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새별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정책국장

박새별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정책국장
박새별 전국교육대학생연합 정책국장

[에듀인뉴스=정하늘 기자] 촛불혁명, 판문점선언, 4차 산업혁명 등의 변화를 겪은 아이들을 가르칠 예비교사의 입장에서, 현재의 교육과정은 시대적 흐름을 담아내지 못 하는 오래된 교육과정이다. 흔히 교실 속 아이들과 학부모가, 사회가 많이 바뀌었다고, 4차 산업 혁명이 도래하니 준비해야한다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교육 현장에서 동고동락 할 ’교사‘의 역량을 준비하는 체계는 마련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뒤에서 언급할 설문결과 중 적은 사례이지만, 2015 교육과정 개편에도 불구하고 2009 교육과정으로 수업을 들으며, 심한 경우 7차 교육과정의 내용까지도 있었다는 설문 답변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교육과정 개편에 따른 강의내용 반영이 필요하며, 미래사회의 교사역량을 강화하는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초등과 중등 예비교원이 거치는 교육과정이 상이한 만큼 의견에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교원양성기관의 교육과정과 양성체계 중 교·사대 예비교사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느끼는 공통적인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과정과 현장 연계성 강화 ▲현장실습의 기간 확대와 내실화 ▲임용시험 개편 ▲당사자가 함께하는 거버넌스 구축 등 네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이는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과 전국사범대학생회연합(전사련)이 공동으로 주장하는 것으로 아래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편의상 교육대학교와 이화여대·교원대·제주대 초등교육과를 ‘교육대학교’, 사범대학교와 교직이수, 교육대학원을 ‘사범대학교’로 생략.

"지식 충분히 못 배워"...교육과정의 현장 연계성 강화해야

고등교육법 제44조에 교원양성기관은 ‘교원양성’이라는 큰 목적 아래 ▲교육자로서의 확고한 가치관과 건전한 교직(敎職) 윤리 확립 ▲교육의 이념과 그 구체적 실천방법 체득(體得) ▲교육자로서의 자질과 역량을 생애에 걸쳐 스스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기초 확립이라는 세가지 분명한 설립·운영 목표가 있다.

고등교육법 제44조 캡처.
고등교육법 제44조 캡처.

이에 교·사대생은 서로를 ‘예비교사’라고 부르며, 곧 현장에 나갈 준비를 하는 ‘교사’이자 교육주체로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교육대학생연합과 실천교육교사모임이 지난 5월 현장교사와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교육대학교 수업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예비교사 2.2점, 현장교사 1.8점, ▲'교육대학교의 교육과정이 현장교사가 되었을 때 역량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정도'는 예비교사 2.7점, 현장교사 2.2점으로 나타났다.

수많은 예비교사들은 교원양성기관의 교육과정을 통해 교사가 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충분히 배우지 못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지난해 동국대 사범대 학생회가 예비교사와 현장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중 '사범대 및 교육대학원의 교육과정이 교사로서의 고민을 키우거나 학교현장 교사로서 준비를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의 답변에는 평균 2.6점(5점 만점)이 나왔다.

이는 예비교사와 현장교사 모두 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의 전반적인 운영에 크게 만족하지 못하며, 현 교육과정이 교직을 위한 역량을 제대로 길러주지 못한다는 증거다.

특히 교대 교육과정의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서 초등예비교사는 26.7%, 초등현장교사는 52.9%가 1점을 주었으며, 예비교사보다 현장교사의 평점이 약 0.4~0.5점씩 낮은 부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점수를 부여한 이유를 물은 질문에는 '교·사대 예비교사 모두 ‘현장 연계성’이 떨어진다'고 가장 많이 응답했다. 설문결과를 분류하며 정의한 ‘현장 연계성’이라는 말은 다양한 뜻을 담고 있다.(절대적인 정의가 아닌, 주관식 설문 결과)

