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현장] "학교폭력법 개정안에 교사는 있나"...현장 안착 위한 네 가지 제언
[에듀인 현장] "학교폭력법 개정안에 교사는 있나"...현장 안착 위한 네 가지 제언
  • 정하늘 기자
  • 승인 2019.08.01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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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교육적 해법이 가장 중요 "학생과 교사 중심으로 개정을"
"학교는 교육하는 곳,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 기회돼야"

[에듀인뉴스] 현재 ‘학교폭력’이라는 잘못된 표현으로 인해 사회의 복잡한 현상으로 인한 학생 간의 갈등 및 폭력의 증가가 학교의 모든 책임으로 귀결되고 있다.

또한, 학교폭력법 시행 이후에도 ‘처벌 강화’, ‘치료·회복 강화’, ‘예방활동 강화’, ‘객관성 확보’ 등 다양한 시각의 해결책들이 제시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해법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그간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교육부가 학폭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 또한 미시적 접근에 그치고 있어 근본적 문제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동안 드러난 심각한 법률의 결함을 치유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이에 다양한 관계자의 의견을 조정하고 합의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문제를 ‘학교생활갈등조정’과 ‘청소년법 확장’으로 전환하는 학교폭력예방법 개정 방향을 제안한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에 대한 네 가지 정책제안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은 교육적 해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지금도 학교폭력예방법이 있고 소년법이 있다. 현행 폭력의 중대한 사안은 사법부에서 조치하고 있기에 학교폭력예방법은 명칭에 맞게 사전 예방활동과 사후 교육적 해법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

이에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을 ▲용어 ▲경미한 사안의 0호 조치 ▲재심 절차 개선(권한부여) ▲생기부 기록 실태조사를 중심으로 제안한다.

부정적 의미 '학교폭력' 용어..."학교생활갈등으로"

우선 용어부터 개정해야 한다. 학교폭력이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의미로 인해 교육주체가 느끼는 피로감이 높다. 학생 간 갈등, 학생과 교사의 갈등도 함께 포괄하는 학교생활갈등으로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용어개정이 이루어지면 조치의 내용도 출석정지, 전학, 퇴학 등의 처벌이 아닌 아이를 회복할 수 있는 치료, 상담 등으로 더 세분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른 사전 예방과 사후 조치에 학교가 대응할 수 있는 예산과 기능,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 현재 경기도 기준으로 1년에 학교당 20만원, 시군구당 500~1000만원 정도 수준으로는 사전, 사후에 어떠한 회복적 조치도 제대로 실행할 수 없다.

징벌보다 교육적 해법 중요..."경미한 사안 0호 조치 신설"

현행법상으로 교육적인 해법이 어려운 것은 징벌적 접근 중심으로 이루어진 법령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갈등을 해소하고 화해하는 과정이 교육적인 해법이다. 이를 위해 새롭게 0호 조치(교육적 종결)를 추가할 것을 제안한다.

과거 학교폭력예방법이 제정된 이유 중의 하나는 학교장의 독단적인 판단에 의한 은폐에 대한 보완이다. 따라서 학교자체해결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예전으로의 회귀일 뿐 해법이 아니다.

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이하 학폭위)와의 권한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심의와 판단은 학폭위가 하되, 사안의 경중에 따라서 교육적인 해결이 가능한 ‘0호 조치’를 신설하여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0호 조치는 당사자 합의하에 진행해야 한다. 학폭위 1심은 학교에서 선도 규정을 적용해 진행하고 2심부터는 교육청에서 담당해야 한다.

재심기구 한계 뚜렷..."징계양형에 대한 결정권 줘야"

학폭 발생 후, 단위학교의 학폭위 결정에 불복한 피해자나 가해자는 14일 이내 광역시도 단위 지역위원회나 징계조정위원회 재심을 할 수 있다. 2018년 8월31일 교육부가 발표한 재심기구의 단일화는 피해자 항변권 보장을 위한 방식이지만, 단일화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현재 법 미비로 인해 광역시도 단위의 재심위가 징계수준을 결정할 수 없고, 일선 학교로 사안을 되돌려 보내는 역할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일선학교에서 다시 학폭위를 개최해야 하는 일들이 반복되고, 행정심판 등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지를 못하고 있다.

재심에서 당사자의 항변권을 상호 보장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재심위원회에 0~9호 조치 등 징계양형에 대한 결정 권한을 명시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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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부 기록으로 갈등과 편법 난무..."피해자와 가해자에 모두 기회 제공해야"

생기부 기록은 사안의 발생과 결과까지 지금의 실태조사를 해보고 판단해야 한다. 교육부 지침으로만 결정되어 있다. 법률적 근접도 살펴야 하고, 기록의 결과가 어떠한 결과를 만들었는지 근거 확인이 필요하다. 단순 신고를 학폭 조치한 경우나 피해학생의 보호조치도 데이터를 추적해 봐야 한다. 생기부는 이런 양측의 관계를 확인해야 한다.

