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칼럼니스트

불법 아니라는 조국의 항변..."같은 세상 속 달랐던 그들만의 대학 가는 길"
'적폐'와 '수꼴'로 몰린 촛불 든 학생들..."386운동권, 학생들 진심 모르나, 모르는 척 하나"
"청년이여, 분노에 머물면 안 된다"...운동권식 프레임 극복이 '우리의 사명'

[에듀인뉴스] 최근 교육, 일자리 등 청년의 삶과 밀접하게 연계된 사회문제들이 이슈로 대두되면서, 청년들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자 사회활동 참여를 높여가고 있다. 20대 정치인의 탄생은 물론, 각종 사회활동단체의 대표를 청년이 직접 맡으며 그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에듀인뉴스에서는 백경훈 (주)청사진 공동대표의 입을 빌어 청년들이 바라는 세상을 독자에게 알리고자 ‘전지적청년시점’을 연재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이 땅에 태어난 대부분 아이는 입시에 10대의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 대학에 가서라도 인생의 답을 찾으면 좋겠지만 그것도 녹록치 않다. 취업으로 가는 길도 꽉 막혀 있다.

수축경제라 명명할 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 좋은 일자리 갈 기회가 많지 않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 와중에 반칙과 특권으로 새치기 하는 소위 ‘금수저’들의 흔적을 보고 있자면 죽창이라도 들고 싶은 것이 당연한 심정이다.

‘기회는 평등, 과정은 공정, 결과는 정의로운 나라 만들기’의 최대 주주 중 한 명인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 그 가족의 황제입시 과정과 ‘내로남불 끝판왕’ 같은 태도가 청년들의 역린을 건드렸다.

청년들은 내가 무엇 하러 그렇게 입시에 목을 매었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한다. 자신들은 100m 트랙에서 경주마처럼 앞 만보고 살아왔는데, 어떤 이들은 너무 쉽게 여의주를 물고 용이 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학부모들은 조국 같은 부모가 되지 못한 자괴감이 든다고 한다. ‘공부해’라고만 닦달했던 자식에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고 한다.

조국 후보자 측에서는 황제입시의 과정이 불법은 아니었기에 면죄부를 달라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이 불법이 아니라는 것에 대해 더 분노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알지 못하는 원하는 대학에 가는 전혀 다른 방법이 같은 세상, 같은 공간에서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반칙과 특권을 사용했지만 불법은 아니라하니, 그 사람들을 처벌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서울대에서 다시 등장한 촛불

모두가 목도하고 있는 이 불공정한 상황에 대해 청년들은 결연히 분노하고 있다. 관련 학교 학생들은 하나 둘 촛불을 들었다. 각 대학교 게시판에는 오랜만에 대자보가 붙었다.

이런 청년들을 향해 386 운동권과 지식인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잔뜩 독이 오른 메시지들을 쏟아내고 있다. ‘반듯한 아버지가 없어 그런다, 수꼴이다, 마스크 벗고 나와라, 귀퉁배기를 날려주고 싶다’, 세대전쟁의 방아쇠가 될 만한 발언들이다. 우리는 386운동권과 지식인들의 위선과 민낯을 오롯이 확인하는 중이다.

이들은 세상을 선과 악으로 나누어 본다. 나와 내 주변이 곧 선이고, 정의라 생각한다. 독재에 항거해 민주화를 외쳤던 세대이니, 우리는 그만한 도덕적 우월성과 권위를 가지고 있다 생각한다. 그 도덕적 권위로 상대방을 악이라 규정하고 철퇴를 가한다.

촛불을 든 청년들을 진영논리로 재단하고, 청년적폐로 몰아간다. 우리가 이야기 하는 정의만 진정한 정의이고, 우리가 드는 촛불만 진정한 촛불이니 너희는 틀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강요하고 가르치려 한다.

세대 간 축적된 기억이 다르다. 청년들은 그동안 보고 배운 정의와 공정의 기준에 맞지 않는 상황이기에 촛불을 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정의, 공정에 대한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분노까지 비난하려 한다. 세대의 언어와 정신, 세대의 정신적·사회적 의식 까지도 억압하고 말살하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386 운동권의 프레임 독재다. 그들이 타도하려했던 군부정권의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닮아버렸다. 괴물을 잡다보니, 본인들이 괴물이 되고 만 것이다.

386운동권들이 오늘의 청년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20대가 교육을 잘 못 받아서 그렇다는 민주당의 설훈 의원과 홍익표 대변인의 발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너희에게 희망은 없다며 ‘20대 개새끼론’에 불을 지핀 김용민 시사평론가의 발언도 있었다.

386운동권과 미래세대가 최전선에서 대치하고 있다. 그동안은 잘 보이지 않았지만, 조국 사태를 계기로 전선은 더욱 뚜렷해졌다. 누군가는 세대전쟁이라며 우려하기도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라면 계속 부딪히면서 다음 대안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얻은 교훈을 굳이 꼽자면, 미래세대가 극복해야 하는 대상인 386운동권들의 위선과 수준을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들이 조국 후보자를 비호하며 했던 발언, 청년들을 향해 귓퉁배기를 날려주고 싶다는 식의 발언은 두고두고 세대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386운동권에 분노하고, 비판하는 것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이슈는 흘러간다. 보이지 않는 불공정하고 불평등한 사회 구조를 그대로 두면 청년들은 또 다시 386운동권이 만든 세상에 종속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이 분노의 에너지는 386 운동권을 극복하고, 더 나은 사회와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쏟아야 한다. 80년대 철지난 운동권식 사회관과 세계관에 사로잡힌 이들을 극복하고, 다음 벽돌을 쌓아야 한다. 사회의 기득권이 되어버린 그들과 대치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해야 한다. 그것이 다음 세대의 사명이다.

백경훈 청년이여는미래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에듀인뉴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