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영 용인 신봉고 진로전담교사/ k-havruta 창의·인성교육연구소장

파괴적 기술의 발달과 학교진로교육의 방향

[에듀인뉴스-명교학숙 공동기획] 학생들의 인성교육 방향 정립을 위해 고전(古典)을 활용한 교육이 떠오르고 있다. ‘명교학숙’은 이러한 교육계의 움직임을 리드하는 초·중등교사 연구모임으로 동·서양 인문고전을 탐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교육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에듀인뉴스>는 명교학숙과 함께 고전을 통해 우리 교육 현실을 조명하고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요한 프리드리히 헤르바르트는 독일의 철학자·심리학자·교육학자이다. 1809년부터 1833년까지 쾨니히스베르크 대학교에서 임마누엘 칸트의 후임으로 재직한 그는 ‘수업이란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격을 변화시키는 것 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수업은 수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요한 프리드리히 헤르바르트는 독일의 철학자·심리학자·교육학자다. 1809년부터 1833년까지 쾨니히스베르크 대학교에서 임마누엘 칸트의 후임으로 재직한 그는 ‘수업이란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격을 변화시키는 것 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수업은 수업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에듀인뉴스] 헤르바르트의 교육철학을 연구하며 교사로서 '교육이란 무엇인가?'를 깊이 고민해 본다.

과학교사로 27년을 지나 진로전담교사로 직무를 시작한지 7년째를 맞이한다. 그동안 과학교사의 눈으로 보지도 느끼지도 못했던 대한민국의 교육이 진로교사의 눈으로 조금씩 눈에 들어오며 비판적 사고로 바라보게 되었다.

30년 만에 기록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한 나라, 강대국들 틈에서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제법 잘 사는 나라로 부러움을 사는 대한민국,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공동체의 대다수가 불행한 국민으로 살아가야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공교육의 정상화를 그렇게 부르짖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공교육 내에서 혁신이란 이름으로 창의적 융합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교육의 질적변화를 일으키고자 피 눈물 나게 노력하는 데도 세상에서는 왜, 아직도 주입식과 암기식 교육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 집단으로 매도되는가?

2009 개정교육과정에 이어 2015 개정교육과정의 파괴적 수업혁신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이 지탄을 받는 이유가 무엇일까?

고민해보니 지속가능한 정책을 수행하지 못함이요, 대 국민을 향한 홍보 부족임을 알게 되었다.

아픈 마음을 뒤로하며 헤르바르트의 ‘수업이란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격을 변화시키는 것 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수업은 수업이 아니다’라는 주장에 커다란 도전을 받고 진로교사로서 공교육의 품격을 높이고자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창의적 수업을 위해 나름 고민하며 노력하고 있다.

개인과 국가적 측면에서 진로교육의 필요성

개인의 발달적 측면에서 진로교육을 바라보면 첫째, 적성과 능력을 포함한 자아이해와 자기계발로 자기에게 적합한 직업을 택하기 위해 최우선으로 자신의 흥미와 적성, 가치관 등을 올바로 이해하고 삶의 목표에 적합한 적성과 능력을 계발해야 한다.

둘째,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로 미래에는 일과 직업 세계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타당한 직업의 탐색 없이는 직업을 선택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셋째, 진로 선택의 다양성과 유연성 제고측면에서 나에게 다가오는 미래에는 다양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며,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적, 생물학적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진로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학생들이 인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과학적 분석과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어야한다.

국가 사회적 측면에서 진로교육을 바라보면 첫째, 다양한 분야에 필요한 인재의 균형 있는 개발 유도를 위하여 학생들이 어려서부터 다양한 분야에 흥미와 적성을 가지고 자신의 진로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

둘째, 직업이 없는 많은 청소년의 양산과 비행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사회에 진출하는 청소년이 자신에게 적합한 직업을 갖도록 하고 그로 인해 자부심을 느끼며 삶을 살아갈 수 있게 한다면 청소년의 범죄와 사회적 부적응 현상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셋째,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이 발견되고 계발할 수 있도록 어려서부터 학교가 도와준다면 학생들은 자신들이 좋아하고 행복할 수 있는 직업을 가질 수 있어 올바른 직업관을 갖고 대한민국의 민주시민으로서 행복한 삶을 영위해 나갈 것으로 생각한다.

파괴적 기술의 혁명시대 진로교육의 방향은?

하나, 호기심과 질문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왜 질문이 중요한가? 수업에 관심을 가지고 집중하다보면 배운 내용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기고 호기심이 생기다보면 자연스럽게 질문을 하게 된다.