△교실 속 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이론만을 배우는 것

△오늘날 현장에서 요구하고 가장 고민되는 부분을 다루지 않는 것.(교사 업무, 학생평가 방법,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 아동발달, 상담, 학급운영, 내용학이 아닌 ‘지도법’, 교육정책, 관련 법률, 특수 통합교육 등 내용 보강 필요)

△일방적 지식 전달로 암기하는 이론중심수업

△현장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교수자의 강의

△현장실습 기간의 부족과 방식의 보완 필요

△교과내용학에 비해, 교과교육학 관련 학습 부족

응답을 분석해 보았을 때, 교원양성기관은 ‘교원양성’이라는 목적과 3가지의 목표를 달성하는 책무성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현장교사의 고민, 변화한 교실 현황 등을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교원양성 전문기관으로서의 책무성을 다할 때, 교육의 다각적인 변화에 교사가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아이들 만날 시간 없는 예비교사 "현장실습 기간 확대, 내실화 필요"

양성기관에서는 교육 내용학(ex.기하학, 영어 발음과 조음방법 등), 교육철학의 역사, 존듀이와 프로이트 등 학자의 이론, 교과별 수업모형, 영어 교과서 분석 등 이론적인 부분을 주로 배우지만 이론의 현장 적용 사례를 분석하는 것이 충족되지 않고 있다.

강의와 관련해서는 수업내용을 학생들의 ’조별발표‘를 통해 각 조별로 정리한 것을 발표하거나, 동기들을 아이들이라고 가정하여 한 수업을 4명이 나누어 수업을 진행한 뒤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 학생들의 불만도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양성기관의 수업에서는 학교현장의 어려움, 수업 진행할 때 유의할 점, 수준별 학습지도 등 다룰 수 없는 내용이 많기에, 현장실습은 더더욱 중요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또 실습기간은 아이들을 만나며 예비교사들의 적성을 고민할 기회를 마련하고, 교사로서의 사명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하지만, 정작 현장실습을 갈 수 있는 기간은 대학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초등의 경우 약 9~15주, 중고등의 경우 약 4주 정도로 굉장히 짧은 기간이다.

흔히 교·사대를 다니면 아이들을 만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아이들을 마주할 시간이 없으며, 학부모와 관리자는 거의 만나볼 수 없다.

이에 절대적이진 않지만, 최소 한 학기는 함께 할 때 학기의 시작, 중간, 끝을 보며 학기 단위의 학급운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학교 인턴십 제도’ / 싱가포르 ‘총 22주 실습’, 애초에 교대생이 교육 공무원 신분 / 핀란드 약20학점, 세 차례 나누어 실시 / 호주 적어도 80주 이상 / 독일 1년(수습기간 별도 2년 운영) / 프랑스 30주(대체로 1년)

교육현장실습은 단순한 기간의 증가가 아닌, 내실화도 필요하다.

교육대학교의 경우 목적에 따라 크게 3가지 유형이 있는데, 주로 2학년 참관실습(2주,참관), 3학년 수업실습(2주,수업과 참관), 4학년 종합실습(4주,참관,수업,담임업무)로 나누어져 있다.

하지만 사범대의 경우 이러한 체계조차 존재하지 않으며, 집단실습,장기실습,동행실습 등 다양한 유형으로 실습을 진행하는 교육선진국에 비해 보완해야 할 점이 많은 현황이다.

또 학기 중 현장실습을 진행할 경우 실습주를 제외한 수업 15주차를 채우기 위해 별도의 수업보강을 잡게 되어있다. 이는 이른 아침, 점심시간, 늦은 밤, 주말과 공휴일에도 실습 보강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어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부담을 주며, 몰아서 하는 수업은 학습효과도 떨어지는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그 외에도 실습을 통해 해당 지역 특징에 맞는 교육을 고민하는 지역공동체와의 연계, 대학강의와 현장실습과의 연계 등 실습 방식의 내실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Q. 교원임용시험이 좋은 교사 선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 누가 누가 잘 외우나 시험 보는 것이 실제 학생을 지도하는데 도움이 될 리가 없다. 실제적인 부분을 평가해야 한다.

