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루한의 배움혁명] IB 도입보다 ‘찍기’시험부터 버려야
[김두루한의 배움혁명] IB 도입보다 ‘찍기’시험부터 버려야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7.04 12: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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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 서울 경기고 교사

⑥[수업-평가] 배움혁명은 국바(IB) 도입이 아니라 일제고사 없애기

오늘날 교육 기관과 단체, 교사와 학생, 학부모 등 교육에 관련한 많은 사람이 대한민국 교육 현실 속에서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다. 희망을 찾고자 노력하지만 좀처럼 ‘희망’은 보이지 않는다. 왜일까? <에듀인뉴스>는 “교육의 뜻을 제대로 묻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학교 운영 틀이 지닌 문제를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서울 경기고 교사)과 함께 문제를 검토해보고자 ‘김두루한의 배움 혁명’ 연재를 총 10회에 걸쳐 진행한다.

학교 현장을 뛰쳐나온 교육학자 자녀들의 ‘바탕 물음’

“(강인)몰라도 아는 척 그냥 가만히 있는 수업이 무슨 의미에요? 이해가 안 되면 질문하는 게 맞잖아요. 근데 제가 질문을 하면 선생님이나 애들이 다들 이상하게 봤어요.”

“(흥민)자사고는 다를까 했지만 똑같던데요. 선생님들은 ‘진도 나가야 하니까 쓸데없는 질문 하지 마라’ 하셨어요.”

“(세훈)평가 방법이 도저히 적응이 안 됐어요. 고작 1점 차이로 100등이 왔다 갔다 해요. 그 차이가 진정한 실력 차이일까요?”

[에듀인뉴스] ‘대한민국의 시험(이혜정)’에서 소개한 강인, 흥민, 세훈이는 누구일까?

대한민국 공교육을 뛰쳐나와 검정고시, 국제학교, 대안학교를 다닌다고 한다. 이처럼 교육 전문가라 할 수 있는 교육학자들의 자녀들이 정작 대한민국 교육을 탈출했다는 사실은 우리 교육 체제의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그들의 속내를 들어보자.

“(강인) 배움이라는 건 뭔가 생각할 줄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근데 학교에 있으면 생각 안 하는 바보가 된 기분이었어요. ‘넌 너무 생각이 많다. 생각을 하지 말고 공부를 해라’ 하는 말도 들었어요.

(흥민)저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이 돼야 하는데, 의미 없이 교실에 앉아 있으려니까 못 견디겠더라고요.

(세훈)아니잖아요. 실수와 운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요. 그 1점의 변별력을 만들기 위해 시험을 얼마나 세밀하고 쪼잔하게 내는지 몰라요. 그런 시험을 위한 공부를 계속하기 싫었어요.”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객관식 대학수학능력시험일까, 탐구·토론·논술형 ‘IB’ 도입일까

분명 현실은 ‘교육’으로 행복하지 않단다. 학교에서 잠자는 아이들은 ‘시간’이 아깝다 한다. 부모들도 힘들다. 돈은 쓸 대로 쓰고 자녀에게 ‘희망’의 밝은 얼굴을 볼 수 없으서이다.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풀어야 할까? 한쪽에선 학생부종합전형이 금수저를 위한 것이라 없애야 하고, 정시(수능) 100% 전형이라야 공정한 대한민국, ‘교육다운 교육’이 된단다.

“100% 탐구형·토론형·논술형 교육과 평가라고 할 수 있죠. 객관식 문제 풀이가 전혀 없고요. 창의교육에 필요한 제도입니다. 평가혁신 측면에서는 교사의 기회를 극대화합니다. 교사에게 교육활동에 있어 더 많은 기회와 권한을 준다고 봐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에 1반에서 끝 반까지 시험문제가 똑같아야 한다는 규칙이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뿐이에요. 창의적인 수업과 평가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죠.” -이 범-

하지만 다른 쪽에선 ‘국제바칼로레아(IB)’를 도입하자고 한다. ‘국바(IB)’는 “창의교육이라는 당위론만 존재할 뿐 교사가 교육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상황을 극복하는 제도”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수업구성권, 교재선택권을 지닌 교사들이 성취기준과 평가기준을 직접 만들어 평가하는 ‘교사평가권’도 누린다고 말한다. 부자들의 ‘입시통로’가 되리란 걱정은 ‘소설’이란다. 선발권이 없는 국공립학교에서 국바(IB)를 하니까.