또한 당사자가 합의한 경미 사안의 경우 학폭위에서 0호조치를 할 경우 생기부 기록은 하지 말아야 한다. 형법에도 당사자 합의가 있으면 효력중지 되기 때문이다. 학폭법은 징계를 결정하는 규정이 사회적 규정과 충돌한다.

특히 고등학생들의 경우 생활기록부 기재 문제로 인해 교육적 회복이 아니라 갈등과 편법만 난무하고 있다. 실례로 고소 고발이 병행될 경우, 민형사상의 사법 절차가 길어지는 방법을 이용하여, 생기부 기재를 회피하는 수법 등도 나타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을 통한 치유와 회복은 도외시 되고 있다. 학교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해자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부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중대한 범죄사안 등은 소년법 확장을 통한 조치로 해결해야 한다. 학교는 교육적 회복에만 집중해야 한다. 또한 보호관찰(소년법)의 경우에도 교육과정을 이수(의무교육)하도록 제도적인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교육적 제재와 교육받을 권리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학폭 발생 시 무조건 학폭위 개최 안타까워..."‘경미한 사안’은 ‘무혐의’로 마무리해야"

최근 연이어 터지는 학폭 관련 사건은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특히, 인천에서는 학폭 피해로 사망한 중학생까지 생겨 조속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018년 교육부가 학교폭력 숙려제의 일환으로 추진한 법 개정안의 주요 논의 내용은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 차원의 자체종결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 ▲가해학생 조치사항 중 경미한 사항에 한하여 학생부에 기재하지 않는 방안이다.

지난번 대입제도 공론화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교육부 입장에서는 학교폭력만큼은 최대한 국민 여론과 현장의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려는 움직임이라 환영할만하다.

그러나 기존 ‘담임교사 해결사안’이 ‘학교장 자체 해결사안’으로 변경되었지만, 피해학생(학부모)이 학폭위를 요청할 경우 반드시 개최하여 처리해야 하며, 학교장 자체 해결사안에 대한 법적 근거가 없으며, 법률상 처분이 아니라 법적인 구속력이 생긴다고 볼 수 없는 맹점이 상존한다.

무엇보다 최근 학폭은 저연령화하고 있고, 발생빈도가 증가하는 모양새이며, 쌍방이 한 학교가 아닌 여러 학교에 혼존하는 등 단독학폭이 아닌 공동학폭 개최 건수가 늘고 있다. 그런데도 가해학생 측 학교에서 공동학폭위를 개최하는 등 지역교육지원청이 나서 해야 할 일을 학교가 하는 어처구니없는 형국이다.

학폭담당교사는 학폭 사안이 발생하면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현장의 학폭담당교사들의 마음은 이번만큼은 제대로 된 정책이 반영된 법 개정이 되길 바라고 있다.

실제 수많은 학폭 사안을 처리하는 학교와 책임교사는 한마디로 쑥대밭으로 변질되었다. 오죽하면 책임교사가 병가나 휴직을 하고 학부모로부터 소송에 휘말리어 본연의 업무인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장에서는 경미한 사안에 대해 학교자체 종결제 도입과 학생부 미기재하는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경미한 사안을 구분하는 기준이 현장에서 가능한지 ▲학교자체 종결로 마무리된 사안이 큰 사안으로 증폭되는 경우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결국 학교 안에서 해결해야 하기에 담당교사의 업무과중을 덜어낼 수 없다는 점 등을 문제로 삼고 있다.

문제는 학폭법은 신고가 들어오면 무조건 학폭위에 보고하고 개최하여야 하며, 이를 어기는 경우 책임은 결국 교사들에게 전가되어 학교의 교육적 기능이 마비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학폭사안이 발생하면 학폭위에서 심의하고 처분하지만,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면 재심이나 행정심판 등으로 변질하여 단위학교는 동일 사안으로 최소 1년에서 최대 2년 반 이상 심지어는 졸업 때까지 질질 끌어가는 소송으로 전락했다.

이와 같은 모순된 구조는 악법으로 전락한 학폭법의 후유증이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아무리 좋게 법 개정이 되더라도 모두가 피해를 보는 구조다. 오죽하면, 현장교사들은 과거처럼 학폭법 대신 초·중등교육법에 정해져 있는 처분으로 처리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아직도 학교폭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 단순한 학생들 간의 갈등이지만 학폭으로 신고돼 학폭위 심의를 거쳐 1호부터 9호까지의 처분을 받아야 했다. 학생들에게 교육적인 조치가 결여된 학폭 구조상 가해자, 피해자, 담당교사 등 모든 교육 당사자는 전문성이 결여된 학폭위라고 쏘아붙이며 서로 화해나 조정으로 마무리하지 않고 학생의 장래를 위해 소송도 불사한다.

