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교사, 문 대통령의 입시개편 발언 관련 성명 발표
"10년 전 입시제도와 현 입시는 달라..교사 모독 말라"

[에듀인뉴스=지성배 기자]  “교육과 입시에서 공정은 한줄 세우기식 시험으로는 결코 확보될 수 없다. 교육에서의 공정도 말뿐인 기회의 평등만이 아닌 결과의 평등에서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

실천교육교사모임(실천교사모임)이 2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의 입시 개편 발언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실천교사모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 가족을 둘러싼 논란 차원을 넘어 대학입시 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해달라는 발언의 파장이 교육계는 물론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커지고 있다. 

앞서 1일 문재인 대통령은 해외 순방에 앞서 "대학입시 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해 달라"고 말했다.(관련기사 참조)

실천교사모임은 "대통령 발언 이후 주식 시장에서 메가스터디 등 대형 사교육업체의 주가가 급등하는 것을 볼 때, 사회적으로는 정시가 확대되고 사교육 시장이 크게 열릴 거란 기대가 만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일부 정치권을 중심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를 구하기 위해 대학 입시를 정치 도구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이 중차대한 입시 문제를 일순간의 정치적 위기 모면용으로 이용하거나, 정부 고위층 인사에 대한 분노를 엉뚱하게 해석해 근시안적 대책을 내놓는 방식으로 발언을 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특히 “조 후보자 자녀가 대학 입시를 치른 것은 이미 10년도 더 된 입학사정관전형 시기에 있었던 일로, 이 문제의 진위 여부를 떠나 현행 입시제도 개편과 연계시키는 것은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라며 “무엇보다 이는 지난 10여년 간 묵묵히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대한민국 교사들의 수고를 무위로 돌리고 모독하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 발언으로 정시 확대에 대한 기대가 높아짐으로써 신중하게 합의되고 추진되어야 할 교육 백년지대계가 졸속으로 바뀔 상황”이라며 “교육과 입시에서 공정은 한줄 세우기식 시험으로는 결코 확보될 수 없다. 교육에서의 공정도 말뿐인 기회의 평등만이 아닌 결과의 평등에서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자사고 폐지도 유명무실화된 상황에서 정시까지 확대된다면 우리 교육은 결과의 평등은 물론이고 기회의 평등까지 무산될 것”이라며 “무한 사교육 경쟁에 이은 한줄 세우기식 20세기 교육으로 퇴행할 것이란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천교사모임은 “정부는 현장 교사의 전문성과 소명 의식에 바탕을 둔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교육 정책을 펴나가기 위해서라도 교사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러한 목소리를 무시한다면, 인사의 위기가 교육의 위기로 비화되는 불행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