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학력과 기초학력 개념 정립부터 해야"
[에듀인 현장]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학력과 기초학력 개념 정립부터 해야"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6.11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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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에듀인뉴스] 오는 13일 교육부는 표집 실시한 중3, 고2 대상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진행한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는 학생들의 학업성취 수준을 파악하여 학업성취도 향상을 지원하기 위한 평가다. 이 표집 평가는 예전 일제고사 또는 국가수라는 명칭으로 불렸다.

평가 교과는 국어, 수학, 영어로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응시한 학생에게는 ‘우수학력’, ‘보통학력’,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의 4단계 수준 중 자신의 평가 결과에 해당하는 성취수준이 개별적으로 통지될 예정이다.

이 결과를 통해 표집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점검하고, 학부모는 자녀 교육에 필요한 교육과 관련한 참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원래 표집평가의 목적은 교육과정 및 교수‧학습방법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기초자료를 마련하기 위해서 도입되었다. 2012년 이후 시험일은 6월로 변경되었고, 2013년부터 초등학생 대상 평가는 없어졌지만, 중‧고등학교는 아직도 시행 중이다. 2017년 이후로 일제고사는 폐지되고, 표집학교만 시행 중이다.

지금은 그러한 학교가 사라졌지만, 예전 일제고사 시절에는 학교별로 야간 보충수업 또는 자율학습 등으로 학생들의 수준을 높이고자 기출문제 풀이를 진행해 학생뿐만 아니라 기초학력을 끌어올리려는 교사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제고사로 인해 많은 교사가 해임, 전보, 감봉 조치를 당했다. 2008년 일제고사에 반대하는 학생들에 대해 시험을 치지 않게 한 교사 7명은 해임되었고, 2010년 전남교육청에서 일제고사에 반대하여 시험 감독을 거부한 교사는 섬 지역으로 강제 전보 조치되었다. 2011년 충북교육청에서 일제고사에 반대해 체험학습에 동참하여 연가를 낸 교사 4명은 감봉 조치를 당했다.

이처럼 끈질기게 일제고사를 반대했던 학생과 교사들은 왜 그랬을까? 뭐니 해도 이들은 경쟁위주, 한줄 세우기 교육, 사교육 유발 등의 병폐를 지적했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찬성하는 입장도 만만치않다. 변변한 전국단위 평가가 없는 시점에서 단위학교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만한 기준이나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매년, 교육부에서 전년도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발표하거나 금년도 학업성취도평가 표집 평가가 시행되는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기초학력’이다.

2018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교과별 성취수준 비율.(자료=교육부)
2018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 교과별 성취수준 비율.(자료=교육부)

실제 교육부가 올해 초 발표한 ‘2018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수학은 중학생 11.1%, 고등학생 10.4%가 최소한의 성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초학력 미달로 나타났으며, 국어는 중학생 4.4%, 고등학생 3.4%, 영어는 중학생 5.3%, 고등학생 6.2%가 기초학력에 미달했다.

교육부가 학업성취도 평가 때 함께 실시한 ‘학교생활 행복도 조사’에서 행복도가 ‘높음’이라고 응답한 중학생 비율이 2015년 54.6%에서 2018년 61.3%, 고등학생 비율은 2015년 47.3%에서 2018년 58.9%로 해마다 상승하고 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미달은 증가하고 있지만, 오히려 학교생활은 즐겁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공부 못하는 학생이 늘었지만, 학교생활은 행복하다는 것이다.

점점 ‘기초학력’이라는 개념에 대해 다양한 요소와 역량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금처럼 일제식이나 표집학교에 대한 평가로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것이 의미가 있느냐?”, “기초학력의 개념도 모호할 뿐만 아니라 전수조사가 아닌 표집조사 평가가 의미가 있느냐?”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교육부가 곽상도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학업성취도 평가자료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평가를 받은 혁신고교 학생비율은 11.9%로 전체 고교 평균인 4.5%보다 2배는 높게 나타나 학력 저하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혁신학교 성과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학교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 때 국어·수학·영어 3과목 성취도가 모두 일반학교 학생보다 낮았다. 하지만 중·고교를 거치며 학업성취도 향상을 보인 집단에서 혁신학교를 경험한 학생 비율이 일반학교 학생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혁신학교가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혁신학교는 ‘학생과 학부모 수업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였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학업 성취도가 낮다’는 비판도 함께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혁신학교 지정을 반대하는 학부모도 많다.

이제, ‘학력’과 ‘기초학력’의 정확한 정의를 공론화 과정을 거쳐 마련해야 한다. 학생들이 미래를 살아가는 능력인 핵심역량이 학력일 것이다. 새로 마련된 ‘학력’을 측정하는 기관은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학생들은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진단하고 확인하여 피드백을 받아야 성장할 수 있다. 일제식 또는 표집 방식이 아니더라도 단위학교에서 상시로 학생들을 위해 학력을 진단하고 보정하고 평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교육부, 교육청은 교육구성원인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일방적인 추종이나 도입은 오히려 학교민주주의를 저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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