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교육부의 '교원양성 및 자격체계 개편방안 연구' 파일 일부 편집
교육부의 '교원양성 및 자격체계 개편방안 연구' 파일 일부 편집

[에듀인뉴스=정하늘 기자] 교육부는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2019년도 정책연구과제 연구자 공모’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총 14개 과제를 19일까지 제출하도록 했다.

논란이 진행되고 있는 하반기 정책연구(정기)과제는 ‘교원양성 및 자격체계 개편방안 연구’,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한 중장기 교원수급 방향 및 과제’로 일부 언론매체에서 보도된 이후 교육부는 지난 15일 보도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이 배포자료에서 교육부는 초등교사가 중‧고교 수업을 지도하는 방안은 결정된 바 없음을 알렸다.

다만, 교육부는 보도해명자료에서 “학령인구 감소, 교원 수급 규모 변화, 학생의 선택권 확대 등 미래교육환경 변화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범부처가 참여하는 인구 정책 T/F 및 국회, 시‧도교육청, 전문가, 교육 현장의 의견청취 등을 통해 교육 분야의 중장기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2019년도 정책연구과제 연구자 공모’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두 연구과제에 대해 정책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물론, 지난 3월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특별추계’ 자료에 의하면,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미래교육 대응을 위한 적정 수준의 교원 수급 규모 산출은 필요하다.

연구과제를 통해 미래교육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고, 교원 자격제도 및 양성체제 개편 방안 마련도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1999년, 2000년 두해 동안 2만1946명의 초등 교원이 정년단축과 명예퇴직 급증으로 퇴직하자 7800여명의 초등교사 부족현상이 발생해 채용된 교사를 '중초교사'라고 한다. 중초교사는 초등학교에 배치돼 있는 중등교원자격증 소지자를 대상으로 한 임용고시를 통과한 초등교사다.

당시 중초교사는 엄청난 초등교사 부족을 일시적으로 없애는 방안으로 중등교원자격증 소지자를 교대 편입학을 통한 재교육을 거쳐 임용을 통과해 보충하였던 정책으로 현재는 폐지되었다.

교육부가 정책연구로 추진하는 연구내용에는 엄연히 교원양성체제 개편방안 연구가 포함돼 있다. 특히, 현행 교대‧사범대‧교직과정 등 4년 학제위주로 구성된 교원양성체제를 5년 또는 6년으로 개편하거나 교‧사대를 통합하는 등 다양한 양성체제 개편 방안에 대한 연구가 포함됐다.

현장의 초‧중등교사들은 20년 전의 중초교사가 초중교사로 재연되는 것이 아닐까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교원 수급 규모 감축, 학생의 과목 선택권 확대 등의 산적한 미래교육환경을 변화에 대비해 다양한 교원 자격제도 및 양성체제 개편은 필요하다. 다만, 현장 당사자인 초‧중등교사의 의견을 반영한 연구가 돼야 한다.

교사들이 우려하는 사항은 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한 교육부의 정책연구과제 실천이다. 초‧중등교사가 되기 위해 교대‧사범대‧교직과정을 이수하고 임용고시라는 높은 경쟁율의 관문을 통과한 교사들의 전문분야를 인정하지 않는다 생각하기 때문이다.

학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한다는 이유로 넘치는 초등교사를 일정한 재교육을 통해 중등교사로 임용하거나 발령을 낸다는 것은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행태로 비춰질 수 있다.

과거에 시행된 중초교사도 결국, 2년간의 땜질식 임용으로 폐지된 전례가 존재하기에 교육부는 더욱 신중히 정책연구를 준비하고 실행하고 발표해야 한다.

물론, 아직도 중등교사자격증 소지자인 중초교사는 초등학교에 재직하고 있으며, 훌륭히 초등교사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문제는 학령인구 감소로 넘쳐나는 초등교사를 중등교사로 임용한다면, 기존 예비교사로 중등교사를 원하는 수많은 사범대‧교직과정인 예비교사가 임용되기 더욱 어려운 지경에 빠질 수 있다.

이에 대한 철저한 보완이 선행되어야 하며, 교사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선에서 교원 자격제도와 양성체제의 개편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도 교육계는 불필요한 정책 제안으로 몸살을 앓고 있음을 느껴야 한다. 대입제도 공론화, 학교폭력 숙려제, 자사고 재지정 평가 등으로 산적한 교육 현안에 지혜를 담아서 풀어야 한다.

교원 자격체계와 양성체제 개편은 정책연구과제 수행으로 뚝딱하고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가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어렵고 힘들게 교직에 임용되어 열정과 최선을 다하는 교사들을 전문성을 갖춘 집단으로 교육부는 바라봐야 된다.

펜대를 움직여서 학령인구 감소를 교사의 탓으로 돌리는 정책을 해서는 곤란하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