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사학혁신위 1년6개월간 활동결과 발표
65개 사립대 조사·감사…755건 부당행위 적발

교육부 청사 모습
교육부 청사 모습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 A대학은 교비로 골드바 30개를 구입, 공부(公簿·국가기관과 공공단체에서 공식 작성하는 장부)와 결산에 반영하지 않았다. A대학 총장은 전·현직 이사 3명에게 골드바를 임의 지급했고 나머지 골드바는 은행 대여 금고에 보관했다. B대학은 총장이자 법인이사 조카와 손녀를 공개채용 시험, 면접전형 없이 법인직원과 대학직원으로 특별채용했다.

# C대학은 총장 자녀가 운영하는 00호텔 숙박권 200매를 구매, 1년 후 호텔 영업 중단 사유로 환불 조치 없이 잔여 숙박권 132매(1000만원 상당) 불용 처리했다. D대학은 이사회 회의록 허위 작성(18회)을 통해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을 신청했다. E대학은 30명 정원 학과의 지원자 전원을 합격처리함으로써 61명을 초과 모집했다. 

교육부와 사학혁신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학혁신위원회 활동 백서’를 발표했다. 

사학혁신위가 지난 1년 6개월간 감사나 실태조사에 착수한 사립대는 65곳으로 총 755건의 위법·부당행위가 적발됐다. 특히 실태조사와 종합감사를 실시한 35개 대학의 경우 441건의 적발건수 중 53%(233건)가 회계 등 금전비리에 해당했다. 나머지 11.3%(50건)은 인사 비리, 10.4%(46건)은 학사·입시 비리로 분류됐다. 

사학혁신위는 755건의 적발사례에 연루된 학교법인 임원 84명에 대해 임원승인을 취소했다. 755건 중 추가 조사가 필요한 99건(관련자 136명)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했다. 교육부는 사학혁신위 활동 결과 모두 2096명이 ‘주의’ 이상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사학혁신위는 사학비리 재발 방지를 위해 10가지 제도개선안도 권고했다.

1000만원 이상을 배임·횡령한 임원에 대해서는 곧바로 임원승인을 취소하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지금까지는 교육부가 시정요구를 내린 뒤 이행되지 않을 때 임원승인 취소가 가능했다. 비리 임원의 임원승인 취소가 가능하려면 사립학교법 시행령 개정이 필요하다. 

또 결격사유가 발생한 임원은 당연 퇴직하도록 사립학교법 개정을 권고했다. 총장 업무추진비 공개를 의무화하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때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법 개정도 요구했다. 

이 밖에 사학 교원의 교권강화를 위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 결정사항 미이행 시 이행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 △재임용 심사기준 가이드라인 마련, 재임용권 일탈·남용에 대한 이행명령과 이행강제금 부과를 권고했고 사립대학 공공성 강화를 위해 △설립자·기존임원·학교장의 개방이사 선임 제한 △임원 간 친족관계, 설립자·임원과 친족관계에 있는 교직원 숫자 공시 △이사회 회의록 공개기간 3개월에서 1년으로 연장, 회계자료 보관기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 △용도미표기 기부금과 학교구성원의 이용·사용 대가로 제공된 기부금의 교비회계 세입처리를 권고했다. 비리제보자 보호조치 방안(비밀보장, 책임감면, 불이익조치 금지 조항 적용)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학혁신위원회의 제도개선 권고안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 이행계획을 수립하겠다”라며 “사학혁신은 국민 눈높이에 맞게 회계의 투명성과 교육의 책무성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는 백서 발간을 마지막으로 위원회 활동을 종료한다”면서 “사학혁신위원회 활동이 사학비리 척결과 교육신뢰회복의 시금석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사학혁신위원회=교육부 장관 자문기구다. 사학의 공공성과 책무성 향상을 목적으로 2017년 12월8일 출범했다. 박상임 학교법인 덕성학원 이사장(위원장)을 비롯해 남기곤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박배균 서울대 지리교육과 교수, 임종화 서울 영신간호비지니스고 교사, 정경수 경기도교육청 장학사, 김정인 법률사무소 삼인 변호사, 박병언 법무법인 위공 변호사, 손영실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하주희 법무법인 향법 변호사, 김경율 회계사, 이영주 회계사, 전필건 언론인, 이재력 한국연구재단 감사,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관(당연직) 등 14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