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교 건물 3개중 1개... 화재 취약 '드라이비트' 건물
김현아 의원 "안전 문제 시급, 정부정책 우선순위 뒷전으로"

화재로 불턴 서울 은명초 모습. (사진=연합뉴스tv 캡처)
화재로 불턴 서울 은명초 모습.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서울 은명초등학교 화재 원인이 드라이비트와 알루미늄 복합 패널 등 가연성 소재가 학교 건물에 사용됐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진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의 '드라이비트 사용 건축물 현황'에 이 학교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1일 "서울시교육청의 드라이비트 사용 건축물 관리가 소홀했던 것이 드러났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26일 이러난 은명초 화재사고는 물론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던 2017년 제천스포츠센터 화재사고, 작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는 불에 취약한 드라이비트 사용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특히 현장 감식 결과 전부 타버린 별관 5층의 경우 대부분 드라이비트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이 김현아 의원실에 제출한 ‘드라이비트 사용 건축물 현황’에 은명초등학교는 누락돼 있었다.

김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시 드라이비트 사용 학교 건축물 현황’에 따르면, 2019년 5월말 기준으로 드라이비트를 공법으로 시공된 건축물을 보유하고 있는 학교는 총 419개교로 전체 학교의 3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학교 중 1학교는 화재 시 대형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자료=김현아 의원실)

학교 급별로 보면 초등학교가 36.9%(220개)로 드라이비트 시공 건물이 제일 많았으며, 고교 32.5%(103개), 중학교 23.8%(122개), 특수학교 14.8%(4개), 유치원 4.0%(1개) 순으로 드라이비트를 시공한 건물 보유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관할 교육청별로는 서부교육지원청이 총 119개동의 학교건물이 드라이비트로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으며 동작관악교육지원청 79동, 강서양천교육지원청, 남부교육지원청 각 57동, 성동광진교육지원청 52동으로 나타났다. 서부교육지원청의 경우 유독 드라이비트 건물이 많아 조속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교육환경개선사업 일환으로 외벽개선사업을 통해 매년 50여개 학교의 드라이비트 제거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제 제거사업 규모는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육부에 따르면 교사동, 생활관, 강당/체육관 등 학생이 이용하는 시설 중 외벽 전체 면적의 60%이상이 드라이비트로 시공된 건물은 전국기준 3450동이었다. 

교육부는 학교시설 환경개선 5개년 계획에 따라 2023년까지 5년간 750억 원을 투입 매년 50동씩 250개동을 개선할 계획이다. 교육부 예상대로라면 3,450동을 개선하는 데는 무려 69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 큰 문제는 교육부 차원에서 드라이비트가 60% 이상 사용된 건물만 개선을 추진하다보니 드라이비트가 소규모로 사용된 건축물의 경우는 안전 사각지대로 방치된다는 점이다. 사실상 전체건물을 개선하기에는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김현아 의원은 “통계 누락은 물론 정부 정책 우선순위에서 아직도 안전 예산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면서 "과감한 예산투입으로 조속히 화재안전성능보강을 끝마쳐 혹시 모를 화재로 우리 아이들이 생활하는 학교건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