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청년시점] 재정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文케어
[전지적청년시점] 재정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文케어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5.1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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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칼럼니스트

더 많은 보장 공언한 文케어..."생색은 정부가, 책임은 미래세대가"

[에듀인뉴스] 최근 교육, 일자리 등 청년의 삶과 밀접하게 연계된 사회문제들이 이슈로 대두되면서, 청년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자 사회활동 참여를 높여가고 있다. 20대 정치인의 탄생은 물론, 각종 사회활동단체의 대표를 청년이 직접 맡으며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청년들이 바라는 세상을 독자에게 알리고자 ‘전지적청년시점’을 연재한다.

대한민국 정부의 문케어 홍보 사이트 캡처.
대한민국 정부의 문케어 홍보 사이트 캡처.

일명 ‘문재인 케어’의 큰 그림이 그려졌다. 보건복지부는 5월 1일 '제1차 국민건강보험종합계획'을 확정하여 관보에 고시했고, 조만간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핵심은 건강보험으로 적용할 수 있는 범위를 확대함으로써, 보장률을 70% 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건강보험 문제는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지만, 오늘 우리의 삶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 복지 확대의 흐름 위에서 세대, 계층, 분야별 책임과 부담의 황금 균형을 찾아야 하는 문제이다. 文케어가 더 많은 보장을 공언한 만큼, 부담과 책임은 누가 가져가야 할지 면밀한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건강보험은 견고하게 잘 짜인 한국의 대표적인 정책 시스템이다. 질과 비용, 혜택 범위, 체계성 등 종합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본형식은 외국에서 들여왔지만, 현재는 선진국에서도 벤치마킹할 만큼 훌륭히 안착하였다.

文케어의 기조가 OECD 기준에 맞춰 가자는 것이지만, 도리어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의료보험은 더 심각한 진통을 겪는 중이다.

이들 나라에서 문제점을 알면서도 잘 고치지 못하고 있는 것을 보면 특히나 의료보험 문제는 균형감이 중요하고 늘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모든 나라와 사회에 통용될 수 있는 확실한 기준과 정답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각국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에 맞게 진화·발전시켜 가야 하는 문제이다.

재원조달 마련 없는 건강보험 혜택 확대..."생색은 정부가, 혜택은 현세대가, 책임은 미래세대가"

한국의 건강보험이 우수한 시스템이라고 해도, 조금만 잘못 운영하면 심각한 갈등과 진통이 일어날 수 있다. 전반적으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고 확대하는 작업은 앞으로도 필요하고,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보장성 강화와 항상 동면의 양면처럼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 재정 마련 방안이다.

文케어는 2023년 보장률 70%까지 확대는 분명히 제시하지만, 재정마련 방안은 분명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건강보험이 안고 있는 재정의 문제는 40년 이내에 기금이 고갈된다는 국민연금보다 오히려 더 긴급하고 민감한 문제일 수 있다. 적어도 국민연금은 본인이 납입한 금액을 되돌려 받는 시스템이라지만, 건강보험은 1년 단위로 매년 납입한 보험료를 매년 지출하는 시스템이다. 보험료 납입자는 줄어들고, 보험료 사용자는 늘어나는 상황은 갈수록 젊은 세대의 부담을 키울 수밖에 없다.

생색은 정부가, 혜택은 현세대가, 책임은 미래세대가 지게 만드는 꼴이다.

文케어가 아니어도 이미 건강보험 누적 적립금은 2025년이면 고갈 된다. 2018년 건강보험공단은 8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이미 진행 중인 文케어가 보장성을 강화하였으니, 이것은 착한 적자라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들도 입 모아 이야기하는 것이 문재인 정부 이후, 누적적립금까지 다 쓴 이후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지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보장성 강화를 피할 수 없다면 불편하지만 필요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건강보험료는 얼마나 올릴지. 환자의 본인부담금을 올릴지. 국고지원은 얼마나 확대해 갈지. 숙의의 과정, 사회적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의 그림이 완성될수록 미래세대는 복리로 부담 쌓여

우리는 저출산·고령화라는 흐름 위에서 수축사회로 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수축사회의 특징은 다툼이 많다는 것이다. 정부와 국정을 운영하는 이들이 우리가 가진 자본과 인프라를 잘 관리해야 수축사회를 잘 극복할 수 있다. 생산인구는 갈수록 줄고, 부양해야 하는 노인인구는 갈수록 늘어난다.

건강보험진료비의 연령별 비중(2017)을 보면 65세 이상 비중이 40%로 20대와 30대 합한 비율 13%의 3배가 넘는다. ‘노인의 약값은 청년의 호주머니에서 꺼내라’는 일부의 구호가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건강보험은 사회적 연대에 기반하고 있고 어느 정도 비용부담을 용인하고 있지만, 재정 마련 문제를 무시하고 간다면 이는 세대갈등의 핵심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세대를 강력히 대변할 세력도, 막을 장치도 없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저출산으로 청년과 청소년 인구는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젊은 유권자의 감소는 영향력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베이비부머 세대가 본격적으로 노인 그룹에 합류하며 고령층 유권자는 한층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서 필요한 것이 정부와 국정 운영세력의 균형 잡힌 리더십이다. 세대, 계층, 분야 사이에서 리더십의 균형점은 너무나 중요하다. 공동체의 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들에게 '무얼 더 해줄까?'만 고민하는 기성 정치인들에게 기대보다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다.

집권 3년 차, 문재인 정부가 그리는 이상적인 나라의 그림을 완성해갈수록 미래세대의 부담은 복리로 쌓여간다. 결국 文케어의 부담도 미래세대에게 넘기겠다는 것이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文케어가 미래세대에 부담 폭탄 패스트트랙이 되지 않으려면 속도 조절, 책임과 부담의 배분, 재정마련에 대한 숙의와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다.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칼럼니스트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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