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뉴스=한치원 기자] 전국도덕교사모임이 성 차별을 전복해 표현한 단편영화를 수업 중에 틀어줬다는 이유로 ‘성 비위’ 교사로 몰린 교사 구명에 나섰다.

전국도덕교사모임은 29일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이상헌 교사의 수업에 대한 성 비위 규정을 중단하고 직위해제, 수사 의뢰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배 교사는 사안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며 언론에 실명 공개를 요청한 바 있다.

교사모임은 "이미 진행된 행정행위와 관련해서도 전체 교사들에게 사과하고 모든 것을 원상태로 돌려야 한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 저항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수업 활동 민원을 이유로 해당 교사에게 최소한 사실 확인과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고, 전문성도 없이 도덕 수업 전문가의 의견을 묻지도 않은 채, 성 비위로 판단한 사실 등을 교사 모임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배이상헌 교사는 지난해 9~10월에 1학년, 지난 3월 2학년 학생들에게 성 윤리 수업 중 프랑스 단편영화 ‘억압당하는 다수’를 보여줬다.

이 영화는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과 지위가 서로 바뀐 사회를 가상으로 그리면서 성 차별의 부당함을 드러낸 영화다. 10분여의 이 영화는 전통적인 성 역할을 뒤집은 ‘미러링’ 기법으로 성 차별을 다룬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영화에는 남녀의 지위가 전복된 세계를 그리면서 상반신을 벗고 조깅하는 여성, 성희롱과 성추행 과정에서 성기를 적나라하게 거론하는 대사 등이 포함됐다. 

이에 익명 학생이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면서 시교육청은 성 비위 사건 매뉴얼을 발동시켰다. 학생 전수조사 과정에서는 수업 중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해당 학교는 최근 자체 성고충 심의위원회을 열어 성 비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으나, 시교육청은 학생 전수조사 과정에서 나온 수업 중 발언도 문제 삼아 교사를 직위 해제하고 수사 의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