- 교과내용 교수에 필요한 내용을 요구하고 있으나 실제적인 부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재학생 중에 예비교사는커녕 학생의 신분으로서 지켜야 할 덕목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데, 이들을 제지할 방법이 전혀 없다.

- 교과에 대한 지식을 단기간에 습득하는 것 외에 장점이 없습니다. 단순 암기에 그쳐있고, 사람을 떨어뜨리기 위해 꼬아 만든 시험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1차 시험의 합불은 컴퓨터나 책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서 내용들의 단순 암기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에 부적절하다. 교대에서 4년 배운 것과 상관없이 좋은 교사란 단순 지식 암기를 잘하는 교사로만 보는 것 같아서 아쉽다.

* 설문 기간 :2019년 5월 1일~13일(13일간)/ 참여 인원 : 총 5,074명(현장교사 817명, 예비교사 4,275명)/ 출처 : 전국교육대학생연합-실천교육교사모임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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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기력만 측정하는 임용시험..."학교현장-양성기관-임용시험 연계 개편 필요"

'교원임용시험은 ’좋은 교사 선발‘을 위한 시험이 아니며, ’단순 암기와 지식만을 평가‘하는 시험이다.' 

예비교사가 임용시험에 대해 가장 와 닿게 설명한 문장이 아닐까 싶다. 임용 1차 시험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지도서만 펼치면 나오는 각종 성취기준, 수업모형, 과목별 핵심역량 등을 한 글자도 틀리지 않고, 최대한 많이 외우는 싸움을 하게 된다.

즉, 임용시험은 공교육 기관의 교사가 되려면 꼭 거쳐야 하는 선발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암기능력 외의 교사로서의 실질적인 능력과 교사관을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또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학 등록금 비용과 맞먹는 특정 노량진 강사의 강의를 대부분 거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양성기관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하면 임용시험 준비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화해야하며, 학교현장 연계성-양성기관의 교육과정-임용시험, 이렇게 3가지가 연계되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교원임용시험은 매년 평가 기준 비공개로 수험생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1~2점 차이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림에도 불구하고, 매년 평가 기준이 공개되고 있지 않아 이유를 알고 싶어도 알 길이 없는 상황이다. 또 수험생이 중심으로 삼고 공부할 기준이 비공개되다 보니 시험 준비에도 어려움이 크기에, 이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교사의 최소한의 인성·덕목이 평가되지 못한다는 것은 무시험 교사자격증을 부여하는 양성기관이 교사로서의 인성이 부적합한 사람을 제한하는 역할이 잘 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원임용시험 조차 이 부분을 평가하지 못한다는 것 또한 문제이다. 교사는 성평등 교육을 해야 할 사람이면서도, 성인지 감수성관련 필수강의 이수나 자질의 평가는 진행되고 있지 않다. 최근 서울교육대학교를 시작으로 연속적으로 나타난 ’교대미투‘를 반면교사 삼아, 이제라도 당사자와 함께 재발방지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거버넌스 구축..."당사자 참여 보장해야"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오랜 시간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닌, 사회의 변화를 파악해 충분히 연구하고 당사자와 논의하고, 신중히 결정하는 것을 뜻할 것이다. 하지만 ‘교원양성기관 교육과정과 교원양성체계’는 이해관계가 많이 엮여 있기 때문인지, 오랜 시간동안 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예비교사로서 교원양성기관에서 배우는 것이 교육현장에서 실현될 수 있으며, 일정한 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그 질을 담보할 수 있는 교원양성과정이 필수적이다.

이에 청년이자, 미래세대를 마주할 예비교사로서 교원양성기관의 교육과정과 양성체계가 변화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교육주체인 학생과 함께 논의할 것을 요구한다.

이러한 논의는 명확한 거버넌스를 구축, 교육과정의 당사자와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오랜 시간 학생은 교육부, 학교에서 결정한 사항을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여겨져 위와 같은 요구가 있어도 논의를 할 공간과 당사자의 요구를 실현할 수 기회가 없었다. 이에 해당 주제를 청년특별위원회라는 명확한 자리를 마련하여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