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

다문화 음식열전(2) 메소포타미아에서 전해진 국수

잔치국수. (사진=픽사베이)

[에듀인뉴스] 한국사람들의 주식인 밥 다음으로 즐겨먹는 것이 국수(면)이라고 할 수 있다.

국수는 주로 곡류를 빻아 녹말가루를 내어 물에 반죽을 한 뒤 길게 뽑아먹는 음식을 말한다. 쌀을 익힌 밥이 하나의 종류이지만 국수(면)는 그 종류나 가지수가 매우 다양하고, 지역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가 있다.

먼저 면의 재료를 보면 밀가루, 감자, 고구마, 메밀, 쌀, 등이 주로 쓰인다.  면 종류를 보면 밀가루로 만든 각종 칼국수, 소면, 중면, 라면 등이 있고, 고구마로 만든 당면, 메밀로 만든 모밀면, 쌀로 만든 쌀국수 등이 있다. 제조방법에 따라서는 납면, 압편, 절면, 소면, 하분 등이 있다. 

​이렇게 만든 면으로 만든 음식은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다. 현재 우리가 먹는 면의 요리를 보면, 우리의 전통음식인 칼국수를 비롯해 소면을 이용한 비빔국수, 잔치국수, 열무국수 등이 있고, 구한말 중국에서 넘어온 쿨리들이 즐겨 먹었던 짜장면과 우동, 짬뽕, 일본에서 들어온 우동과 라면, 메밀을 이용한 막국수, 메밀냉면, 회냉면 고구마를 재료로한 당면을 이용한 쫄면, 잡채, 이탈리아에서 들여온 각종 파스타, 그리고 베트남 음식인 쌀국수까지...그 종류는 수를 헤아리기조차 힘들 지경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국수(면)의 기원은 우리나라가 아니라는 것은 익히 알려져 있다. 국수(면)의 기원에 대해선 여러가지설이 존재한다.

하지만 국수의 주 재료인 밀의 원산지가 터키 북부 카프카즈 지역과 이란 동남부 아프가니스탄 지역으로 알려져 있고, 처음 밀을 경작한 것이 1만5000년 전에서 1만년 전 신석기시대였고, 수메르 문명이 일어났던 메소포타미아 지역이었기 때문에 그 지역에서 처음으로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인 국수(면) 형태가 시작되지 않았는가 하는 추론이 있다. 

다양한 종류의 국수. (사진=픽사베이)

또 다른 추론으로는 수메르지역에서 밀을 가루로 만들어 반죽을 해서 잘 익혀지도록 넓게 펴서 화덕에 구어냈던 또르티아(중동에서는 또띠야라고 불리며, 인도 네팔에서는 난으로 불린다)가 중국쪽에 전해지면서 저장과 요리에 간편한 형태인 국수가 개발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론이다.

최근에는 중국의 칭하이성 황하 유적에서 4000년전 국수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밀가루 반죽을 국수형태로 뽑아낸 것은 중국이 기원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렇게 중국에서 시작된 국수가 마르코폴로에 의해 이탈리아에 전해지면서 파스타로 변형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이탈리아 쪽에서는 마르코폴로 이전에도 국수 형태의 파스타 요리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화산활동으로 파묻힌 폼페이 유적지에서 국수형태의 음식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시말해 이탈리아쪽에서는 마르코폴로에 의해 국수가 전해지기 전에 로마시대부터 밀가루 반죽을 국수형태로 만들어서 볶아먹은 유적이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고유음식이라는 것이다. ​

이렇듯 국수의 기원에 대해선 여러가지 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국수(면)가 중국으로 건너오고 동양권에서 유독 발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제조 방법도 중국에서는 수타면(납면)의 형태가 발전했지만, 한국과 일본으로 전해지면서 절면(칼국수), 압면(소면), 하분 등 다양한 제조방법이 개발되었다. 또 밀을 주원료로 하던 것에서 메밀에 감자, 고구마 등 전분을 낼 수 있는 곡류들이 다양하게 포함되었다.

