있는 명언이나 지혜의 말씀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리토스는 “소원이 모두 이루어지는 것은 결코 좋은 일만은 아니다. 질병이 있음으로써 건강의 소중함을 깨닫는 법이며, 악을 보면서 선의 가치를 깨닫고, 배고픔을 겪음으로써 포만감의 행복을 알게 되고, 고된 노동의 와중에 휴식의 가치를 알게 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프랑스의 사상가이며 작가인 프랑스와 볼테르는, “인간의 삶이 영원하지 못한 것이며···(중략)···인간은 눈앞의 욕구를 해소하고 만족시키는 데 집착하는 존재이기에 궁극적인 행복을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전제하며,“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지 행복을 소유할 수 없는 존재다”라고 단정한다.

행복과 불행의 속성과 인생 간의 관계를 러시아의 시인 막심 고리키의 “행복은 손에 쥐고 있을 때는 작아 보이지만 손에서 놓는 순간 그것이 얼마나 크고 소중했는지 깨닫게 된다”는 지적은 삶의 과정에서 항시 행복만 누릴 수 없기에 시련을 탈피하기 위하여 행복을 지속해서 추구할 수밖에 없는 인생의 본질을 파악하도록 계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독일 작가 괴테는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에는 고통도 있으리라! 행복도 있으리라! 어떠한 경우에도 인생에 완전한 만족이란 없다! 자기가 인정한 것을 힘차게 찾아 헤매는 하루하루가 인생인 것이다”라며 인생을 살면서 최선의 자세로 행복을 추구할 뿐 누구도 자기가 원하는 만큼 만족스럽게 행복을 소유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스위스의 경영인인 롤프 도벨리는 그의 저서 ‘불행 피하기 기술’에서, “고통 없는 완벽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지나친 이상주의에 불과하고, 성취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닫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라고 설파하고 있다.

또 도벨리는 “왜냐하면 행복은 불행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불행을 기반으로 얻어지는 보다 진화된 삶이고 거듭나는 삶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실패, 불쾌, 고통, 역경 등은 삶을 위해 모두가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며, 행복의 씨앗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행복한 삶은 고난이 없는 삶이 아니라 고난을 이겨내는 삶이다...(중략)...행복해지려면 이성을 길러서 자신의 의지와 정신력을 일깨워야 한다. 행복해지려면 행복을 낳는 일을 해야 한다”며 자신의 삶에서 깨달은 바를 특별하게 강조하고 있다.

이 명언들은 결국 “불행 없이는 행복도 없다”는 어느 로마인의 지혜로운 언급과도 일치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다시 말해서 불행을 경험해 보아야 행복의 진가를 알게 되는 경우를 포함해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는 쉽사리 행복을 획득하거나 누릴 수 없는 경우, 청소년들이 부모의 혜택으로 행복을 누리고 살았지만 그것이 행복인 줄을 모르다가 추후에 역경을 경험하고 나서야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깨닫는 경우, 예상치 않은 사고로 갑자기 불행해진 사람들의 경우, 부모나 보호자의 잘못이나, 사회나 타인들의 잘못으로 인하여 의도하지 않은 불행 속에 빠진 사람들의 경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이 불행을 경험하고 나서야 행복을 간절하게 추구하게 된다는 점을 기반으로 ‘인생의 참모습’을 무시한 채로 행복만을 추구할 수 없다는 점을 말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어려운 상황을 일생 경험했던 헬렌 켈러는 “행복한 삶은 고난이 없는 삶이 아니라 고난을 이겨내는 삶이다. 행복해지려면 이성을 길러서 자신의 의지와 정신력을 일깨워야 한다”라고 언명하며 “행복해지려면 행복을 낳는 일을 해야 한다”라고 알기 쉽게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덧붙여 켈러는 “행복은 삶의 정원에서 가장 느지막이 익는 열매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다른 모든 열매처럼 행복도 가꾸어야 한다”는 의미 있는 결론을 내리면서, 우리로 하여금 불행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원동력을 얻을 수 있고 나아가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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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바라보는 동·서양의 시선..."역경·고난 극복한 경험 필수"

