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교육과정' 국내 도입 관련 기자회견 개최
"논술형 국가시험(KB) 전환 전제 IB 도입 필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8일 서울 용산구 대회의실에서 'IB 교육과정'의 국내 도입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논술형 국가시험(KB) 도입 없는 IB 교육과정 도입은 교육 양극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발표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8일 서울 용산구 단체 대회의실에서 'IB 교육과정'의 국내 도입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논술형 국가시험(KB) 도입 없는 IB 교육과정 도입은 교육 양극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발표했다.(사진=지성배 기자)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IB 도입은 새로운 교육 양극화를 가져올 것이다 정부 차원의 논술형 국가시험(KB) 도입 계획을 서둘러야 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28일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 대회의실에서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 바칼로레아) 도입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 차원에서 KB로의 도입 논의를 명확히 하지 않은 상황에서 IB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다만 “IB의 교육철학 자체 및 교육과정은 대체로 타당하다”며 “순기능 극대화를 위해 현 수능 체제를 해체하고 국가논술고사 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교육걱정은 앞서 4월11일과 18일, 5월2일 총3회에 걸쳐 IB 평가 토론회를 개최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IB 도입의 문제의식 타당성 △제도 도입 이전 필수 선결과제 4요소 점검 △교육과정의 적정성 △소요 재정 및 교원 연수의 적절성 △부작용 없는 현실 안착 가능성 △IB에서 KB로 전환 가능성 등 6가지 영역을 설정해 검토했다.

사교육걱정이 IB 교육과정을 위의 6개 영역, 29개 요소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좋음 10개, 보통 8개, 좋지 않음 11개로 평가했다. 교수학습방법, 대학입학제도 개선 가능성 등은 ‘좋음’, 영어 몰입교육 부담, 프로그램 관리자 양성 등 요소는 ‘좋지 않음’을 받았다.

발표에 나선 신동진 책임연구원은 “현재 수능 체제하에서 IB 도입 학교를 확산하는 것은 사교육 부담, 특권층 교육과정, 국적없는 교육과정 문제 시비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IB 시범 운영을 확대하려는 교육청이 늘고, IB를 적용하는 부유층 사립학교들이 늘며, 서울대 등이 IB 교육과정을 우대할 경우 새로운 양극화 문제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 연구원은 “도입 후 일시적으로 5700만원이 소요되고 매년 3400만원의 고정지출 비용이 발생한다”며 “총액은 혁신학교보다 적으나 혜택 대상 학생이 매우 협소해 학생 수 대비 지출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혀 IB를 도입하지 않은 학교에 대한 역차별을 문제 삼았다.

이 비용에는 IBO와 대구시교육청, 제주도교육청이 지난 4월17일 체결한 한글화에 대한 비용은 포함돼 있지 않아 도입을 위한 비용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IB 교육과정은 빛과 그림자가 명확하다”며 “정부와 교육청 차원에서 종합적인 IB 평가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B 도입을 법적으로 제재할 방법이 없어 개별 교육청 또는 단위학교별로 진행하는 IB 도입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

송인수 공동대표 역시 “IB 도입은 법적 테두리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국내 도입을 원천적으로 저지하기 어렵다”며 “정부가 분명한 입장을 내놓고 종합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은 IB 도입의 4대 선결 요소로 △입시 경쟁을 더 심화하지 않을 것 △사교육 부담을 더 늘리지 않을 것 △불필요한 학습 부담을 가중하지 않을 것 △특권학교 트랙이 되어 교육양극화를 심화하지 않을 것을 내세웠다.

또 IB 도입과 관련해서는 △IB 시범 운영이 논술형 국가시험(KB)으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이 가능한지 △특권학교 IB 도입만 열어주는 통로로 악용되는 것은 아닌지 △영어 몰입교육에 따른 고액 영어 사교육을 유발하지는 않는지 △국적 없는 교육과정이라는 비판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지 △꺼내는 교육이 가능한 교사의 역량 변화 가능성은 있는지 △사교육 문제 및 입시 경쟁 문제에서 자유로울지 등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공동대표는 “국가적으로 KB를 향한 거시적 관점에서 IB를 도입해 세부 내용을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수능체제를 해체하고 국가논술고사 체제로 전환해 초·중·고 교육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구교육청과 제주교육청은 지난 4월17일 IBO와의 IB 한글화 추진 확정 기자회견 이후 오는 6월~7월경 이뤄질 한글화 협약 체결을 준비 중이다. <에듀인뉴스> 취재 결과, 관심을 보인 경북교육청은 이미 지난해 교육연구정보원을 통해 관련 연구를 마친 상태다. 6월 말 IB 교육과정에 관심을 보이는 초중등교사연구회를 신청 받고, 교육청 추진단 구성도 완료할 예정이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지난 15일 미래인재육성 학교 모델 창출 일환으로 떠난 미국 연수에서 IB 운영교인 ‘쉐이커 하이츠 스쿨(Shaker Height Schools)’과 ‘드와이트 스쿨(Dwight School)’을 방문해 향후 어떤 입장을 밝힐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