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그러면 가차(假借)없다'

[에듀인뉴스] 【하루한자】
  假 借
*거짓 가(人-11, 5급) 
*빌릴 차(人-10, 3급)

‘이런 끔찍스러운 일을 저질러 놓고 계집아이라 해서 가차 있을 줄 아느냐?' 박경리 ‘토지’의 ‘가차’는?

①假差 ②假借 ③暇借 ④暇差

假자는 ‘거짓’(falsehood)이란 뜻을 위한 글자인데 ‘사람 인’(人)이 의미요소로 쓰인 것을 보니 사람들 중에는 거짓된 사람도 있기 때문인 듯. 이 경우 叚(빌 가)는 발음요소인데, 이것의 의미인 ‘빌리다’(borrow)를 假자가 대신하기도 한다.

借자는 다른 사람에게 ‘빌리다’(borrow )는 뜻을 위한 것이었으니 ‘사람 인’(亻)이 의미요소로 쓰였고, 음 차이가 크지만 昔(석)이 발음요소였음은 唶(탄식할 차)도 마찬가지다. 

假借(가:차)는 ‘임시로[假] 빌림[借]’이 속뜻인데, ‘사정을 보아 줌’, 한자 육서(六書)의 하나로 ‘음이 똑같은 다른 글자를 빌려 쓰는 법’ 등을 이르기도 한다.

그런데 남이 잘난 것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면 소인배이다. 군자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들은 어떻게 할까? ‘여씨춘추’에 나오는 명언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배움에 능한 자는 남의 장점을 빌어서 자기의 단점을 메운다.’(善學者, 假人之長, 以補其短 - 呂氏春秋).

▶全廣鎭․성균관대 중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