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만 바뀌면 교육이 달라질까요?
공간만 바뀌면 교육이 달라질까요?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5.17 10: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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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
‘숲속의 집’을 콘셉트로 디자인한 서울 동답초 1학년 교실의 모습. 복도 쪽 창틀을 넓게 제작해 점심 시간이면 배식대로 쓰고, 평소에는 아이들이 넓은 책상처럼 사용한다. 비밀의 집 같은 도서실과 다락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미세먼지에 대비해 천장에 환기 시설도 갖췄다. (사진=김범준 작가)
‘숲속의 집’을 콘셉트로 디자인한 서울 동답초 1학년 교실의 모습. 복도 쪽 창틀을 넓게 제작해 점심 시간이면 배식대로 쓰고, 평소에는 아이들이 넓은 책상처럼 사용한다. 비밀의 집 같은 도서실과 다락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미세먼지에 대비해 천장에 환기 시설도 갖췄다. (사진=김범준 작가)

[에듀인뉴스] 흔히 “19세기의 교실에서 20세기에 교육을 받은 교사가 21세기에 태어난 아이들을 가르친다”고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미래 학교는 현재의 모습과 달라질 것이라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과거의 형태로 사각형의 교실에서 아이들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칩니다. 우리는 이러한 교실의 모습을 공장형 형태(Factory model)라 부릅니다. 

공장형이 나타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사회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 인력이 많이 필요했고, 시골에 사는 젊은이들은 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이주하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시에 몰린 사람들을 교육할 필요가 있었고, 이때 많은 사람을 가장 효율적으로 교육을 시키기 위한 방법이 지금과 같은 형태의 교실에서 주입식으로 교육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리적 형태는 현대에 와서도 바뀌지 않고 여전히 비슷한 물리적 공간에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교육자들이 미래의 교육은 지금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습이 어떠한 형태로 나타날 지 명확하게 확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미래 학교 교실의 물리적 공간 형태가 어떻게 나타날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아보는 것은 물리적 공간의 혁신과 더불어 미래교육 모습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래교실의 물리적 모습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질 것입니다.

첫째, 개별화 원리가 강조된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모든 학생의 기초·기본교육을 가르치는데 중점을 두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모든 아이들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모든 것을 배우기 보다는 그 외적인 것에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교과지식을 교사가 가르친다 하더라도 학습자가 받아들이는 양상이 달라질 것이고 그에 따라 교사의 개별적 처치가 더욱 요구될 것입니다. 미래학교의 모습은 학습자의 흥미와 필요를 고려하여야 합니다. 이에 따라 교실공간을 언제든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인간에 의해서 체험되는 구체적인 삶이 이루어지고 있는 ‘삶의 공간’으로 인식해야 합니다.

We shape our buildings, and afterwards our building shape us
(우리는 건물을 만들었을 뿐이고, 이후에는 이 건물이 우리를 만들 것이다.)

1943년 영국 총리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이 국회의사당 재건을 앞두고 한말입니다. 건물, 즉 물리적 공간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이 한 문장에 모두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교육개발원(2017). EDUMAC 교육시설 해외연수 자료집.
한국교육개발원(2017). EDUMAC 교육시설 해외연수 자료집

위 사진의 'South Region Elementary School'은 주목할 만한 학교 건축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지역활성화의 촉매제가 되는 미국 초등학교입니다. 교실 공간이 교사의 가르침을 받는 수업 공간과 개별적 심화 및 보충의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개별화 공간이 철저하게 나누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럽게 개별화 원리에 따라 지도가 가능한 물리적 환경이라 볼 수 있습니다.

둘째, 협동이 강조된다. 미래에는 융합적 사고, 글로벌 인재가 요구되기 때문에 오히려 혼자 한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보다는 여러 분야에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 협력과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더 요구됩니다.

사진=heejinssam.blog.me
사진=heejinssam.blog.me

학습자들은 정해진 크기의 책상, 딱딱한 의자를 없애고 넓은 바닥에서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며 활동할 수 있다. 유연한 공간에서 학습자들은 최대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고, 서로의 꿈에 대해 알아가는 소통의 장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협동 능력을 교과 지식이 아닌 교수·학습 과정에서 기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극단적으로 어쩌면 고정된 형태의 교실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현대의 사람들은 디지털 노마드세대입니다. 디지털 노마드란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과 같은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장소에 상관하지 않고 여기저기 이동하며 업무를 보는 이를 일컫습니다. 일과 주거에 있어 유목민(nomad)처럼 자유롭게 이동하며 디지털 장비를 활용하여 정보를 끊임없이 활용하고 생산하면서 디지털 시대의 대표적인 인간유형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에게 과거와 같이 물리적으로 고정된 공간에서 시간과 장소가 정해진 수업을 모든 학습자가 함께 받는다는 것은 어쩌면 더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현대 사람들이 과거와 비교하여 까페를 단순히 음료를 마시기 위한 공간으로 생각하기보다는 도서관처럼 학습이나 일을 하기 위한 공간으로 인식하는 것에서 그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미 미네르바 스쿨, 에꼴 24 학교는 이미 물리적 공간을 극복해 온라인에서 수업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학교 형태의 물리적 변화는 있었지만, 학생의 너그러움 등은 상대적으로 등한시되었습니다. 정리해보면 이처럼 교실의 물리적 변화는 학생의 학습에 더해서 좀 더 고민하는 교사가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사항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진=구글 이미지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
박희진 전남 순천 부영초등교 교사이자 한국교원대학교 강사, 전남 학습자중심교육연구회 회장인 그는 교육부, 한국과학창의재단, 전라남도교육청 주관 정책연구 팀장을 역임했으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등 10회, 교육방법 현장연구 1등급 표창 등 7회를 수상했다. 현재 ‘모든 곳의 모든 학생을 위한 세계적 수준의 무상교육’을 꿈꾸며 교육 정보와 지식을 정기적 세미나와 블로그 ‘희진쌤의 지식창고(https://heejinssam.blog.me)’를 통해 나누고 있다. 저서로는 ‘미래교육 미래학교’, ‘학습자중심교육 진짜 공부를 하다’가 있다. heejinssam@hanmail.net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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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영 2019-05-21 15:55:31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서 공간을 혁신하는 것이 우선이 아니라 개별화 원리, 협동 강조 등 철학이 우선시 되어야 함을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글을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

김동근 2019-05-17 12:46:21
요즘 시도교육청에서 추구하는 공간혁신에 영감을 줄 것 같습니다. 또한 무조건 새로운 것이 최고가 아니라 현재의 것에 철학을 바탕으로 구상해야 한다는 것에 시사점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