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올바른 자본주의 정신 교육..."진로교육의 첫 단추"
[고전으로 본 우리 교육] 올바른 자본주의 정신 교육..."진로교육의 첫 단추"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6.22 09: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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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규 경기 평택 한광중학교 역사교사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을 통해 본 대한민국 진로·인성교육
"진로교육, 이제 꿈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르칠 시기가 왔다"

[에듀인뉴스-명교학숙 공동기획] 학생들의 인성교육 방향 정립을 위해 고전(古典)을 활용한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명교학숙’은 이러한 교육계의 움직임을 리드하는 초·중등교사 연구모임으로 동·서양 인문고전을 탐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교육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명교학숙과 함께 고전을 통해 우리 교육 현실을 조명하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자유학기제 홈페이지 화면 캡처
자유학기제 홈페이지 화면 캡처

몸집 커진 진로교육, 정신도 성숙했을까

나의 미래 명함 만들기, 직업 멘토 특강 등의 진로체험의 날 행사, 지자체의 진로박람회, MBTI, 이고그램, 홀랜드, 프레디저 등 다양한 검사 도구를 통한 진로 탐색과 상담, 정규 진로 수업 시간, 그리고 학교생활기록부 창의적 체험활동의 진로활동 기재.

학교 현장에서 매일 접하는 것들이다. 학교는 연초 마다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는데 바쁘고, 담임교사들은 진로교육 역량강화를 위해 각자 나름대로 연수를 받는다.

모든 학교마다 진로상담교사가 의무 배치되어 학생들의 진로 탐색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자유학년제에 해당하는 중학생들은 시험의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의 진로를 탐색하기 위해 많은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고등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동아리를 만들어 활동하고, 진로 관련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차근차근 스펙을 쌓아간다. 몇 년 후에는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적성과 흥미와 관련한 희망과목을 선택해 학점을 이수하게 한다고 한다.

언젠가부터 학교 현장에서 진로는 최우선순위가 되었고, 그 자체로 중등교육의 목적이 되었다. 실로 대한민국의 교육현장은 진로교육의 현장 그 자체다.

대한민국 진로교육의 양적 성장은 최근 몇 년간 극대화 되었다. 학교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학생이나 학부모, 그리고 교사 모두 진로 활동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양적 성장과 발전은 학교에 큰 생기를 불어넣었다. 학생들에게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전통교과에서 벗어나 교실 밖의 세상을 경험하게 되었다. 진로교사는 여느 교과목 교사보다 많은 연수를 통해 미래사회에 대한 정보와 역량을 키워나가며 동료교사들을 환기시키고 있다. 진로교육의 발전은 공교육의 신뢰도 향상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꿈의 강조를 넘어 강요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데 우리가 한 번 생각해 볼 문제가 있다. ‘몸집이 커진 만큼 정신도 함께 자라왔는가’ 라는 문제다. 진로교육의 파이는 이미 충분히 커졌다. 이제는 파이의 맛을 높일 차례이다. 진로교육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꿈을 찾아주는 교육’, ‘꿈과 희망이 있는 교육’, ‘꿈과 끼를 살리는 교육’. 우리나라 각 학교들의 교육목표에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모두 ‘꿈’을 중요시하고 강조한다.

그런데 꿈을 강조하다 못해 학생들에게 꿈을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학기 초 상담을 할 때 담임교사가 학생에게 처음 묻는 질문은 “꿈이 뭐니?”이다. 사실 이 물음에 학생들의 답은 시원치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교사는 그런 학생에게 빨리 꿈을 찾을 것을 주문한다. 그래야 앞날을 미리 설계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진로희망이 일관되어야 관련 스펙을 차곡차곡 쌓아 대학 진학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꿈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학생은 교사의 닦달과 같은 부수적인 측면 말고도 동아리를 개설하지 못하고, 관련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해 학교생활기록부가 부실해지는 구조적인 측면으로도 꿈이 강요된다. 학교 현장과 가정에서는 이렇게 알게 모르게 학생들에게 꿈을 강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은 꿈만 찾으면 장땡이다.

이런 질문을 던져본다.

꿈 정하는 것이 좀 늦으면 어떤가? 꿈을 빨리 정하면 행복한 삶이 보장되는가? 반대로 꿈을 늦게 찾으면 불행해지는가? 또 빨리 찾은 꿈은 평생의 꿈으로 변하지 않는가? 급변하고 불확실한 미래사회에서 어린 날 정한 꿈으로 평생을 살아가는가?