‘IB’를 도입해야만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이 시작될까

오늘 우리 자녀, 학교 학생들의 ‘배움 현장’은 참배움과 거리가 멀다. 교육과정이 획일화되고 즐겁지 않기 때문이다. 중3이나 고3에 올라가면 1년이나 한 학기 이상, 학교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고3 교실도 정시를 대비한 ‘교육방송 교재’로 진도를 나가지만 이미 요지경이다. 수시 ‘교과전형’,‘학생부종합’, ‘논술’, ‘실기’와 ‘특례 전형’, ‘외국대학 입시’, 정시 ‘실기’와 ‘수능’ 등 다양하게 저마다 다른 목표를 지닌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 있을 뿐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을 바꾸는 교육 혁명 시작으로 ‘국제바칼로레아(IB)’를 도입해야만 할까?

“우리말과 글의 본질에 더 가까이 가는 문학, 사실 나열보다 관점과 논거를 드는 역사, 실제로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방식대로 치르는 (생명)과학, 시험용 외국어가 아닌 진짜 외국어, 암기력이나 스킬보다 스스로 생각한 것을 표현하는 예술, 저마다 온갖 생각(사고) 실험으로 생각하는 과정을 성찰하는 지식론”(이혜정) 등의 ‘국제바칼로레아(IB)’ 시험을 치르면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머물지 않고 막 올라갈 수 있을까?

학생들이 그날그날 ‘숙제’에 얽매여 생각할 틈이 없고, 깊이 있는 배움으로 나아갈 수 없는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줄세우기 결과 위주 등급 씨름이 필요한가’란 ‘바탕 물음’을 외면할 것인가

대한민국 ‘교육자’들은 자녀들의 ‘등급 씨름’에 얽힌 ‘바탕 물음’의 해결책을 외면하지 말고 답해야 한다. ‘독서’, ‘발표나 토론’, ‘논술’이나 ‘여행’, 봉사, 동아리 활동을 왜 제대로 하지 못할까? 깊이 있는 배움으로 나아가지도 못하고 배려하고 주고받는 서로 배움으로 참다운 대학수학능력 기르기가 왜 어려울까?

창의적인 수업과 평가가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란 무엇을 뜻하는가? ‘학교 교육’에서 배움과 성장을 돕는 맞춤형 배움은 ‘구호’일 뿐 줄세우기 ‘결과’ 위주 일제고사인 중간, 기말 정기고사 지필 평가로 등급을 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중2 이후 고3에 이르기까지 학습노동에 시달려 아파한다. 한탕주의 한방에 좌우되는 정기고사를 두 달마다 치르니 절망하고 살기 싫어한다. 게다가 고교졸업자격을 묻는 한 차례 대입검정고시와 달리 고교 재학생들은 무려 11번의 시험에다 ‘국가주도 수능’까지 치른다. 교사들도 ‘진도 빼기’와 ‘등급 내기’ 시험에 소진하는 틈새로 사교육은 기승을 부린다.

대한민국을 바꾸는 배움 혁명은 일제고사 없애기에서 시작

왜 줄세우기 변별을 해야 하나? 줄세우기 정기고사와 정시 ‘수능’부터 없애자.

‘근대 교육학은 시험의 역사(푸코)’인데, 시험의 이해와 활용법은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결과’로 선별해 유능한 인재를 조달해야 한다는 관점을 버리자. ‘하늘성채(스카이캐슬)’ 드라마에서 보듯 ‘교육적폐’나 사교육의 뿌리인 의미 없는 ‘결과’ 시험으로 쌓은 ‘학벌’은 ‘허구’일 뿐, 허물어진다.

그러니 ‘돈’이 많이 드는 ‘사교육’과도 작별하고 ‘대입경쟁’ 원인이 ‘학벌 사회’ 탓이란 타령도 그만하자. 대신 학생들이 저마다 ‘과정’에서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관점을 취하자. 공정한 과정에서 정의로운 결과를 얻으니까. 학생들이 저마다 얘깃거리, 생각거리, 주제를 찾아 배우면서 제 능력을 기를 땐 북돋움이 필요할 뿐. 학생, 교사, 부모, 배움 지원 당국 모두를 옭죄어온 ‘일제고사’에서 벗어나자. 학교에서 모든 학생들이 ‘살맛’ 나는 산 배움을 누리도록 하자.

