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 광주 상무초등교 교사

"교육 대상자 필요와 요구 맞춘 연수 기획 필요"

[에듀인뉴스] 교실 속 교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시선을 달리하는 것만으로 행복 쟁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를 냉철하게 바라볼 힘을 기르는 것으로도 가능할 수 있다. 그래서 굳은 마음을 먹고 내가 먼저 도전해본다. <에듀인뉴스>는 소소한 일상을 낯선 시선으로 해석해 보고, 문제의 본질을 깊게 들여다보기 위해 매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는 연습을 통해 교사의 성장을 돕고 싶다는 김경희 광주 상무초 교사의 성장연습에 함께 발을 맞춰 보고자 한다.

후배교사와 수업여행 중 비자림 숲에서.(사진=김경희 교사)

“선생님과 함께 삶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제주도를 여행했던 3일간이 꿈만 같아요. 상상도 못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나고 있는 지금이 도저히 믿기지 않네요.”

2013년 5월, 교육실습생과 지도교사의 인연으로 시작되었던 우리의 만남이 6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은 스승과 제자가 아닌, 동료 교사가 되어 있다. 과거 그 언젠가는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 지를 시범을 통해 일방적으로 알려주는 관계였다면 지금은 각자 겪고 있는 생활 속 이야기를 풀어놓으면서 서로를 지지해주고 위로해주는 사이로까지 자연스럽게 발전한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러한 발전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었을까? 단언컨대 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의 수업정책 기획력 덕분이다.

몇 달 전, ‘멘토와 멘티의 수업여행’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장학사님께 수업여행에 관한 정책 기획 의도를 여쭤본 적이 있다. 정책 기획 방향성은 한 마디로 ‘관계의 지속성’ 으로 정리가 되었다.

일회성 활동이 아닌, 1년간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는 조건 속에서 참여자들이 프로그램을 재기획해볼 수 있는 자율성까지 부여함으로써 자발성의 동력을 끌어내고자 한 강한 의지를 녹여낸 정책이였던 것이다. 이러한 깊은 고민 끝에 탄생한 정책 덕분에 우리는 올 한 해를 가치있고 의미 있는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렇게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정책 활동들에 현장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2019학년도 상반기 교사를 위한 수업여행 워크숍.(사진=김경희 교사)

지난 주말 전문적학습공동체 대표자 워크숍에서 현재 우리교육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업관련 정책들의 효과성에 대해 토론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진지하게 대화가 오고가는 과정에서 수업에 관한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펼쳐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움직임이 더딘 원인 몇 가지를 발견해 낼 수 있는 자리였다.

현장 교사들은 정책 기획자 의도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펼쳐지고 있는 수업 관련 정책들을 몇 가지 관점으로 해석하고 자신이 기대하고 있는 관점으로만 정책의 효과성을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분명 ‘수업 나눔’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수업 정책들이 펼쳐지고 있고, 정책들 간에 차별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명확하게 읽어내지 못하다보니 현장에서 활동의 방향성을 계획할 때 어려움을 겪거나 동참을 이끌어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며칠 전, 어느 기업 연수에서 연수 기획자가 강사에게 강의 후 피드백을 다음과 같이 전하면서 눈시울을 붉혔다는 말씀을 전해들은 적이 있다.

“우리 직원들에게 그동안 밥에 김치만 주다가, 오늘에서야 제대로 된 고기 반찬을 준 듯해서 미안했어요. 그동안 많은 연수들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제가 고민을 덜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다. 교육 대상자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서 그들의 필요와 요구를 물어보고 면밀히 관찰한 연수 기획자가 본 연수의 목적에 대해서 명확하게 알고 있기에 교육의 효과성 또한 빠르게 분석해낼 수 있는 시선을 갖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는 프로그램 기획자가 교육 대상자에게 직접적으로 기획 의도와 실천 방향성에 대해서 전했을 때 기대되는 효과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득 신간 도서를 소개해주는 방송 프로그램이 떠오르면서 새로운 교육 정책을 정책 기획자가 직접 소개해주는 미니 영상이 교육청 홈페이지 배너 한 곳에 만들어보면 어떨까?

펼치고자 하는 정책을 광주교육정책의 큰 맥락에서 연결하고 다른 정책과 어떠한 차별성을 갖는지를 정책 기획자의 살아있는 언어를 통해 현장교사들에게 전해진다면 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책 홍보 효과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