중국의 유적에서 4천년 전에 국수가 발견되었다고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사료에는 야생종 밀이 중국에 전해진 것은 기원전 1-2세기경으로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전한의 한무제가 흉노를 견제하기 위해 장건을 서역에 파견하면서 실크로드를 개척했는데, 이를 통해 밀과 서역의 문물이 중국에 전해진 것으로 나타나있다.

이렇게 전해진 밀과 밀가루를 통해 처음엔 수제비 형태로 떼어 면으로 사용한 뒤 끓여먹다가 후한 때부터 가늘고 긴 형태의 국수가 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 이름도 국수(면)이 아니라 병(餠, 떡병)이라는 말을 썼다. 이는 가루를 만들어 먹는 것이 쌀을 빻아 만든 떡과 비슷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찐 것을 증병, 구운 것을 소병, 튀긴 것을 유병, 끓인 것을 탕병이라고 했던 것이다.

그러다 점차 납면(麵, 국수면)이라는 글자가 대신하게 되었다. 그리고 삶은 면을 물로 헹구어 건져올린 것을 국수라 하였다. 그리고 6세기 경에 쓰여진 제민요술에는 국수를 만들어먹는 법에 대해 자세히 적어놓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부터 면을 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냐하면, 신라의 김씨나 6부족이 중국 북서부지역에 살던 흉노와 진나라 변방 출신들이고, 전한시대와 후한시대 사이에 신나라를 거쳐 들어온 것이 확인되고 있는 만큼, 그들도 전한 등에서 살면서 국수를 먹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 전해 내려오는 기록은 존재하지 않는다. 

기록으로 국수가 전해진 거은 중국의 송나라와 고려시대로 알려지고 있다. 고려시대에 제례에 면을 쓰고, 사원(사찰)에서 국수를 만들어 팔았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실리고 있다. 하지만, 고려에서 밀은 매우 귀해서 귀족들의 행삿날이나 결혼식, 회갑연 등 제례에 먹는 특별한 음식으로 여겨졌고, 이에 따라 결혼식에 먹는 국수에 '잔치국수'라는 이름이 붙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대해 송나라에서 사신으로 왔다가 간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는 "고려에는 밀이 적기 때문에 주로 화북지방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밀가루 값은 매우 비싸 성례 때가 아니면 먹기 힘들다"는 기록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또 "국수는 본디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나 우리나라에서는 메밀가루로 만든다"는 기록으로 보아, 메밀을 사용해 국수를 해먹은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메밀이 주 원료로 사용된 것은 조선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조선시대 기록된 국수의 주 원료는 밀가루를 비롯해 녹두가루가 많았고, 특히 산이 많은 북쪽 지방에서는 메밀(산에서 자라는 밀이라고 해서 뫼밀이라고 불렸다)가루를 이용한 냉면이 발달하였고, 남쪽에서는 밀 재배를 통해 나온 밀가루를 이용한 칼국수가 발달하게 된 것이다.

특히 고려시대 주로 사찰에서 사용된 제례음식인 면이 억불숭유정책으로 일반 가정 제례에 면이 사용되게 되었다. 이러한 국수는 조선 왕조의 궁중연회에서도 단골 음식이 되었는데, '진찬의궤'나 '진연의궤'에 보면 국수장국에 관한 이야기가 20여차례나 나온다. 이때 나오는 국수의 주재료는 모두 메밀이었다. 

국수(면)이 우리의 식생활에서 주식인 밥에 버금갈 정도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은 해방 후였다. 주로 미국 등에 의해 구호식량으로 밀가루가 전해짐에 따라 '삼백산업'이 발달해 각종 밀가루로 만든 전과 국수들이 보급되고, 또 국가에서조차 주곡인 쌀의 부족을 메우기 위해 혼분식 장려정책을 펼침으로써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각종 면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사진=픽사베이)

밀가루를 가지고 만든 소면을 비롯해, 메밀가루를 사용한 냉면, 고구마를 사용한 당면 등이 만들어지고, 잔치국수, 비빔국수, 짜장면, 우동, 라면, 냉면, 막국수, 쫄면, 잡채 등 음식종류도 다양해졌다. 