‘주는 대로 받기’에 능한 대학생, ‘제 집’을 짓지 못하는 연구자

명문대를 나와도 백수인 시대, ‘서울대’에선 ‘세계를 선도하는 창의적 지식 공동체’를 교육 목표로 내세우지만 ‘주는 대로 받기’에 능한 학생들에게 높은 점수를 준단다. 오히려 ‘창의적 비판적 분위기’의 강의를 하고 싶어 하는 교수들이 고충을 겪고 있단다. 학생들이 초·중·고 12년 동안 ‘주는 대로 받기’에 익숙했으니까. 그래서 ‘더 좋은 대학’에 왔으니까.

하지만 ‘서울대’ 박사 과정을 해도 ‘제 집’을 짓지 못하는 연구자들도 많단다. ①연구주제 선정 ②선행 연구 분석 ③연구 절차 설계 ④연구(조사, 실험) 수행 ⑤결과 분석 ⑥해석, 논의, 결론 중 ①연구주제 선정과 ⑥해석, 논의, 결론 두 가지를 힘들어한다고.

새로운 기사거리, 작품, 사업 거리를 찾아내고 현실에 접목해 사회적 함의를 짚어낸 기사, 널리 인정받는 작품 해석과 평론, 소비자에게 사업 거리를 인정받는 기자, 예술가, 경영인들과 달리 말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배움의 시대’, 문제를 해결하고 소통하는 힘을 어떻게 기르나

‘국바(IB)’ 도입으로 교사가 ‘교육 주체’가 된다 한들 배움 현장에서 무슨 뜻이 있을까? 현재 추진 중인 ‘고교학점제’로는 ‘칸막이’ 교과 수업과 평가에 얽매여 100% 탐구형·토론형·논술형이 될 수 없다고 본다. 왜 창의적인 수업과 평가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 하지 않고 ‘국바(IB)’ 도입으로 에둘러 가려 할까?

“가르치기 수월한 단순한 능력들은 머지않아 자동화·디지털화되거나 개도국으로 이전될 것이란 전망(바바라 이싱거)”에서 보듯이 ‘서울대’ 학벌보다는 수행 가능한 비반복적 분석, 대인관계, 육체노동 업무가 점점 더 요구되는 시대에 ‘능력자’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 국제 경향과 과제에 대한 지식과 관심, 개방성과 유연성, 자존감과 회복 탄력성, 소통과 대인관계 관리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소통을 잘하는 힘을 어떻게 길러야 할까?

과정 평가 맞춤 배움으로 ‘살맛나는 배움판’을 펼쳐야

17개 광역시도 중 제주, 대구, 충북 등의 교육청처럼 ‘국바(IB)’ 도입에 목매는 것이 옳은 일일까? ‘교사연수’를 강화하고 ‘교원학습공동체’ 지원 정책 정도의 생색내기로 과연 죽을 맛의 ‘교육 판’이 바꿔질까?

‘결과’보다 ‘과정’을 살리는 ‘배움’으로 학생들은 행복할 수 있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과정 평가, 자유학년제, 고교학점제를 내세운 만큼 이제 일제 고사를 없애자.

일제고사를 없애면 100% 탐구형·토론형·논술형 과정(수행) 평가란 ‘맞춤 배움’이 펼쳐질 수 있다. 그동안 배움 과정이 시원찮으니 누구나 만족하는 결과도 나오기 어려웠을 뿐.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여러 교과에서 수행평가를 하고 점수 내는 ‘구조’에서 겪은 ‘고통의 교육’과는 차원이 다른 배움이 펼쳐질 것이다.

늘배움 학점제 과정으로 '고교주제학점제' 자리 잡게 해야

‘고교학점제’를 왜 한다고? 하도 잠을 자는 학생이 많아 수업 참여를 이끌려 한다고? 과연 칸막이 교과목 학점제로 선택 기회를 제대로 줄 수 있을까?‘

교육과정’보다 학생의 관심사를 북돋우자.

