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은 서울 인덕공업고 교사/ 좋은교사운동 직업교육위원장

"기업 현장 분위기 익히고 다양한 직업 선택 등 긍정적 측면 보길"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소개 자료.
교육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소개 자료.

[에듀인뉴스] 2019년 8월 20일 학업과 훈련을 동시에 하는 재직자 일학습병행제와 재학생 일학습병행제(도제학교)를 규정한 ‘일학습병행제’ 법이 통과되었다. 이 법의 통과로 도제학교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보장된 학습권과 노동권 속에서 자신의 진로 방향을 안정적으로 설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법이 통과되자마자 노동계와 언론은 “나쁜 도제학교법”, “열악한 노동 면죄부”, “주로 잡일만 하는 현장실습”, “학습중심으로 이름만 고친 현장실습”이란 타이틀로 일학습병행제 법과 도제학교 사업 폐기를 주장하고 있다.

일학습병행제법 "부정 보다 긍정적 측면 더 많다"

2015년도부터 3년간 도제학교를 주무부장으로서 운영한 바로는 논란이 될 만한 사안이 초기에는 존재했지만, 수많은 보완을 거쳐 장점이 부각되는 과정 중에 있는 정책이라 생각한다.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실습을 비롯한 직업계고 정책은 한국사회에 존재하는 부정적인 노동인식 속에서 장점은 크게 부각될 리 만무하다고 본다.

400년 이상 지속한 선진국인 독일 및 스위스의 도제 시스템과 이제 4년째 접어드는 한국형 일학습병행제의 성과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잘 보완한다면 이러한 과정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는 기회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재학생 일학습병행제인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특성화고교 2, 3학년 학생들이 학교와 산업현장을 오가며 일과 공부를 모두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제도로서 2014년부터 시작하였다.

일학습병행제는 청년층의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업교육정책 중 하나이며, 청년층의 실업문제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의 문제도 있지만, 무분별한 대학진학률의 급격한 상승으로 학력별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하는 사회현상도 한 몫 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이 노동시장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은 청년 실업문제를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일 수 있다.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운영하면서 큰 장점은 기업현장의 분위기를 익히는 경험이다.

지금은 학습중심의 현장실습으로 개선되는 과정 중에 있지만, 예전의 현장실습인 경우에는 기업현장을 경험하지 못한 채 3학년 2학기 때부터 취업으로 나갔었다. 낯선 환경에서의 취업과 현장에서 수행해야 하는 업무는 사회 첫발을 내딛는 학생들에게 불안감과 두려움을 제공하여 현장에 적응하지 못하고 짧은 기간 안에 퇴사하는 경우를 보았다.

그러나 도제교육시스템은 2년간 일주일에 두 번 또는 학기당 8주 정도의 기업과 학교를 오가며 배우는 현장교육이다. 이는 졸업 후 자신이 일할 기업에 대해 충분히 파악하는 기회와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업무를 지속해서 할 것인지 선택을 주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지역상황과 산업분야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겠지만, 향후 기업에서 계속 일하고자 하는 의사가 더 많았고 잔존율도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두 번째 장점은 학생들이 다양한 직업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특성화고에 진학한 학생들은 직무에 대해 역량의 차이가 존재하는 아이들이다. 따라서 중소기업인력양성정책, 군특성화 정책, 공무원 채용 정책 등 다양한 직업교육정책사업들은 자신의 능력에 맞춰 직업의 길을 선택하고 도전할 기회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부분도 있다. 산업현장의 안전성은 최우선적인 정책으로 시행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아울러, 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학생들이 당당하게 내디딜 수 있는 사회적분위기도 변화되길 기대한다. 산업현장의 안타까운 소식들이 고졸에 대한 부정적 사회인식으로 전달되어 다양한 삶을 준비하고자 하는 아이들의 선택 폭을 제한하지 않도록 말이다.

이강은 인덕공업고 교사/ 좋은교사운동 직업교육위원장
이강은 서울 인덕공업고 교사/ 좋은교사운동 직업교육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