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한국전문상담교사협회 사무총장/전문상담교사

이재근 한국전문상담교사협회 사무총장/ 전문상담교사
이재근 한국전문상담교사협회 사무총장/ 전문상담교사

상담교사는 어떻게 탄생했나?..."2011년 대구 학생 자살과 학교폭력"

[에듀인뉴스] 2011년 12월 20일에 시작, 연쇄적으로 발생한 대구 지역에서의 학생 자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이었다. 특히 여덟 번째로 자살한 故 김성우 학생의 엘리베이터 속 고통스러워하던 모습은 오랜 시간 잊을 수가 없다.

그로부터 한 달 반 뒤, 정부는 김황식 국무총리 주재로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발표했다. 총리가 직접 이번에 못 고치면 앞으로도 못 고친다는 심정으로 반드시 학교폭력 근절을 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지만 소용이 없었다.

연이어 또 여러 학생이 유명을 달리한 결과였을까? 2013년, 교사 자격만 만들어놓고 그렇게도 임용하지 않던 전문상담교사를 250명, 500명, 대대적으로 임용하기 시작했다. 죽어 나가는 학생들을, 또 죽을지 모르는 학생들을 살려달라는 모습이었다. '학교폭력 근절을 하라'는 일시적이고 갑작스러운 사회적 요구가 상담교사를 세상 밖으로 꺼낸 것이다. ​

즉,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상담 선생님이란 존재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백년지대계의 훌륭한 교육 정책이 아닌 학교폭력을 근절하라는 일시적이고 갑작스러운 사회적 요구와 이를 급한 마음으로 해결해보겠다는 하급의 교육정책 그리고 무능력한 행정가들의 머리에서 그렇게 나왔다.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전문상담교사의 사명 "학교상담 자체를 발전시켜야 한다"

​전문상담교사는 청소년 시기를 보내는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상담으로 정서적 지원을 하는 교사이지,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교사가 아니다.

그런데도 전문상담교사가 확실하게 알아야 할 사실은, 학교에서 일하게 된 것은 혼자 고통스럽게 괴로워하면서 아파트에서 뛰어내리며 죽어간 그 학생들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꼭 이 사실을 가슴에 간직하고 임해야 하고, 이제는 모든 전문상담교사가 학교상담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제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전문상담교사에서,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상담으로 정서적 지원을 하는, 온전한 모습으로 온전한 역할을 해나가는 전문상담교사로 변화해야 한다.

학교상담 자체를 발전시키는 데 전문상담교사의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상담이 발전해야 많은 학생이 그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임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