초·중·고교는 물론 대학에 이르기까지 학생이 스스로 원하고 저마다 관심사(주제)를 바탕으로 노력한 성과를 꾸준히 기록하게 하자. ‘늘배움 학점제’ 차원에서 ‘고교주제학점제’를 자리 잡게 하자. 모두가 즐겁게 ‘배움권’을 누리는 늘배움 사회로 나아가야 하니까.

교사를 믿을 수 없다고? ‘재난의 폐허 속에서도 사람들은 공적 생활에 참여하며 기쁨을 느낀다(레베카 솔닛)’고 하지 않던가? ‘연수 강화’보다 ‘자율 연수’로 공론의 장을 펼치자. 학생을 믿을 수 없다고? 우리들의 미래인 학생의 관심사부터 귀 기울이고 들어보자. 열다섯 살이면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며 뜻을 다질 수 있단다. 학생들을 도우기만 해도 누구나 스스로 길을 찾아갈 것이다.

오히려 그들이 좀더 ‘큰 질문’을 붙들고 답을 찾아 나서고 서로 배움을 통해 답을 재구성하도록 힘껏 도울 때다.(이경숙-시험 국민의 탄생)

교육 절망에서 배움 희망으로! 저마다 하고 싶은 일을 내세우는 시대 흐름을 읽고 배움권을 살려 내자. 주제 수업이나 과정(수행) 평가 혁신을 위해 노력한 이들이 펼쳐 온 ‘우리 안의 혁신’ 노력을 존중하자.

‘결과’를 내세우며 1등만을 위해 온 억압, 통제, 관리의 ‘교육 판’에서도 ‘맞춤 배움’ 차원에서 ‘과정’에 충실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누리도록 애썼으니까. 학교 현장에서 독서, 토론, 논술, 실험, 체험 등의 참배움에 헌신하며 이룩한 ‘토박이 배움밝힘(교육철학)’의 열정과 생각도 새롭게 읽고 뜻을 모아 보자. 이젠 국바(IB)’ 도입보다 당장은 고교주제학점제와 과정(수행) 평가 맞춤 배움으로 살맛나는 배움판을 펼쳐야 할 때다.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 경기고 교사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장, 경기고 교사

김두루한 참배움연구소소장(경기고 교사, 문학박사)은 열린시대교육개혁론(이서원, 1996)을 펴냈으며 앎의 두루퍼짐과 겨레 하나됨이 이루어진 대한민국을 가꾸려는 뜻을 지니고 1987년 한양여고에서 교편을 시작한 뒤로 33년째 교직에 종사 중이다.

한국인격교육학회 부회장, 한글학회 평의원, 한국어정보학회 이사, 한국교육철학학회 회원 등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며, 전교조 부설 참교육연구소 중등새로운학교연구실장을 지냈다. 2012년부터 참배움학교연구회를 조직해 매월 참배움이야기마당 등 활동을 해 오고 있으며, 2017년 이후 참배움연구소로 개편해 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학교운영체제(교과체제), 고교학점제, 대입전형, 과정(수행)평가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하며 최근 고교주제학점제 실행방안(2018), 배움과 성장이 있는 교사의 삶 가꾸기(2018), 제4차 산업혁명시대 중등학교에서 사람다움(인성)기르기(2017), 정보 시대 생각하는 참배움의 뜻과 길(2017) 등을 발표했고 현재 ‘배움혁명’(2019)을 출판 준비 중이다. duruhan@hanmail.net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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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수 2019-07-05 00:20:26
시험을 없애면 모든 것이 거기에서 다시 시작되는군요.^^ 모두가 얽혀 있는 고통의 중심, 일제고사. 시험 없는 세상에서 산 적이 없어 미처 생각 못했지만 이렇게 보니 원인과 해결책이 확실해 보입니다.

「 ‘결과’보다 ‘과정’을 살리는 ‘배움’으로 학생들은 행복할 수 있다.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이 과정 평가, 자유학년제, 고교학점제를 내세운 만큼 이제 일제 고사를 없애자.

일제고사를 없애면 100% 탐구형·토론형·논술형 과정(수행) 평가란 ‘맞춤 배움’이 펼쳐질 수 있다. 그동안 배움 과정이 시원찮으니 누구나 만족하는 결과도 나오기 어려웠을 뿐.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에 여러 교과에서 수행평가를 하고 점수 내는 ‘구조’에서 겪은 ‘고통의 교육’과는 차원이 다른 배움이 펼쳐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