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라 경기 성남 늘푸른고 교사

고교학점제를 위한 학교 밖 학점이수 체제 구축 방향은?

시도교육청만으로 학교 밖 학점이수 체제 구축·운영 어려워
학교 울타리 지역사회까지 확장, 실제적 경험 기회 제공해야
학교 밖 교육 핵심은 강사..."강사 교육 역량 강화 앞장서야"

[에듀인뉴스] 대학입시와 그에 따른 교과 패권주의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을 편성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학생이 중심이 되어 자신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책임 있게 이수하는 고교학점제가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현장을 이해하는, 현장을 고려하는, 현장을 움직이게 할 실질적인 교육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정미라 경기 성남 늘푸른고 교사
정미라 경기 성남 늘푸른고 교사

학교 밖 학점이수 체제 구축은 학생의 미래역량과 진로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학생과 교사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학점제를 운영하고 있는 캐나다, 미국의 경우는 이미 오래전부터 학교 밖 학점체제를 구축하여 학생들의 진로역량과 감수성을 신장하고 있다.

학교 밖 학점이수 체제는 학교 안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직업탐색이나 직업역량 신장 교육을 지역사회와 협력하여 구축되고 운영된다는 측면에서 학생과 학교 모두에게 고무적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교 밖 학점이수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안이 함께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첫째, 지역사회 교육과정위원회 조직과 운영에 대한 법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 밖 학점이수 체제는 현재 주로 시·도교육청 단위에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고등학교에서 10학점 정도의 학교 밖 학점이 인정되는 체제가 구축된다면 그 규모나 업무 처리량에 있어서 시·도교육청에서 운영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리고 학교가 실질적으로 지역사회와 인적, 물적 인프라를 공유하기 위한 교육적 협력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 내에서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협의체가 조직되어야 한다.

캐나다, 미국의 경우 지역사회교육위원회가 학교 운영 지원, 교육과정 운영, 교원수급, 학교 밖과의 협력을 관장한다. 따라서 지역사회 내의 대학, 교육기관, 기업 등과 협력한 학점이수체제가 원활하게 운영되고 있고, 학생들에게는 직업탐색과 직업역량을 신장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됨으로써 학교생활에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역단위 교육과정위원회를 조직하여 학교가 학교 울타리를 지역사회까지 확장, 학생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실제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이 위원회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조직과 권한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교육부나 시·도 교육청은 타부처와의 협력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

새로운 학점이수 체제를 구축해가는 과정도 필요하지만 타부처의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을 학교 밖 학점 이수 체제로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도 함께 추진된다면 학생들에게 보다 풍부하고 실질적이고 질 높은 학교 밖 학점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이미 평생교육 학점은행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검정고시의 일부 과목 시험은 이미 국가수준 교육과정과 연계되어 있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할 경우 면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 법적 체계가 이미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바로 연동하여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셋째, 학교 밖 학점이수기관의 강사 교육역량 신장을 지원해야 한다.

안전교육, 생활지도, 교수학습방법에 대한 연수나 기존 교사의 코티칭(co-teaching)을 통해 학생의 인지적, 감성적 발달단계에 적합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도교육청은 지원해야 한다.

연수는 집합연수, 원격연수 등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일정 연수 시간을 필수 과정으로 마련하여 학생들에게 안전하고 의미 있는 학생 중심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경기도교육청의 꿈의 대학 운영에 있어 간혹 대학의 수업이 학생 수준과 흥미를 맞추지 못하는 강좌들이 있어 이에 대한 개선 요구가 존재했다. 또 다른 시·도교육청에서도 대학과 협력한 수업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모색한다면 학교 밖 학점이수체제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신경민, 서영교, 박찬대, 박경미 의원과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 국가교육전략포럼, 교육디자인네트워크, 김근태민주주의연구소, 좋은교사운동이 공동주최한 '고교학점제의 길을 찾다-고교학점제 점검과 진단' 세미나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사진=지성배 기자)
지난 9일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신경민, 서영교, 박찬대, 박경미 의원과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 국가교육전략포럼, 교육디자인네트워크, 김근태민주주의연구소, 좋은교사운동이 공동주최한 '고교학점제의 길을 찾다-고교학점제 점검과 진단' 세미나가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됐다.(사진=지성배 기자)

고교학점제의 성공적 도입과 안착을 기원하며

고교학점제의 목적은 국가중심, 교사중심 교육과정 운영에서 벗어나 학생 중심 책임교육을 실현하는 것이다. 그래서 학교의 여건에 맞게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는 학생과 학교의 소통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낙오하는 학생 없이 모두가 맞춤형 교육을 이수할 수 있게 지원해주는 책임교육은 학교만의 노력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학교 간, 학교와 지역사회 간, 학교와 지자체 간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

즉 학교단위, 지역사회 단위 교육자치가 이루어질 때 고교학점제는 현장에 안착되어 활성화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교육부는 권한 이양과 새로운 교육협의체제를 연구하여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고교학점제를 위한 예산, 시설 등의 인프라 구축과 같은 과제가 산적해있다. 지속적으로 현장과 소통할 때 학생이 중심이 되는 학교 교육과정 운영, 교육과정의 민주화인 고교학점제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교육부(2015). 창의적체험활동. 교육부.

김성천, 민일홍, 정미라(2019). 고교학점제란 무엇인가?. 맘에드림

김현섭, 이승준, 이종헌, 김진희, 이혜선, 김상규(2019). 교자자율연구년제 도입을 위한 과제와 방안.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 보고.

이광우, 이근호, 김진숙, 민용성, 이경언, 권점례, 조보경, 김현미, 김기철, 김현정, 김현수, 이수정, 이민형, 임유나(2018). 고교학점제 실행 기반 구축 연구 – 수업시수, 학교 밖 학습경험, 조기졸업 및 재이수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 보고 RRC 20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