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 경기 대부중학교 교사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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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인뉴스] 수습교사제에 대해 군불이 지펴지고 있다.

군불이란 음식을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방을 덥히려고 아궁이에 때는 불을 일컫는다.

지난해 11월 국가교육회의는 1년 단위 수습교사제를 제안하였으며, 지난해 12월 연구책임자 박수정(충남대 교수)은 ‘수습교사제 도입 및 운영 방안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수습교사제를 운용하지 않는 국가의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수습교사제는 교원인사에 있어서 중요하다”며 “기본적인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수습교사제는 1998년에 대전에서 6개월간 실시된 것 외에는 시행된 바 없다”고 분석했다.

적은 표본, 당사자 설문 제외..."서울시교육청 연구 보고서 통계 오류"

박 교수 연구팀이 수습교사제 도입 관련 교사, 교장, 교감 등 총 5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찬성(찬성, 매우찬성) 60.1%, 도입 반대(반대, 매우반대) 20.9%로 나타나 수습교사제 도입 찬성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연구팀의 유효한 설문 응답자(506명/100%) 분포를 살펴보면, 교사(247명/48.8%), 부장교사(116명/22.9%), 교장‧교감(28명/5.5%), 수석교사(5명/1.0%), 교육전문직원(52명/10.3%), 교육행정직원(58명/11.5%)이다.

위 연구팀의 설문조사는 정작 수습교사제의 직격탄을 맞는 예비 교사들인 교대생, 사범대생, 기간제 교사들의 의견 수렴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비당사자일 수 있는 현직 교원들을 대상으로만 진행한 허점이 있다.

이 허점으로 인해 심각한 통계 오류가 발생한다. 혹시라도, 당사자의 설문조사가 포함되었더라면 신뢰도가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예를 들어,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농구선수, 배구선수, 야구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응답 결과가 과연 한국축구 발전을 위한 설문조사인가 반문해보고 싶다.

통계는 우리가 미래를 예측하는 대표적인 증거나 근거로 활용된다. 통계란 객관적이고 다양할수록 판단이나 예측이 정확해진다. 하지만, 통계나 숫자에는 허점이나 오류가 많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잘못된 표본(일명 샘플)은 통계 의미를 엉뚱한 방향으로 변질시키기 때문이다.

수습교사제 도입의 당사자(예비교사)와 비당사자(현직교원)의 비교통계 기준이 동일해야 객관적이고 공정한 통계 비교가 가능하다. 물론, 여기서 통계 집단의 크기가 매우 중요하다. 500여명의 표본은 모집단을 대표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표본 집단으로 이해된다. 현실적으로 비용과 시간의 한계 때문에 전수조사보다 표본조사 방식으로 통계를 작성하지만, 이때 표본(샘플)은 모집단을 대표해야 한다.

통계의 오류와 허점을 최소한 하려면, 무엇보다 표본의 크기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커야하며, 비교하는 기준을 동일하게 설계해 진행해야 한다. 2018년 12월에 보고된 ‘수습교사제 도입 및 운영 방안 연구’ 보고서는 이런 면에서 통계의 오류와 허점을 노출했다.

‘신규교사의 3분의 1이 적응을 못 한다’라는 통계조사가 있다고 하자. 숫자로는 상당히 많은 신규교사가 적응을 못 하는 것과 같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 학교 신규교사 3명 중 1명만이 적응을 못 한 것이었다. 이는 표본이 너무 작아서 모집단을 대표하지 못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수습교사제 도입의 60%가 찬성한다는 통계조사는 정작 당사자 제외, 적은 표본으로 인해 예비교사의 생각을 대변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연구보고서의 모든 것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국가 차원의 문제 제기 및 담론 형성 필요, 충분한 정책 검토, 연구, 여론 수렴을 통한 도입 방안 및 시기 조정 등 연구보고서가 제언한 내용은 훌륭하다.

수습교사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찬반이 팽팽하다. 신규교사가 담임 등 기피업무를 맡지 않아야 한다는 보호논리부터, 신규교사라도 경력교사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반대논리, 신규교사가 적응하는 데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찬성논리 등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해당사자가 참여하는 통계조사가 필요하며, 조사를 통해 확인된 내용을 공론화하는 것이다.

우리는 설익은 정책 추진으로 현장이 고통을 호소하는 사례를 봐왔다. 수습교사제는 교원양성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교대, 사범대 재학생을 고려하여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직교사 중 부적격 교사를 재교육하거나 퇴로를 모색하는 방안도 병행해야 한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