꿈=직업=돈..."꿈은 돈으로 연결되는 목적 전도현상 발생"

우리나라에서 꿈은 곧 직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교육현장 내부에서도 반성이 일고 있다. 직업을 꿈으로 인식했을 때 그 직업을 얻게 되는 순간 인생의 목적이 상실될 수 있다. 그래서 ‘꿈 너머 꿈’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또 희망 직업 앞에 ‘어떤’을 넣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 주는 행복한 요리사’와 같이 단순한 직업에 자신만의 가치관과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후에 뒤의 직업은 바뀌어도 앞의 가치관은 변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에도 대부분 사람들에게 꿈은 곧 직업이다. 직업은 곧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기 때문에 ‘꿈=돈’으로 목적이 전도되는 현상이 많이 발생한다.

때문에 돈 많이 버는 직업, 안정된 직업, 쉽고 편하게 돈 버는 직업이 꿈이 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게 해서 꿈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의식과 도덕성의 결여로 부정부패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요즘 뉴스에서 많이 나오는 사회 지도층과 유명 연예인, 그리고 부자들의 각종 범죄행위와 억대 수익을 올리는 일부 유튜버들의 비도덕적 행위는 이런 부분에서 해석될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우리의 진로교육이 모색해야할 질적 성장의 요소가 자명하게 드러난다.

진로교육에서 꿈 찾기를 강조하다보니 다양한 활동과 같은 양적 성장에 치우쳐 직업의식과 일(노동)에 대한 가치와 정신 교육과 같은 질적 측면을 챙기지 못한 모습이 있다. ‘꿈=직업=돈’으로 귀결되는 인식의 흐름은 어떻게 보면 자본주의 사회의 당연한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돈만을 좇는 ‘천민자본주의’가 작동되어 사회의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이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사회와 가정과 학교의 책임이다.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자본주의의 특질과 프로테스탄티즘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막스 베버의 대표작으로 20세기에 출현한 정신과학의 업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논문으로 발표될 때부터 당시 서구의 지성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오늘날까지 자본주의의 발생과 발전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귀중한 고전이 되어 있다.(출처=네이버지식백과)
'프로테스탄티즘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은 자본주의의 특질과 프로테스탄티즘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는 막스 베버의 대표작으로 20세기에 출현한 정신과학의 업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 책은 논문으로 발표될 때부터 당시 서구의 지성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오늘날까지 자본주의의 발생과 발전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귀중한 고전이 되어 있다.(출처=네이버지식백과)

"이제 꿈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르칠 때가 됐다"

이 시점에서 사회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막스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의 내용은 우리 진로교육과 인성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막스베버는 이 책에서 자본주의의 본질적인 특징은 ‘노동의 합리적 조직’에 있다고 보고, 자본주의 본질은 ‘돈’이 아니라 ‘자본주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자본주의 정신을 간략히 정리하면 이렇다.

첫째, 일하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다.

둘째, 정직하고 근면한 노동을 통해 부를 쌓는 것이 인생의 최고의 목표이다.

셋째, 감정의 동요에 따라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경멸하고 1분 1초도 이성으로 잘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생활을 한다.

넷째, 일하기 위해 쾌락을 포기하고, 쓸데없는 휴식과 게으름을 물리친다.

다섯째, 절약하고 검소하게 생활한다.

막스베버는 자본주의 정신을 프로테스탄트의 윤리에서 찾고 연결시켰지만, 이는 종교와 이념을 넘어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기본 정신이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루터의 천직 개념, 즉 직업 소명의식도 직업에 대한 가치관 확립의 측면에서 반드시 교육되어야 할 내용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순간의 쾌락과 즐거움을 중시하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과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를 추구하는 요즘의 학생들에게 이러한 금욕적인 자본주의 정신이 제대로 받아들여질지는 의문이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더욱 확실해지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는 다음 세대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어렵지만 바른 가치를 함양시키고 변화시키는 것이 교육의 역할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꿈도 결국엔 자본주의라는 틀 안에서 만들어지고 이루어지게 된다. 올바른 자본주의 정신 교육은 올바른 꿈을 찾게 하는 첫 단추가 되어야 한다. 직업 소명의식을 제대로 갖추게 된다면 어떠한 직업을 갖게 되더라도 자신의 직업에 만족해하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인성은 곧 습관이다. 이러한 교육을 통한 좋은 습관의 발현은 좋은 인성교육과 다르지 않다. 그동안 많이 발전해온 우리의 진로교육, 이제 꿈보다 더 중요한 것을 가르칠 시기가 왔다.

이창규 경기 평택 한광중학교 역사교사
이창규 경기 평택 한광중학교 역사교사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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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 2019-06-22 10:18:01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