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야구선수들의 대학 입시 비리를 수사하는 경찰이 감독들의 승부조작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서울 소재 고교의 야구 감독 2명이 특정 선수의 성적을 높여주려고 미리 짜고 승부를 조작했다는 학부모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나섰다.

학부모들은 작년 4월 열린 고교 주말 리그 경기에서 투수인 A선수 등 특정 선수의 경기를 도우려고 감독들이 선수들에게 무리한 도루 등을 지시한 의혹이 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서울시 야구협회 고위 임원이 경기 주심 배정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돼 확인 중이라고 경찰은 전했다.

감독들과 서울시 야구협회 임원이 도왔다는 A선수는 방어율 9점대로 성적이 좋지 않지만, 성적이 좋은 다른 선수를 제치고 올해 연세대 야구 특기생으로 입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10월 중순 이들 고교 감독 2명과 서울시 야구협회 임원, 연세대 감독, 학부모 2명 등 6명을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금품 거래 가능성도 있는 만큼 관련자들의 계좌도 확보해 추적 중이다.

비리 의혹은 올해 4월 대한야구협회가 대학 부정입학을 위한 허위 서류 발급을 종용한 혐의로 전 사무국장을 검찰에 고소하면서 성적이 좋은 선수가 대학에 떨어지고 실적 없는 선수가 합격했다는 정황이 포착돼 불거졌다.

경찰은 지난달 연세대를 압수수색해 올해 야구 특기생 지원자 입학 서류를 확보했고, 다른 학교에서도 자료를 받고 있다. 연세대 등 6개 안팎의 서울권 대학이 수사 선상에 올라 있고, 수사 대상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