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유 서울 청량초등교 교사

스트레스 감소, 운동량 증가 등 긍정적 부분 많아
안전 문제, 장소 확보 등 해결 과제도 산더미

김원유 서울 청량초 교사
김원유 서울 청량초 교사

[에듀인뉴스] 정부가 지난 23일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이 중에서 초등학교 저학년(1~2학년)은 쉬는 시간을 모아 30분 정도의 중간놀이시간을 확보해주는 정책이 눈에 띄었다.

학생들의 놀이시간을 확보해주는 정책은 이미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학교들을 대상으로 권장하던사업이기도 하고, 주변에 있는 혁신학교들에서 전학년을 대상으로 적용하는 경우도 보았기 때문에 새롭지는 않다. 본인이 근무하는 학교에서도 3년전 쯤부터 1교시가 끝나는 9시 50분부터 10시 10분까지 20분간 놀이시간을 운영하고 2~3교시는 블록타임을 운영하는 방법으로 저학년(1~2학년)을 대상으로 벌이고 있다.

스트레스 감소, 운동량 증가 등 장점 많아

놀이시간의 장점으로는 첫째, 아이들의 스트레스 감소를 들 수 있다. 점심식사를 끝마친 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학교 곳곳과 운동장으로 흩어진다. 몇몇은 무리 지어 교실에서 놀기도 하고 자신이 하고 싶었던 놀이를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한다. 학교에서 주어진 가장 학생 자율적이고 주체적인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놀이시간이 추가되면 학생들은 적어도 하루에 2번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생기는 것이다.

두 번째로 학생들의 운동량 증가와 비만율 감소를 들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했던 ‘2017 비만백서’에 따르면 소아청소년(만6세~18세) 비만율은 2013년 10%에서 2016년 13.3%로 높아졌고,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8학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통계 분석 결과’에서 초·중·고생 비만군 비율은 2014년 21.2%에 2018년 25%까지 높아졌다.

놀이시간을 통해 저학년때부터 오전 중에 활동하는 습관을 길러줌으로써 학생들의 비만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렸을 때부터 종일 학교와 학원의 책상에 앉혀놓고서 비만을 걱정하는 게 현실이다. 놀이시간은 학생들의 일일 평균 운동시간 증가에 도움을 줄 것이다.

신체활동실에서 즐겁게 뛰어 노는 서울 청량초 아이들.(사진제공=김원유 교사)
신체활동실에서 즐겁게 뛰어 노는 서울 청량초 아이들.(사진제공=김원유 교사)

안전문제, 장소 확보 등 어려움 존재

한편 우려되는 점을 생각해보면 첫 번째로 안전에 대한 문제를 들 수 있다. 놀이시간이 끝나면 학생들간의 크고 작은 다툼의 중재와 함께 적어도 한두 명씩은 꼭 다쳐서 보건실에 보내야 하는 일이 생긴다. 짧은 10분의 쉬는 시간 사이에도 다치는 아이들이 있는데 20~30분에 이르는 놀이시간에는 그야말로 아이들이 모든 에너지를 발산하기 때문에 그만큼 다칠 위험이 더 커진다.

그에 따르는 학부모님들의 민원은 교사에게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안전을 위해 학생들에게 교실 안에서 앉아서 하는 놀이에만 활동을 제한한다면 본래 취지가 퇴색될 수 있으니 난감한 부분이다.

두 번째로는 장소에 대한 걱정이다. 요즘 부쩍이나 심해진 미세먼지 때문에 학생들을 점심시간에도 밖에 내보내지 못하고 실내에 머물게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학교에는 실내체육관이 하나밖에 없다. 이 체육관에 여러 학년은커녕 여러 반의 학생들을 다 수용할 수도 없다. 미세먼지가 없다고 한들 운동장에 1~2학년 전체를 마음대로 나가게 두기도 걱정스럽다.

다만 앞으로 5년간 50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학교 내 공간을 아이들이 쉽게 활동하고 놀 수 있는 장소로 바꿔나간다고 하니 이 부분에서 기대를 조금 걸어봐야 하겠다. 교도소와 구조가 비슷하다고 하여 비판받는 학교의 구조가 놀이 공간혁신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필자는 그래도 부정적인 점에 대한 걱정보다는 학생의 행복을 위한다는 변화와 도전을 응원하고 싶다. 다만 학교 현장에서 마지막으로 걱정되는 점은 이러한 정책이 시행되면서 행정적 형식갖추기 부담이 커진다는 데 있다.

놀이시간 운영시간을 전수조사하거나 학교별 세부계획을 세우고 안전계획, 순찰계획 등을 추가하라는 등 매번 새로운 정책에 따르는 수많은 계획과 자료 요구들이 교사들 본연의 학습 활동을 방해하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