고대 동양의 ‘고생을 해보지 않고는 큰 인물이 될 수 없다’는 금언과 함께 ‘위대한 인물·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저승(또는 지옥; 하데스)에 다녀와야 한다’는 그리스 사람들의 상식은 지금도 동서고금을 가리지 않고 통하는 보편적인 지혜로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자녀 양육과정에서 ‘젊어서는 고생을 사서라도 해야 한다’(역경을 경험해야 성장·성숙해질 수 있다는 사회적 관념의 표현)라는 격언이 진리처럼 통용되는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

누구나 역경을 극복하는 경험 없이는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을 발견하며 세상의 이치를 깨닫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자신을 다스리기 어렵고 삶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행복한 삶을 영위할 지혜와 능력을 습득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점은 우리 조상들이 오랫동안의 경험을 통하여 삶의 지혜로 깨닫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 확고한 입장을 취하는 불교에서는 ‘인생은 고통과 번민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행복을 얻기 위해서는 자신의 고통과 번민을 해소하기 위하여 지속해서 기도하고 명상하며 사랑을 베풀고 지혜를 학습해 나갈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자신의 고통과 번민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없이는 행복을 얻기 어렵다는 전제하에, 삶의 과정에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자기 자신을 다스려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 우리 삶의 본질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대 그리스의 작가 호머는 “행복은 소신 있는 생각과 자신의 정체성을 존중함으로써 맛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소신 있게 지켜간다 해도 그것이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자세는 슬픔과 불행으로부터 자신을 굳건하게 지킬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역경을 극복하고 불행을 예방하며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요구되는 삶의 자세에 대하여 필요한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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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의 책무...“청소년이 고난과 역경을 감내할 태도를 심어주는 것”

대부분 학생이 자신의 사소한 실수, 지나치게 감정에 좌우됨으로써 초래하는 시행착오, 여러 가지 어리석었던 판단이나 결정 등은 누구나 예외 없이 성장하면서 겪는 경험이기에, 아직은 미성숙하고 부족하였던 불완전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입장을 취하지 않으면 결코 행복을 추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할 수 있도록 부모세대가 도와야 한다. 즉 자신이 겪는 어려움이나 역경은 기성세대들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감내하고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성숙해지고 결국에는 그 안에 숨어있는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는 점도 인식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원대한 목적과 희망을 가지고 자신을 관대한 마음으로 대하는 태도를 갖도록 노력함으로써 더 바람직한 자아개념을 형성할 수 있으며 과거에 비하여 더 향상되고 발전된 자신을 발견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동시에, 고통과 고난을 극복해낼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할 수 있게 되면서 행복감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된다는 점을 학생들로 하여금 깨닫도록 해 주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평범한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비전을 실현하 위해서는 마땅히 고생을 감수해야 하며, 젊어서는 고생을 사서라도 해야 한다는 기백과 도전의식을 가지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정신자세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조언하고 안내하는 일도 요구된다.

정리하자면 청소년들로 하여금 여러 가지 고난과 역경도 의연하게 감수하는 태도를 갖도록 지도하고 그에 적절한 생활습관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성인세대의 책무로 여기면서, 학생들이 지속해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하여 노력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과정을 진지하게 경험해 보고 삶의 지혜를 습득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하는 학교문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말하자면 어떤 개인이든 항상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며, 뜻하는 바를 모두 성취하면서 살기는 매우 어렵다는 점을 진지하게 수용하면서, 오히려 시련이나 고통을 겪는 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인정하고, 그 시련이나 고통이 자신만이 겪는 것이 아니라 주위의 사람들 모두가 예외 없이 겪는 것이며 나아가 인류공통의 것임을 상기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그러한 시련이나 고통을 무난하게 극복하면 예전과는 다른 관점에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지혜를 얻게 되고 행복의 순간도 누릴 수 있다는 것을 가까운 친지들의 사례를 들어 인식하도록 교육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영국의 저널리스트인 올리버 버크먼이 그의 저서 ‘합리적인 행복’에서 언급한 말에도 경청할 필요가 있다.

과도하게 목표에만 매이지 않고 삶의 과정을 중시하는 경외심도 사랑, 기쁨, 분노, 두려움, 슬픔과 같은 인간의 기본적인 감정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으며...(중략)...긍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부정적인 감정까지도 수용하는 삶의 태도도 역시 필요하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