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교사노조 "현직 교사가 성적상위권 학생 모아 집단과외"
청와대 국민 청원도 등장...장휘국 교육감, 엄정 조사 지시
[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광주시교육청이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만 출제 예상 문제를 준 의혹에 휩싸인 A고교에 대해 성적관리 실태 특별 감사에 들어갔다.
8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감사팀은 감사관실의 2개팀과 교과 전문가인 교육전문직 등 20명으로 구성되며, 오늘(8일)부터 실시한다.
특별 감사에서는 최근 3년간 시험지와 답안지, 기숙사 학생 명단 등 관련 자료와 학생 및 교사를 대상으로 다른 교과에 대해서도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를 철저하게 조사한다. 이번 감사는 기말고사 기간임을 감안, 학사일정을 고려해 운영한다.
장휘국 교육감은 이번 사항의 중요성을 감안, 엄정한 조사와 사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
한편 같은 날 '광주 **고등학교 시험지 유출'이라는 청와대 청원도 제기됐다.
청원인은 "광주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는 학생"이라며 "5일에 기하와 벡터, 확률과 통계 시험을 보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술형 시험 3~4번 문제가 수학 가형 모의고사 30번 난이도였다"며 "시험이 끝난 뒤 수학을 잘하는 친구(기숙사생)에게 문제를 물어보았는데 서술형 문제가 어디서 나왔는지 다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종이 5장을 주면서 보라고 했는데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며 "그 종이에는 객관식 3문제, 서술형 2문제가 그대로 있었다. 이 종이를 일요일에 따로 하는 수업시간 때 받았다고 하면서 시험 출제자 선생님이 나눠줬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담임 선생님께 종이에 있는 문제와 시험지에 있던 문제를 대조해가며 보여줬다"며 "담임 선생님은 수학선생님께 가서 뭔 일인지 알아온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청원인은 "이후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 하는 담임선생님의 말을 들어보니 '알아서 구입해서 풀었어야 되지 않느냐'는 식의 말을 하고 있었다"며 "소수의 정당하지 않는 행동으로 집단의 피해를 막기 위해 총대를 메고 글을 작성한다"고 했다.
현재 이 청원에는 290여명이 동의한 상태다.
앞서 지난 5일 광주 A고교에서는 3학년 기말고사 수학 시험문제와 관련해 학생들이 시험문제가 특정 동아리 학생들에게 제공된 문제에서 출제됐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광주교사노조도 같은 날 신속한 감사와 엄한 처벌을 촉구했다.
광주교사노조 박삼원 위원장은 “재직 교사가 성적상위권 학생들을 모아 집단과외를 한 사건으로 규정한다. 학교에서는 이런 불법행위를 말리기는커녕 교육과정에 넣어 도왔다”며 “서울 숙명여고 사건이나, 지난번에 광주의 다른 사립학교에서 일어난 행정실장과 학교운영위원장에 의한 시험지유출 사건보다 더 죄질이 무겁다고 보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시교육청은 신속하게 감사를 벌여 엄하게 처벌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직접 관련자는 물론 교감과 교장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사건이 사립학교에서 연달아 일어나는 이유는 관리책임을 묻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또 “해당 학교는 재시험을 실시하는 정도로 덮으려 하지 말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사과하고, 교감·교장 대기발령, 기숙사 폐쇄 조치 같은 진정성 있는 조치를 우선적으로 취한 후에 감사를 잘 받을 것을 요청한다”면서 “시교육청의 감사가 미진하다고 판단되면 이번 사건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