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출처=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의장.(출처=국가교육회의 홈페이지)

[에듀인뉴스]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회의가 ‘청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킨다고 한다. 구성은 고교생부터 대학생 사회초년생까지 청년들 20여명이 참여하는 위원회로 오는 11월부터 최장 1년 정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에는 미래교육 정책을 고민하겠다며 ‘미래교육위원회’를 만들기도 하였다.

교육부가 할 일을 명칭도 비슷비슷한 '옥상옥' 기구를 만들어 시행한다는 게 과연 이 시점에서 필요할까?

교육부는 인적자원개발정책, 학교교육·평생교육, 학술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대한민국의 중앙행정기관이다. 그 중요성에 비추어 장관도 부총리로 격상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행정위원회 2곳 각종 자문위원회 25곳을 두고 있다. 이러한 방대한 조직은 우리나라 교육의 백년대계를 위한 일이다.

한데, 이러한 모든 기구를 활용할 생각은 안 하고 ‘국가교육회의’라는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시키더니 즉흥적 발상으로 또 무슨 위원회를 만들어 문어발식 기구 확장만 꾀하는 인상이 짙다.

모든 기구가 설치되면 인력이 요구되고 그 인력의 임금은 국민 세금으로 충당한다. 국민 세금이 들어가도 공공성 측면에서 획기적인 정책이 제시된다면 이는 모든 국민이 동의하고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칙에 의하면 그 많은 대통령 직속기구의 출범은 요란했지만 성과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

공무원 조직은 기구가 신설되면 한 번 경로가 만들어지만 오랫동안 미래에 영향을 미치고, 이 경로에서 벗어나기 힘든 ‘경로의존성’이 심화하여 폐지하는 일이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청와대 직속 기구에서 교육부 기능을 하는 꼴이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교육부를 없애자는 극단적인 얘기까지 회자한다. 아니면 유사 중복 기능을 통폐합해서 단일 기구로 거듭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다.

정책 입안부터 대책까지 이원화 중복 중층 시스템보다는 교육정책의 효율성 측면에서 당장 통폐합을 주문해 본다.

공무원 조직의 특수성 중 ‘정서적 직무피동성’이 있다. 청와대 직속 기구에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면 창의성은 실종되고 시키는 일만 마지 못 해하는 피동적·수동적 자세로 돌변한다. 이것이 바로 복지부동이다.

아무리 유능한 장관이라도 이러한 조직에서는 영(令)도 서지 않을뿐더러 바퀴 빠진 수레 끌기보다 더 힘들어진다.

학교 알리미 자료에 의하면(2019), 저출산 여파로 전국 초중고교 중 135곳은 무입학, 10명 미만도 1886곳이나 된다. 이는 전체학교 1만1854개교 중 15.9%를 차지해 학교 6곳 중 1곳 꼴로 입학생 수가 적어 문제가 생긴다. 또한 1921년이면 학령인구 감소로 사립대 38곳 정도 폐교가 예상된다고 한다.

가히 쓰나미 수준의 학령인구 감소다. 해방 후 겪어 보지 못한 전대미문의 사안이다. 교육부 단독으로 해결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따라서 학교통폐합, 교사와 행정직에 대한 인력구조조정 및 재배치, 교사양성 시스템 개편, 대학입시(정시 수시) 등 복잡계 이론으로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얽히고설켜 있다.

여기에 조국 후보자의 예에서 보듯 우리나라 교육문제는 2030과 학부모 눈에 조금이라도 상대적 불평등이 보이면 이는 ‘역린(逆鱗)’으로 하루아침에 식물 정부가 될 수도 있다.

국가교육회의는 위인설관(爲人設官, 사람을 위해서 벼슬자리를 만듦)의 냄새가 짙다. 정치성이 강한 각종 위원회 구성보다는 거시적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정도(正道)다.

이 기회에 교육부의 위상 정립과 작은 정부 실현을 위한 각종 위원회의 통폐합하자. 이는 문재인 정부 과제이기 전에 21세기 시대정신이다.

부총리급에 걸맞은 교육부 존재 이유가 의문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일까.

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
김기연 전 평택교육지원청 교육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