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대구 토론회] 국내 교육개혁 논의 확대에 도움 Vs 교육 주권 포기 '팽팽'
[IB 대구 토론회] 국내 교육개혁 논의 확대에 도움 Vs 교육 주권 포기 '팽팽'
  • 지성배 기자
  • 승인 2019.06.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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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청 'IB는 공교육 혁신모델이 될 수 있는가?' 대토론회
사진 위, 왼쪽부터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 하회주 반포고 교감, 강태원 대구여고교사. 아래 왼쪽부터 김봉석 동변중교사한효석 전)부천고교사황은비 서동중교사  19일 '2019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운영 정책 추진을 위한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사진은 토론회 자료집 표지 캡처.
사진 위 왼쪽부터 강태원 대구여고 교사. 하회주 반포고 교감,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 아래 왼쪽부터 김봉석 동변중교사, 한효석 (전)부천고교사, 황은비 서동중교사.(사진=대구교육청)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IB에 대한 논의와 검토를 확대 및 심화하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 개혁과 발전을 위해 매우 생산적인 활동이 될 수 있다.”, “교육선진국의 교육과정을 그대로 이식하는 것은 교육 주권 포기이다.”

대구교육청이 19일 개최한 ‘2019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 운영 정책 추진을 위한 대토론회’에서 IB 도입에 대한 찬반 논쟁이 격렬하게 일어났다. 그러나 모두 교육 개혁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우선순위와 방법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중심으로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하화주 교감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일체화 완성 모델"

첫 발제로 나선 하화주 반포고등학교 교감은 “IB를 법과 교육과정 총론, 교육과정, 학생중심 교수학습, 과정중심 평가 체제와 교육의 질 관리, 대학입시 방안에서의 비교교육학적 관점 등을 두루 검토한 결과 매우 유의미하고 긍정적임이 입증되었다”며 도입에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하 교감은 “교육과정-수업-평가-기록 일체화가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IB는 학교 현장에서 우리 선생님들이 쌓아온 교실 수업 개선 노력을 발전적으로 안착시키고 ‘교육과정 재구성-생각을 꺼내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과정중심 논서술형 평가-학교생활기록부 기록’의 일체화를 완성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입시에서 IB가 공정성 및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IB는 학종보다 훨씬 간소하면서도 공정할 뿐만 아니라 한국 교육과정과의 연계성이 낮은 문제가 있는 논술의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은 유지한다는 점에서 학종과 논술고사를 대체할 좋은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교권 선진화와 희망사다리 복원에도 후한 점수를 줬다.

“IB는 교과서를 지정하지 않아 교사들이 직접 정한 교과별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에 따라 기존 교과서를 자유롭게 재구성해 수업과 평가를 기획할 수 있다”며 “학생참여중심 수업 실현을 위한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교과서 외 수업 자료 선택, 수업 기획 및 평가 권한 실질적으로 보장한다”고 내다봤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육을 실천할 수 있어 교권 선진화 실현에 꼭 필요한 자유롭고 창의적인 교육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

이어 “대구와 제주교육청은 교육 여건이 취약한 지역 학교를 IB 도입 학교로 지정해 지원함으로써 지역별 교육격차를 해소하겠다고 했다”며 “IB 프로그램 운영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이 장기적으로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해 공교육 만족도를 높여 교육의 희망사다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성호 연구위원 "혁신학교 성과 바탕으로 교육체제 전체 바꾸는 게 시급"

IB 시범학교 도입보다 공교육 체제를 혁신하는 일이 더 시급하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두번째 발제로 나선 신성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연구위원은 “IB 도입으로 우리나라 교육 혁신을 견인할 수 없다”며 “교육 선진국의 혁신 교육 사례 연구와 지난 10여년 일궈온 혁신학교 경험을 바탕으로 전체 학교가 혁신되도록 제도적 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 절대평가와 자격고사화 등 대학입시 제도 개혁, 대학서열화와 고교서열화 철폐, 교육과정 대강화, 교과서 자유 발행제, 내신 절대평가, 교사별 평가 등 교육체제의 전면 개편이 더 급하다는 것.

신 연구위원은 “IB의 장점으로 교육과정 대강화, 교과서 자유발행제, 학생 참여형 수업 등 IB 교육과정 등을 이야기 하지만 이는 선진국 혁신 교육의 장점”이라며 “우리나라도 지난 10여년 혁신 교육의 장점을 정착시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한 만큼 IB를 직접 도입할 필요는 없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어느 나라도 국제학교용 교육과정을 자국 공교육과정으로 삼지 않는다는 문제도 제기했다.

