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인 리포터] 누구를 위한 1급 정교사 연수인가?..."음담패설 논란 연수 이대로는 곤란"
[에듀인 리포터] 누구를 위한 1급 정교사 연수인가?..."음담패설 논란 연수 이대로는 곤란"
  •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 승인 2019.08.08 05: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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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 연수 점수 교감 승진 영향..."커리큘럼 수정도, 불출석도 못하는 진퇴양난 연수"
연수생 희망 반영 없는 일방 배정..."듣고 싶은, 필요성 충족하는 연수 만들어 달라"
지난 6일 'A대학교 1정 연수 중 강사의 음담패설'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이 등장했다.
지난 6일 'A대학교 1정 연수 중 강사의 음담패설'이라는 제목의 청와대 청원이 등장했다.

[에듀인뉴스] 최근 1급 정교사(1정) 연수에서 한 강사의 ‘음담패설’이 청와대 청원에 올라가는 등 논란이 되었다. 1정 연수는 교과와 수업 관련된 내용들만 듣는 것이 아니라, 기본 역량 및 교양 강의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떤 강사가 어떤 식의 연수를 하는지 전혀 사전에 공유되지 않은 채 대학 측에서 구성하는 강사들과 강좌로 진행한다.

그러다보니 우수한 강사의 연수를 듣기도 하지만, 자격미달의 강사도 다수 존재한다. 이 연수 강좌 역시 그런 문제의 일환이다.

나 역시 지난 주 1박 2일로 ‘통합사회’ 연수를 받았다. 약 200명의 강원, 대전, 충청 지역 선생님들이 모였고, 10여명의 교사들이 강사로 나서 연수를 진행했다.

교사들이 진행하는 연수는 연수생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모둠을 이루어 활동하는 학생들처럼 교사 연수생들도 똑같은 활동을 한다.

새로운 수업방법이 교육현장에 도입될 때 제일 어려운 점은 교사들이 그런 수업방법을 경험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이런 어려운 점을 해결하고자 연수방법이 개선되기 시작한 것이다. 직접 학생이 되어 수업을 경험함으로써 수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 번 참여해본 교사들은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덜어내어 자기 수업에 적용하고 있다. 이미 교사들은 기존의 연수 시스템을 자발적으로 개선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나가고 있다. 연수에 대한 기대치들이 높아진 것이다.

학교에 많은 연수가 의무로 자리 잡으며 요즘 교사들은 다양한 주제의 교육을 받게 된다. 수업에 대한 연수를 비롯해 성교육, 아동학대 예방교육, 안전교육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주제의 교육을 받는다.

그러나 수업 연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수는 외부강사에 의존하고 있고 강의식으로 진행된다. 참여형 연수는 강사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연수를 받는 사람들의 참여에 달려있는 반면에, 강의형 연수는 오로지 강사의 역량에 의해서만 진행된다.

대부분 강사섭외는 다른 학교 교사의 추천 등 알음알음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 때 외부강사들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반적으로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성 문제를 다루는 연수강좌다. 강사 개인의 성 관념이 강의 내내 연수생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연수자들의 불만이 많다.

비단 이번에 논란이 된 1정 연수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진행되는 성교육 연수들의 강사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많다. 강사 인재풀을 이용해서 강사를 섭외하지만, 평가가 공유되지도 않고 부적절한 강사를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이 제공되지도 않는다.

특히 1정 연수는 연수생들의 희망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국영수 같은 주요과목이 아닌 경우에는 몇몇 지역의 교사들이 묶여서 한 대학에 위탁된다. 나의 경우는 충북, 충남, 강원, 광주 등 교사들과 묶여 1정 연수를 받았다. 이렇게 일방적으로 배정받아 그 대학에서 구성한 강좌를 의무적으로 들어야 한다. 강좌의 내용, 실용성, 강사의 역량 등에서 연수생들의 신청이나 선택은 전혀 없다.

1정 연수를 받는 중에 특이한 일이 있었다. 연수생들에게 제공되는 간식을 먹는 중에 강사가 들어왔고, 강사는 간식을 먹는 연수생들을 나무랐다. 한두 번이 아니라 강의 내용 내내 지속적으로 간식 먹은 연수생을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연수생들이 항의했다.

그러나 강사는 그저 예를 든 것일 뿐, 자신이 연수생을 비하하지 않았다면서 끝내 연수생들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내 주변의 선생님들은 1정 연수중에도 항의하고 그리고 연수가 끝나고 제출하는 만족도 조사에서 불만을 표출했으나, 이후 어떻게 처리되었다는 피드백을 받은 바가 전혀 없다.

심지어 대학에서 받는 1정 연수 중 교수들이 하는 일부 강좌는 교사의 ‘전문성’과 동떨어진 연수를 한다. 교수들 개인의 연구물을 강의하면서 현장의 교과와 전혀 관련 없는 내용으로 연수 시간을 채운다.

1정 연수 점수가 교감 승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때문에 이런 내용의 커리큘럼을 수정해주기를 요구하기보단, 공부하고 외우는 수밖에 없다. 이번 논란이 된 1정 연수도 문제가 있는 강의를 하면서도 이것에 빠지면 출석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연수생들이 항의하고 있다.

교사들의 연수에 대한 태도와 기대치는 올라갔다. 예전과 같은 연수 준비로는 이러한 기대를 충족할 수 없다. 교사들 스스로가 연수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연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사들이 운영하는 기존의 집합식, 강의식 연수가 얼마나 이런 교사들에게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달될지도 의문이다.

이제는 연수기관들도 연수에 대한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좋은 연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자격미달의 강사들을 섭외하지 않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1호 에듀인 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에듀인 리포터

김승호 청주외고 교사  eduin@edu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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