학폭숙려제의 맹점은 재량권을 부여한 학교자체 종결제가 자칫 학폭 사안을 숨기거나 은폐하는 악순환으로 변질될까 드는 의심이다.

1호부터 9호까지의 처분 속에서 교육적인 효과가 없기에 차라리 1호 앞에 0호 조치(교육적 조치로 마무리)를 법 개정에 추가해 학폭위 심의로 갈등 해소, 무혐의로 마무리하는 것을 제안한다.

경미한 학교폭력 사안에 대해 학교자체해결제로 갈등을 해소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님을 그동안의 전철로 확인할 수 있다. 떳떳이 사안을 공개하고 심의해서 진정한 교육적 조치인 0호 조치에 다가갈 수 있다면 은폐나 엄폐가 아닌 진실을 공개하여 학생들의 경미한 갈등은 0호 조치를 통해 서로 회복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

학생부 미기재되는 1~3호까지는 학교에서 처리하고, 4~9호까지 심각한 사안에 대해서는 시·도교육지원청 가칭 학교생활갈등회복대책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처리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미지=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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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학폭 담당 교사 입장 반영해 개선되길"

‘인천 중학생 학폭피해 추락사’에서 볼 수 있듯이 가해 학생 중 한 학생은 또 다른 폭행 사건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인천 내 공립대안학교로 옮겨 위탁 교육을 받다가 다시 원적교로 복귀한 후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학생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무용지물이 되는 순간이다.

수많은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고통을 받고 있으며,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지만, 일선학교와 교육청은 속수무책으로 사건이 불거져야 땜질식 처방으로 조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교육당국은 일선학교에서 묵묵히 학교폭력예방을 위해 노력하는 학폭담당부장과 학폭책임교사의 입장에서 정책을 입안해주길 요구한다.

교사들이 0순위로 기피하는 업무가 학폭업무이다. 고경력의 교사들이 맡지 않고 저경력 발령교사, 기간제 교사, 복직교사 등이 맡는 현장의 현실을 생각해봐야 한다. 그들이 억지로 업무분장 받아 홀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여도 학교현장에서 누구도 도움을 주려 하지 않는다.

이게 과연 교사들이 처리해야 할 업무인지 되묻고 싶다. 교사들은 본연의 교육 본질에 다가서고 싶다. 진정으로 수업하고 생활지도하고 상담하고 싶다. 학폭사안이 터지면 담임교사는 담임업무도 못하고 수업도 못 들어가고 학폭 절차상의 수많은 공문과 잡무로 퇴근도 못 하고 방학 때도 나와야 한다.

교육은 숭고한 희생을 담보로 하는 것이 아니다. 일개 학폭 담당자라 하더라도 그 교사가 담당하는 학급, 담당업무, 생활지도, 상담 등의 부재로 인해 파생되는 불행한 교육효과를 상상해 봤으면 한다. 교사들도 학폭 사안처리 없이 평화로운 학교에서 교육본질에 다가서고 싶다.

청소년 폭력 예방과 처벌..."교육적 선도 방향으로"

교육 주체인 학생, 학부모, 교사는 ‘학교폭력’이라는 용어의 무서움을 늘 인지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용어부터 변경해야 하며, 가산점으로 유혹하는 비교육적인 정책은 중단해야 하며, 교육활동에서 이뤄지는 사소한 갈등은 일차적으로 학교에서, 재심까지 이어지는 심각한 갈등은 소년법이나 학교 밖 ‘교육청’에서 집행이 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어떤 교사도 학년 초 업무분장된 것으로 힘들어한다면, 그 교사의 심리적·정신적인 마음가짐도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주변 교사들에게 전달이 되고 교육이 이뤄지게 된다. 제대로 된 교육활동이 되지 않는다.

교사를 병가, 휴직까지 쓰게 되는 고충업무에서 해방해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에 전념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야 줘야 한다.

법 개정 개선방안이 좋아도 정작 업무를 추진하는 학교, 담당부장, 책임교사의 고충이 반영되지 않으면 정착되기 어렵다.

청소년기는 한참 자라나는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이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폭력은 신체적 충동에 의해 우발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폭력에 대한 예방과 처벌은 도덕성과 가치관의 문제로 생기는 성인의 폭력과 구별해 교육적 차원에서 선도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최우성 경기 대부중 교사
최우성 전국교육연합네트워크 공동대표

정하늘 기자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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