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초등 저학년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 체험하기 하는 고학년 학생들.(사진=김경희 교사)
초등 저학년 동생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선생님 체험하기 하는 고학년 학생들.(사진=김경희 교사)

[에듀인뉴스] “선생님들은 저희한테 허락도 안 받고 선생님들 마음대로 동생들과 하는 활동을 만드셨어요? 저는 동생이 귀찮단 말이에요.”

사촌 동생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지우가 왕짜증을 낸다.

‘고소한 오일’(고민하면서 소통하는 5학년&1학년) 교내 교사 수업나눔동아리 선생님들이 방학 동안, 학교라는 공간에 첫발을 내딛는 1학년 동생들의 학교 적응을 돕기 위해 5학년 형과 누나들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동생 돌보기 프로젝트’를 야심 차게 준비하여 안내했더니 돌아온 비수였다.

선생님들은 동문으로서 가질 수 있는 공감대를 최대한 살려 적극적으로 다가가서 가르치는 과정에서 5학년들이 분명 성장해가는 기쁨과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해 1학년과 5학년 학생들이 함께 입학식 참여하기, 학교 소개해주기, 첫 급식 같이 먹어주기, 그림책 읽어주기 등을 3월 초부터 시작했다. 

1년 동안 무려 20시간 이상을 지속해 계획했는데 학생들 생각은 교사와 다를 수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표현하지 않아서 그렇지 지우 외에도 ‘동생 돌보기 프로젝트’가 못마땅한 친구들이 있었을 것이다. 분명 좋은 점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것과 교육과정 편성권이 교사에게 있다는 말로 지우를 달랠 수밖에 없었다. 학생들이 짜증 낼 때, 같이 버럭버럭하거나 교사가 토라져 버리면 둘 다 손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3월 첫날, 2교시부터 프로젝트는 시작되었다. 1학년 동생들의 입학을 축하해주기 위해 큰소리로 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동생에게 축하 편지를 써서 막대 사탕도 건네줬다. 입학식이 열린 강당에서 낯선 1학년 교실까지 형님들이 동생 손을 꼭 잡아 안전하게 데려다주기도 하였다.

동생들이 낯선 학교 공간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동생 눈높이에 맞춰서 학교 곳곳을 설명해주고 동생의 질문에 답해주는 개별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해주었다. 방과후 교실에 참여해야 하는 동생에게는 꼭 기억해야 할 장소들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미션을 내주고 혼자 해결해갈 수 있을 때까지 지켜봐 주기도 했다.

급식 시간에는 동생과 나란히 손잡고 줄을 서서 배식을 받는 방법을 시범 보이고, 동생에게 젓가락질하는 방법도 가르쳐주면서 종종 자신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식사 예절들을 의젓하게 알려주기도 했다.

동생들에게 읽어줄 수 있는 그림책을 선별하기 위해 국어 시간을 활용해 좋은 책 선정 방법과 책 소개하는 법을 적극적으로 배워 동생에게 그림책을 읽어준다. 책을 읽고 나서 남는 시간에 동생이 맞출 퀴즈도 만들고 진행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상품들도 준비했다. 분기별로 하다 보니 이제는 책 읽어주는 아르바이트를 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실력이 향상되었다.

1년을 보내고 학년 초 버럭 짜증 냈던 지우가 친구들 앞에서 발표한다.

“내 사촌 동생들이 하도 말을 안 들어서 모든 동생이 다 그런 줄 알았는데요. 내 짝꿍 동생 2명은 내 말도 잘 들어주고 아주 귀여웠어요. 내년 5학년들도 이 프로젝트를 해보면 좋겠어요!” 하며 동생에게 줄 동화책 선물을 내민다.

학생이 짜증 낼 때, 같이 버럭버럭하거나 토라져 버리면 둘 다 손해다. 어르고 달래서 한 계단 한 계단 같이 올라가다 보면, 그 때 버럭버럭하지 않고 잘 넘긴 대가로 달콤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