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 교육청 중 유일 '80점' 커트라인 전북교육청, 나머지는 '70점'
70점 후반대 상산고 ‘지정 취소’...“군사정권에나 있을 법한 일”
박삼옥 교장 "교육부 소명 거쳐 소송 이어가겠다"

전주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15일 오전 전북교육청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어 자사고 재지정 평가지표 시정을 촉구했다.(사진=상산고 총동창회)
전주 상산고 총동창회와 학부모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3월15일 오전 전북교육청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열어 자사고 재지정 평가지표 시정을 촉구했다.(사진=상산고 총동창회)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수학의 정석' 홍성대씨가 설립한 전북 전주 상산고가 자사고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9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전북교육청이 지난 4월부터 진행한 상산고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 70점대의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지난 18일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서 80점을 넘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는 우려를 표하며 “전북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할 경우 교육부에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평가에 대한 불합리성을 소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최종적으로 전북교육청의 상산고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할 경우 학교는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교육감이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하는 데 교육부 장관의 동의가 필요하다.

상산고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가장 큰 쟁점은 유독 전북교육청만 기준점으로 설정한 평가 기준점 80점의 타당성이 될 전망이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교육부는 커트라인을 기존보다 10점 높여 70점으로 할 것을 시도교육청에 권고했다. 그러나 올해 평가 대상 학교가 속한 11개 시도교육청 중에서 10개 교육청을 제외한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20점 높여 관할 지역인 상산고는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하기 위한 커트라인 설정이라며 반발해왔다.

구준회 졸업생은 “자사고 지정을 받기 위한 학교관계자들의 헌신과 노력을 잘 보아 왔는데, 전북교육청의 무리한 평가와 납득할 수 없는 결과에 화가 난다”며 “이번 평가는 상산고가 배출한 유능한 인재들, 낙후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전주의 의미를 높이는 데 한 역할들을 외면한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유재희 상산고 동문회장은 “지역인재 양성 및 유출 저지 등 사회적 기여도가 많다고 다들 인정하는 상산고 평가에 논리·절차적 정당성이 아무것도 없다”며 “학생들에게도 배울 것 없는 군사정권 시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점수 결과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며 “재지정 평가 심의위원회 정보공개 요청을 통해 평가 과정을 면면히 들여다보는 등 쟁점 소멸시까지 최선을 다해 싸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는 상산고 등 24개 자사고가 재지정 평가를 받는다. 상산고 평가 결과는 이들 중 가장 먼저 나온 것으로 상산고의 추후 행보에 따라 나머지 학교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