질문을 하다보면 새로운 정보를 얻게 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생각하는 힘을 키워 창의적 사고 역량이 향상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교실에서 질문은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교사로서 27년 이상 질문에 대해 그리 큰 관심도 없었고 그래서 중요성도 몰랐던 내가 진로교사가 된 이후에야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그 중요성과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왜 우리나라 학생들은 질문을 하지 않을까? 그리고 왜 교사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을까?

첫째, 우리나라 학생들은 자아존중감이 부족하다.

부모들의 부정적 간섭을 지나치게 받다 보니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결코 답이 없는 질문인데도 '자신의 생각이 맞을까? 틀릴까?' 타인의 눈치를 보며 끝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한다.

둘째, 민주시민의 정의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엄연한 민주시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임에도 불구하고 민주시민의 정의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으니 민주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와 책임과 의무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시민으로서의 참여의식이 부족하다.

거침없이 꿈꾸고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야 할 학생들이 타인 눈치를 보고 부끄러워하며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이유를 나는 '민주시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교육부재에서 찾고자 한다.

대한민국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상대방에 대한 경청과 존중의 부재, 약한 자에 대한 배려와 나눔 보다는 무시하고 따돌리고 편 가르는 현상, 인격이 아닌 돈의 힘에 굴복하며 ‘우리’가 아닌 ‘나’ 중심의 사고에 익숙해져 일어나는 불행한 사건·사고들이 많다.

이러한 사건 사고에 대해 특별히 누구의 탓이라고 묻고 따지고 싶지도 않으며 교육자로서 변명하고 싶지도 않다.

단지 부끄러운 대한민국의 해결해야만 하는 학교 안 문제이기에, 이제라도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수업을 통해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하자. 그로인한 활발한 질문과 답으로 서로의 생각을 공유해 남보다 우수한 아이가 아닌, 남과 다른 차이를 발견하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업을 하자. 그렇게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창의적 인재양성을 위한 수업이 개발되고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인공지능(AI)에 맞설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융합적사고의 인재 양성을 위해 필요한 수업은 무엇일까? 바로 관심과 호기심 그리고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질문이 있는 수업이다.

그렇다면 흥미와 관심으로 궁금증과 호기심에 대한 질문을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수업을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바로 질문기술의 향상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행동과 말에 자신감을 가지고 행동하며 당당하게 표현할 수 있는 힘을 키우게 된다.

둘, ‘체인지 메이커’ 동아리 활동이 필요하다.

민주시민으로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배우는 학교 안 ‘체인지 메이커’ 동아리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체인지 메이커란 자신의 주변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찾아 스스로 그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하는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치는 활동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가 원하는 인재를 키우는 데 매우 합리적인 동아리 활동이다.

체인지메이커 동아리활동 단계

1단계 : 생활 주변 문제 찾고 발견하기(Discovering)

2단계 : 솔루션 찾기(Developing)

3단계 : 행동하기(Doing) 및 시제품(Prototype) 만들기

4단계 : 퍼뜨리기(Disseminating) 및 공유하기

결국, 열정→문제 찾기→해결책 찾기→바보 같은 생각과 행동→실행→도전→기회→자신에 대한 의구심→지원→성취경험→또 다른 도전 →새로운 아이디어→공동체의 변화→자신에 대한 존경심→ 자아존중감 극대화로 공감능력, 팀워크, 리더십, 문제해결능력을 키워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원하는 인재가 키워진다.

(자료=김상영 교사)

최근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유니콘’ 기업이 13개나 태어났다고 한다. ‘유니콘’이란 ‘창직’과 ‘창업’을 통해 연 매출이 1조원이상 되는 벤처기업에 주어지는 이름이다.

1940년대 미국의 하버드대학에서 시작한 ‘기업가 정신’ 교육이 ‘디자인 씽킹’, ‘체인지 메이커’, ‘창직’ 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 중등교육에서 시작 된지 몇 년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이란 단어는 알지만 ‘창직’이란 단어에는 생소해하는 관리자들이 많다. ‘창직’을 접한지 5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교육의 전파가 참 느리다는 것을 여전히 실감한다.

그럼에도 헤르바르트가 주장한 ‘수업이란 학생의 마음을 움직이고 인격을 변화시키는 것 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이며 관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수업은 수업이 아니다’를 가슴 깊이 새긴다. 그리고 외부의 가치관과 신념에 갇혀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는 대한민국의 다음 세대들이, 이유도 모르는 경쟁의 틀에서 벗어나 마냥 행복한 웃음을 터뜨리는 그날을 위하여 또 다른 길을 찾고자 도전한다.

김상영 용인 신봉고 진로전담교사, k-havruta 창의·인성교육연구소장
김상영 용인 신봉고 진로전담교사, k-havruta 창의·인성교육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