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상무초등교 교사

수업의 질과 삶의 질 높여준 행복한 수업탐구 교사공동체 ‘티‧디’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와 늘 웃음이 넘치는 수업탐구 교사공동체 '티‧디'를 함께 하는 교사, 수석교사, 관리자의 모습.(사진=김경희 교사)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와 늘 웃음이 넘치는 수업탐구 교사공동체 '티‧디'.(사진=김경희 교사)

“선생님, 같이 공부하지 않으실래요?”

사람은 자신과 결이 비슷한 사람을 쉽게 알아보는 능력이 있는 듯하다. 공적인 만남을 통해 만들어진 인연이 일단락되어 갈 무렵, 좀 더 깊이 있는 만남을 이어가고 싶을 때에 내가 건네는 프로포즈이다.

이 제안을 던졌을 때 답변은 “무엇을 공부하는데요?”와 “좋아요!”로 나뉜다.

짧은 경험이지만 아직까지는 전자와 같이 말씀하신 분들과는 인연이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어떠한 조건 없이 바로 “좋아요”라고 말씀하신 분들과는 알고 지내 온 시간이 무색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깊고 아름다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우리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공부 모임을 통해 “좋아요”로 답하는 분은 ‘무엇을’에 관심 있기보다 ‘공부하는 행위’와 ‘함께하고 싶어 하는 마음’에 더 집중한다는 것을 차차 알게 된다.

이러한 영업 전략으로 형성된 조직이 바로 2주에 한 번씩 만남을 하는 ‘수업탐구 교사공동체’이다. 의도치 않게 내가 영업부장 역할을 맡다 보니 연결고리는 비록 나로 시작됐지만 결이 비슷한 사람들의 모임이여선지 수석교사, 관리자, 교사 등 색깔도 다르고 관심분야 또한 제각각이나 우리는 금세 농담을 주고받는 언니, 동생이 되어 버린다.

“나는 왜 이 곳에만 오면 기분이 좋지?”

한 선생님께서 지나가는 말로 순간의 감정을 가볍게 툭 던지신다.

“왜일까요? 저도 그 이유가 궁금해요.”

또 다른 분께서 덥석 미끼를 문다. 다들 깔깔깔 웃으면서 ‘도대체 무엇이 우리를 이리도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가?’를 잠시 생각해본다.

“이 곳에 오면 모두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 같아요. 내가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 거죠.”

“아마도 각자 해야 할 역할이 분명하다 보니 확실한 소속감을 갖게 해주는 것 아닐까요? 올 2월 첫모임에서 각자가 모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최대한 쪼개서 나눴던 것이 참으로 잘 한 일인 듯해요. 매달 모임 장소도 돌아가면서 정하는 것도, 사회자와 기록자가 순환하는 것도, 발제 내용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고루 분배하는 것도 깊은 소속감을 갖게 해 주는 듯해요.”

“2월부터 4월까지 5차례 모임을 통해 올해의 연구 주제를 정하기 위해 함께 고민했던 시간 또한 우리를 단결시켜준 듯해요. 이야기하면 할수록 생각이 확장되다보니 쉽게 주제가 모아지질 않아 긴 시간 동안 모호함을 함께 견뎌야 했던 것이 지금 함께 공부해가는 데 자산이 되고 있지 않을까요? 지금 우리는 그 어떤 모호함도 언젠가는 어떤 형태로든 완성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겼잖아요. 바로 서로에 대한 믿음이겠지만요.”

“여기에서 공부하고 있는 것들이 생활에 실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포스트잇과 네임펜 사용법을 여기에서 제대로 알았어요. 무임 승차자 없이 의견 모으는 회의 진행 방법을 다른 곳에서 활용하면서 칭찬도 받고 효과를 보다보니 이 곳에서 배우고 시도해본 것들이 내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빠지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더 들어요.”

“어쩜, 다들 이리도 말씀들을 잘하실까요?”

순간의 느낌을 툭하고 던졌던 한 마디에 이렇게 자신의 생각들을 줄줄이 내어놓는 모습을 보며 왕언니께서 행복한 수업탐구 교사공동체의 성공비결을 깔끔하게 정리해주신다.

우린 어떤 말을 해도 다 답해주고 지지해주잖아? 여기서는 무슨 말이든지 다 말해도 되니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말해.

우리는 더 크게 깔깔깔 웃는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는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교사의 신분인 만큼 학생인권에 기초한 학생자치활동에 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한다. 현재 교육부 민주시민교육자문위원과 교사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생자치역량강화워크숍 및 회의진행법, 후보자교실 등을 강의하면서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독립성과 주체성 신장 방안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