​그에 따라 지금은 주식인 쌀을 이용한 밥보다 밀가루나 전분을 이용한 국수(면)을 더 많이 먹는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전체 외식산업에서 국수(면)을 이용한 외식산업이 단연 앞서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본에서 처음 발달한 라면의 등장은 청소년들의 입맛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되었고, 손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대명사가 되었으며, 전세계로 수출되어 경제의 효자상품이 되어 있다. 또 일본식 우동과 중국의 각종 면요리를 비롯해 이탈리아의 파스타, 베트남의 쌀국수 등이 들어와 한국은 그야말로 전세계 국수의 전시장이 되어 있다. 

전세계인이 김치를 한국의 음식으로 떠올리는 것과 함께 한국하면, 전세계 국수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는 국수의 나라로 인식될 가능성도 많아졌다. 일본의 전국시대를 거치며 최고 간편음식으로 발달한 국수가 한국에서 꽃피우는 상황이 된 것이다. 

◆지역에 따른 국수의 종류   

제주도 고기국수. (사진=픽사베이)

평안도 - 꿩냉면, 물냉면

함경도 - 비빔냉면

황해도 - 감자농마국수

경기도 - 국수호박비빔, 깨국수, 난면, 메밀칼싹두기, 버섯장국 수제비, 양주메밀국수, 잣국수, 제물칼국수, 천서리막국수

강원도 - 감자국수, 감자옹심이칼국수, 강릉동치미막국수, 꼴두국수, 도토리국수, 도토리올챙이국수, 떼북콩국수, 막국수, 옥수수콩국수, 올챙이국수, 쟁반국수, 칡국수, 콩칼국수, 호박국수

충청도 - 구기자칼국수, 꿩칼국수, 나박김치냉면, 들깨칼국수, 밀국낙지칼국수, 바지락칼국수, 산채도토리냉면, 생선국수, 토리면, 호박잎장국수제비, 호박칼국수

전라도 - 냉국수, 다슬기칼국수, 물짜장, 올챙이국수, 완두콩칼국수, 전주콩칼국수

경상도 - 구룡포 모리국수, 공치진국수, 녹두죽밀국수, 된장국수, 마국수, 밀면, 부산비빔당면, 부산 회국수, 사찰국수, 선지국수, 손닭국수, 송이칼국수, 안동건진국수, 안동칼국수, 어탕국수, 영양콩국수, 진주냉면, 포항물회국수, 해물칼국수

제주도 - 꿩메밀국수, 꿩메밀칼국수, 닭메일칼국수, 제주고기국수, 표고버섯국수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는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 홍보국장, 민관협력포럼 창립 및 운영위원을 거쳐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을 지냈으며 총리실 산하 재한외국인정책위원회 실무위원, 교육과학기술부 다문화 교육정책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김&nbsp;대표는 다문화 자녀의 자존감을 세워주고자 2008년 한국다문화센터와 국내 최초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레인보우 합창단은 G20정상회담 특별만찬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 공연 등 대한민국 대표 어린이 합창단으로 활동 중이다.&nbsp;<br>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는 민족화해범국민협의회 홍보국장, 민관협력포럼 창립 및 운영위원을 거쳐 한국다문화청소년센터 이사장, 한중경제문화교류센터 이사장을 지냈으며 총리실 산하 재한외국인정책위원회 실무위원, 교육과학기술부 다문화 교육정책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김 대표는 다문화 자녀의 자존감을 세워주고자 2008년 한국다문화센터와 국내 최초 다문화 어린이 레인보우 합창단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레인보우 합창단은 G20정상회담 특별만찬장,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초청 공연 등 대한민국 대표 어린이 합창단으로 활동 중이다.