신 연구위원은 “IB 본부가 위치한 스위스에서조차도 IB를 자국의 공교육과정으로 삼고 있지 않다”며 “자기 나라의 정치·경제·사회·문화 체제와 역사가 반영된 공교육 과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교육과정 발전과 혁신을 위해서는 교육 선진국의 혁신 교육 장점을 자국 교육과정에 흡수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면서도 “그대로 이식해 배우는 것은 교육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강한 비판을 가했다.

한효석 "구 제도 고쳐 쓸 시기 지나 검증된 제도 도입 필요" 황은비 "일제 식민지, 미군정 시대 교육으로 교사는 생각할 힘도 잃어"

토론자들의 의견도 찬반으로 크게 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한효석 前 부천고 교사는 “IB 도입은 일본이나 미국에서 물려받았거나 들여온 제도를 더 이상 고쳐 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제는 구 제도를 고쳐 쓸 일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검증된 새 제도를 통해 혁신해야 할 시기로 판단한 것”이라며 도입 찬성 의견을 개진했다.

한 前 교사는 “IB 프로그램이 우리 공교육을 혁신하는 데 충분히 좋은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이 제도가 발휘하는 장점을 찾아 그간 우리가 찾아낸 혁신학교의 성과를 어떻게 융합할지 찾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은비 대구 서동중 교사 역시 찬성 입장을 보였다.

황 교사는 “그간 대구지역 교사들은 수업 개선을 위해 자발적인 수업 공동체를 형성해 하브루타, PBL 등 다양한 수업 방법을 소개하고 확산했다”며 “대구교육청의 IB 프로그램 도입은 이러한 교실 수업개선을 위한 노력 중 하나인 수업-평가의 혁신을 이루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주장했다.

IB 프로그램 도입이 교육 주권을 내어주는 것이라는 신 연구위원의 논리에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황 교사는 “현재 우리 교육 과정은 일제 식민지와 미군정을 거치며 도입된 방식으로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의 생각하는 힘까지 잃게 한다”며 “교육 선진국의 사례 연구를 통해 우수한 점을 배워 녹여내면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구의 수업과 평가, 특히 대입시험과 우리의 대입은 매우 달라 단순히 무엇을 얼마만큼 반영하는 수준으로는 국내 교육을 개선할 수는 없다는 것.

그는 “한국 교육의 가장 큰 과제는 지금의 교육 프레임을 벗어나는 것”이라며 “지식의 습득보다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것을 가장 기본으로 하는 IB 도입은 억압돼 있던 교사의 교육권과 생각을 키울 수 있는 진정한 학습권을 되찾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태원 "스스로 평가 전문성 확보 방안 찾아야" 김봉석 "IB는 중산층 이상 학생에게 유리해 교육 격차 가져올 것"

IB 도입 반대 토론도 만만치 않았다.

강태원 대구여고 교사는 “대구교육청의 IB 도입은 대구교육이 처한 현실과 현상을 분석하고 철저한 반성과 진단, 평가 위에 도입된 것이 아니다”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문제를 개선·보완하고 우리 스스로 평가의 전문성을 확보할 기관과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김봉석 전교조 대구지부 대변인 역시 “IB 도입은 또 다른 성과 지향 결과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대변인은 “IBDP를 한글화한다 하더라도 영어 회화 능력이 일정 수준 이상 되는 학생들이 유리한 구조이고 학업 성적이 중하위원인 학생들이 따라가기 버거울 만큼의 학업 수행능력과 과제를 요구한다”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경제·문화적으로 가정 형편이 중산층 이상인 학생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 교육에 차지하는 영향력이 더 커져 교육 격차가 더 확대할 것이라는 것.

또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 유럽에서 IB를 공교육에 도입하지 않았음에도 대입에서 논서술형 시험을 시행하고 있고 학교에서는 토론식 수업, 협력 수업 등 생각을 끄집어내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반드시 IB를 도입해야만 이러한 교육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는 의도적으로 IB 도입에 대해 찬성과 반대 의견을 가진 발제자 및 토론자를 동일하게 배치해 의미 있는 토론이 되었다는 평이다.

윤준 대구시교육청 장학사는 “다양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찬반 의견을 가진 분을 모두 섭외했다”며 “IB 도입을 추진하는 데 있어 놓친 것이 없는 지 다시 살펴 정책을 탄탄하게 만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IB 도입 절차가 가장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평가받는 대구교육청은 현재 44개 학교(후보학교 9, 관심학교 35)가 IB 운영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이미 지난 5월부터 10개월 과정의 교사 대상으로 IB 연수를 시작했으며, 내달 초 IBO와의 협약 체결을 예정하고 있다.

지성배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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