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연구소 창립 16주년 기념 세미나서 밝혀
혁신학교가 교육 망쳐...유토리 교육 비판적 논의 필요
진보교육감 교육정책 성과 보고 정확히 이뤄져야

지난해 2월, [에듀인뉴스] 좌담 '교육 자치와 교육감 직선제, 문제는 없는가'에 패널로 참석한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
김경회 성신여자대학교 교수(에듀인뉴스 자료사진)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일본의 유토리 교육을 답습, 확산한 혁신학교가 하향평준화를 촉진하고 있다.”, “한국은 교육 성공국가에서 진보·좌파의 교육이념 실험 터가 되어 병든 교육이 되고 있다.”

김경회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지난 15일 학교교육연구소(이사장 서정화) 창립 16주년 기념 세미나에 발제로 나서 한국 교육 문제는 이른바 진보·좌파 교육감들이 시행하는 혁신학교 정책에서 비롯하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유토리 교육은 1990년대 일본교육개혁의 중심 테마로, 과도한 입시경쟁과 암기중심의 주입·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스스로 배우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는 교육을 말한다. 일본은 2002년 주5일제 전국 확산으로 유토리 교육을 완성했으나 2007년 학력저하 등 부작용을 인정해 폐기했다.

△교육투자 선진국이나 학력 성과 떨어지는 한국

김경회 교수는 “2018 OECD 교육지표에 따르면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OECD 선진국 수준까지 향상됐다”며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고 있음에도 교원 수와 초중등 교육비를 지속해서 확대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GDP 대비 공교육비 투자액은 5.8%로 OECD평균 5.0%보다 높고 학생 1인당 공교육비지출액 역시 초등 $11,047, 중등 $12,202로 OECD 평균(초등 $8,631, 중등 $10,010) 보다 높다”며 “교육투자 증가로 교육여건은 OECD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고 분석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학력 추락, 국민 불신, 사교육비 부담 증가, 청년실업 악화, 교권 침해와 학폭 증가, 대학 재정 위기, 역사교과서 집필기준 논란 등으로 교육성과는 추락 중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기초학력 미달자 비율은 고등학교 국어를 제외한 모든 과목에서 전년보다 증가했고, 최상위권을 유지하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성적 역시 2015년에는 역대 최저 성적을 기록해 동아시아 국가 중에서 꼴찌가 되었다”며 학력 추락 문제를 심각하다고 했다.

특히 학생 학력 저하 사례로 ▲한국 고교생의 정보(S/W)교과 성적이 일본보다 13~20점 저조 ▲서울대 신입생의 영어, 수학의 기초미달 5년 새 2배 급증을 들었다.

또 학교급이 올라갈수록 국민의 평가가 더욱 더 부정적으로 나오는 상황, 2018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 3년 연속 1인당 사교육비가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사교육비 총액뿐만 아니라 ▲사교육 참여율 ▲학교급별 사교육비 ▲과목별 사교육비 등 어느 항목 하나 감소한 것이 없어 '사교육비 대란'이라고 진단했다.

△혁신학교, 교육성과 못 내는 주범

김 교수는 한국교육이 추락하는 이유를 이른바 진보좌파 진영이 일본에서 폐기한 유토리 교육을 답습해 혁신학교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교수는 “진보교육감들은 학생들의 장점과 가능성을 칭찬하는 아동중심교육에 매몰되어 학생들의 학습부담 완화 정책에 몰두한다”며 “9시 등교, 혁신학교 확대, 숙제 폐지, 중간·기말고사 폐지, 입시추첨제 등이 공교육의 교육력 추락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유로운 수업방식, 동아리 활동 혁신, 학생 자치 활동 강화 등을 강조해 교실 수업 집중도의 현저한 저하, 학업성취욕구 부족, 기초학력 저하, 독서 능력 미달, 정서행동장애 학생 수 증가 등의 문제점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학력저하를 야기하는 유토리 교육에 대한 비판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토리 교육의 문제로 이야기되는 학력저하 주범에 대한 심층적 분석이 태부족하다”며 “자유학기제, 선행학습금지법, 혁신학교 등에 대한 성과 보고가 정확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