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진화한 '학생자치활동'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는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학교의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을 연구하는 데 집중한다고 한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에듀인뉴스] "선생님, 저희 어디선가 만난 적이 있지 않나요?”

학생들과 과학체험을 위해 창의융합과학교육원에 갔다. 우리 반 과학을 담당하신 강사님은 분명 안면은 있으나 도통 어디서 뵈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물리 교사로 계시다 정년퇴임하신 분과 과연 어떤 인연이 있었던 것일까?

기억을 더듬고 더듬어 가다 궁금증이 극에 달해 조심스레 선생님께 여쭸더니 그분 또한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계셨다.

결코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서로가 지나온 길을 하나둘씩 맞춰 가다 보니 6~7년 전 국가인권위원회 강사단 활동을 하면서 제법 친분이 있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학생인권을 생각하게 되다

오래 전, 전근 간 학교에서 인권에 관해 관심을 두기 시작했던 때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6학년 담임 경력이 없던 시절, 학교를 옮기자마자 맡게 된 6학년은 낯섦을 넘어 막중한 부담감을 안겨주었다.

한 선생님께서 조용히 오셔서 우리 반에 왕따를 당했던 친구 몇 명에 대한 스토리와 강한 개성으로 다툼이 잦았던 굵직한 사건 몇 가지를 전해주시기까지 했다. 내가 과연 이들을 무사히 졸업시킬 수 있을까?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관심을 두기 시작했던 것이 바로 인권, ‘학생인권’이었다. 2012년, 운이 좋게도 교육청에서 민주인권평화동아리 활동을 지원해주는 정책이 처음 실행되었고 나는 어떠한 형식의 폭력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교육청 예산을 지원받았다.

예방 차원에서 인권과 관련한 액션러닝 팀협력 활동, 인권 관련 동화책 읽기, 인권영화감상, 인권놀이 개발 등 인권을 주제로 다채로운 학급활동을 기획하여 개개인의 존엄성이 인정되어야 할 당위성 속에서 공동체성이 발휘될 수 있도록 하는데 최대한 집중했다.

나 또한 인권에 대해 무지한 스승이었기 때문에 학생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더듬더듬 함께 배워나갈 수밖에 없었다.

가끔은 웃고 가끔은 울면서 무사히 그들을 졸업시키고 인권에 대한 매력에 조금씩 눈을 뜰 시기에 우연히 지인의 소개로 인권강사단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금 내가 관심을 두고 있는 학생자치의 뿌리가 될 수 있는 인권에 대한 시야를 키우는데 인권강사단과의 교류가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첫 스터디 날, 각지에서 온 분들께서 자기 소개하시는데 인권 영역이 내가 알고 있었던 것보다 훨씬 넓다는 사실만으로도 배움이 일어날 동기가 충분했다.

여성인권, 노인인권, 장애인인권, 다문화인권, 아동인권, 청소년인권, 노동자인권 등 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가를 함께 나누면서 쉽게 해 볼 수 없을 가치로운 경험들을 바로 학생들이 연결고리가 되어 펼쳐지고 있는 상황들이 그 당시에는 다소 놀라웠다.

내가 늘 도와줘야 하고 베풀어야 하는 존재라고 여겼던 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내게 그동안 저희 키우느라 고생 많으셨다며 ‘학생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물음에 스스로 답해볼 기회를 선물해주는 듯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지 않던가? 인권 관련 스터디 활동을 통해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깊어지다 보니 학교에서 펼치고 있었던 교육활동들을 자치철학으로 엮어내고 싶은 바람이 자연스럽게 솟아났다.

(좌)'학년의 문제를 우리가 스스로 찾앙서 해결해요'를 주제로 한 학년자치활동과 (우) 지난 3월 지구촌 불끄기 행사 교문 앞 캠페인 활동에서 캠페인이란, 외치는 것이 아닌 상대에게 다가가서 묻고 대답해주는 것을 직접 실행하는 아이들.(사진=김경희 교사)
(좌)'학년의 문제를 우리가 스스로 찾아서 해결해요'를 주제로 한 학년자치활동과 (우)지난 3월 지구촌 불끄기 행사 교문 앞 캠페인 활동에서 캠페인이란, 외치는 것이 아닌 상대에게 다가가서 묻고 대답해주는 것을 직접 실행하는 아이들.(사진=김경희 교사)

학생들에게 자율권을 돌려주는 것은 당연했고, 그 자율권이 조화롭게 발휘되기 위한 권리와 책임 교육뿐만 아니라 자율권을 행사해보는 실천적 경험이 이루어지도록 기존 시스템을 바꾸지 않을 수 없었다.

감사하게도 그 당시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연구학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자치문화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뜻을 높이 평가해주셔서 ‘**초의 꽃, 학생자치’ 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새롭게 학교를 디자인해볼 수 있는 활동들에 적극 힘을 실어주셨다.

분명 동료교사들의 지지와 적극적 협조가 없었더라면 결코 실현할 수 없었던 성공적인 경험들이었다. 그 시절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벅참과 감동, 그리고 감사함에 순간 뭉클해진다.

“학생자치활동, 큰 변화 없이 쉽게 도전해 볼 방법 없을까요?”

후배 선생님들께서 가끔 물어 오신다.

“인간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을 갖다 보면 기존에 교실에서 익숙하게 해오고 있던 방법들이 학생자치활동으로 조금씩 진화되어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자치의 뿌리가 되었던 인권과의 만남 스토리를 살짝 풀어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